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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다!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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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인에게서 ‘넌 너무 직설적이야.’라는 말을 꽤 많이, 또 자주, 듣곤 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바른대로 또는 있는 그대로 말을 함. 또는 그 말’이라고 명시 되어있는데, 타인이 보는 내 모습은 우회적이지 못하고 있는 대로 그대로 말을 한다,는 의미일 게다. 나는 돌려 말하는 것에 재주가 없거니와 (실은, 직설적이라는 것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때가 많기에 몇 번 우회적으로 돌려 말한 적이 있으나 그때마다 항상 삼천포로 빠지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까닭이다.) 또 타인이 나에게 말을 할 때에 우회적으로 말하는 것도 나로 하여금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게 하는 까닭에 타인에게 말을 할 때에 직설적이 되어버리고, 타인도 나에게 말을 할 때에 직설적으로 말하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영화라던가, 책이라던가 하는 것도 전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한 책을 좋아하는 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 직결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통쾌하게 씹고, 뱉고, 쏘는 책(이라고 불리는 책)을 만났다. 그것도 현 정부,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를 말이다.

 

 

 

정치에 눈을 뜨면서부터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이 갑갑하게만 느껴졌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고등학교 이학년인가, 삼학년인가_ 내가 본 정치 쪽지시험은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었다. 헌법전문을 시작으로 헌법 제10조까지 외기. 당시 그것을 외고 있을 땐, 왜 당연한 걸 외우라고 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외우라니까 외는 것, 그게 전부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그리고 학교를 졸업했다. 바로 그 해, 그것을 처음 실현할 수 있는(혹은 있다고 믿었던) 기회가 내게도 주어졌다. 다름대통령 선거. 국민의 투표에 국가원수가 정해졌고, 그렇게 정해진 국가원수에게는 5년이 주어졌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해, 촛불시위가 일어났고, 그것에 대한 과잉진압.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국민들의 분노. 국가원수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 하락. 후에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4대강 정비 사업, 그리고 현재 한·미 FTA 체결 직전의 단계까지, - 국민들의 목소리는 국가원수를 감싸고 있는 권력으로부터 반사되어 그것이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내쳤다. 내가 외웠던 헌법은, 태운 종이와도 같다는 것이, 그렇게까지 실감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권력을 잡는다는 건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한번 누려보겠다’와 ‘한번 바꿔보겠다’. 후자가 늘 전자에 밀려요.(p440) - 어떻게 생각을 하는 것이 옳을까. 자리가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천팔백만명이 부둥켜안고 살고 있는 나라에 반영되는 것이어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 내내 답답했다. 특히나 정치인들은, 그간 자신들을 공격했던 화살들에 대해 자신들을 변호하느라, 또 변명하느라 바빴던 것 같음은, 현재의 내가 너무 부정적이었음을 암시하는 걸까. 그들은 톡톡 내 쏘고, 그것의 파급효과만 말할 줄만 알지, 풀어놓은 것을 묶어주지는 않고,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격이다. 끈이 풀린 채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 우린 무얼 해야 하나. 그렇죠. 펜대 꼬나잡고 주둥이 제대로 놀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죠. 그래, 그러니까 직설이지,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결과를 기대하려 읽었다면 나와 같은 추접스러운 서운함이 생길 거라는 거. 다만, 한 가지 명시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 1조 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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