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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시공 -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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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일로 서울 갈 일이 많았다. 몇 년 전만해도 촌사람인 난 서울지하철이 공포 그 자체였다. (뭐 부산이나 대구 정도는 두렵지 않다 ^^) 하지만 스마트폰이 생기고 부턴 길치인 나도 두렵지 않다. ~ 기술의 놀라움이여!!! 길찾기를 실행해서 따라가면 정확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니 길을 물어볼 필요도 없고, 거의 도착지가 같기에 몇 번가면 익숙해져 가던 대로 가면 된다.

 

잠깐. 하려는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5년 전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땐 책 읽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난 어디든 누구든 책을 읽으면 그 책이 너무 궁금해 뚫어져라 쳐다본다. 내가 읽은 책이거나 좋아하는 작가면 책 읽는 이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게 되고, 괜히 반갑다. 하지만 표지를 못 보게 되면 첫사랑 떠나보내듯 아쉬움에 내리는 그 사람이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게 된다. 그러나 요 몇 달 서울을 다섯 번은 넘게 다녀온 것 같은데 책 읽는 사람 서너 명도 못 본 것 같다. 다들 스마트 폰을 보고, 듣느라 바쁘다. 짐이 많아도 항상 가방에 책 한 두 권 넣어가는 날보고 엄마는 그 놈의 책 그만 좀 들고 다녀!’라지만 책이 없으면 두려운데 어떡하랴? 하하

 

책인시공’. 이런 멋진 제목이라니.. 서울로 올라가는 KTX에서 읽었는데 기차랑 어울리는 책이였다. 서울 가는 이유가 그리 유쾌하지 않았지만 그 마음을 떨칠 수 있을 만큼 책은 마음을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독자권리장전부터 키득거리면서 읽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한가보다.

 

이를테면 이런 구절말이다.

 

일찍이 루치우스 세네카는 인간은 항상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듯 행동한다고 지적했지만 바쁜 시간 중에도 한가한 순간이 있는 법이다. 짬을 내고 틈을 내고 멍하니 흘려보내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책을 읽을 시간을 얻을 수 있다. P67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던지지만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잘 던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 살 것이냐에 앞서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P78

 

정보가 체계를 갖추지 않는 구체적 사실의 집적이라면, 지식은 세상과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이론적 틀 속에서 사유와 실험을 통해 논리적으로 구성된 앎을 말한다. P81

 

나는 기차를 탔다. 녹색의 들을 미끄러지는 것처럼 달아난다. 산과 들과 나무와 풀과 전신주가 빼앵빼앵 돈다. 나는 문득 생각하였다. ‘세월이라는 것, 시간이라는 것은 이것보다 몇백, 몇천 배 빠를 터이지나는 공연히 멍-하고 앉은 것이 두려워 책을 꺼내어 읽었다. P177

 

난 사람사이 궁합은 믿지 않지만 책 궁합은 믿는 사람이다. 어느 순간에 만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은 천차만별이니깐. 어쩜 위에 쓴 문장들도 지금의 내 상황이라 더 눈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고민하던 일을 결정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결정하기까지의 기간이 짧지만 길었듯이 앞으로의 인생도 그럴 것 같다. 차가운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까지 그 느낌을 기억하며 하루하루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오니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한다. 이래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노력해야지!!!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삶이 아니던가.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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