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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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혼자 책상 앞에 앉아 멍해 있으면, 나를 배반하지 않는 것은 글쓰기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건 전적으로 내게 달린 일, 나의 감각을 인화해내고, 나의 경험을 완성해주어서, 내게 삶을 삶으로 명확하게 살도록 해주었으니까. 잘못되었을 경우 내 탓이라고 하면 되니까,
책임의 실체가 있고 능력의 부재가 뚜렷한 거니까. 최소한 운명이나 배신은 아닌 거니까...... 그러니 이제는 알게 된 것이다. 쓰는 일보다 사는 일이 더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두 개가 적어도 내 인생에 있어서는, 실은 처음부터, 갈라놓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모든 인생길이 나침반처럼 이곳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새삼 내가 작가라는 일이 감사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그러는데, 진심 감사하다.

-`작가의 말`에서-

내 탓이라고 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작가님은 내 탓이라고 하면 된다고 한다. 20대 때 말도 안되는 글을 써보며 누가 어디서 베꼈냐고 하면 어쩌지 하고 떨던 기억이 나면서 떳떳하면 내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제가 쓴 것이니 제 책임입니다 하면 될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문장 같아 옮겨 보았다. 공작가님은 아주 섬세하시고 예리하시고 용감하시다. 그점은 외모와 여성적인 면하고는 다른 이미지인 것 같은데 그게 작가님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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