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정원
랄프 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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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 이름과 함께 떠오르는 대표작들도 대부분 안다. 그만큼 개성 강한 터치와 색감이 우리에게 아주 강렬하게 전해진다. 그런데 "정원"이라니... 그냥 탁 트인 풍경이 아닌, 정원을 고흐가 그렸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이 책의 첫 이미지였다.

 

단 한 번도 자신의 정원을 가진 적이 없던 고흐였지만 어려서부터 늘 정원과 함께 하고 정원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10년간의 화가 생활 중 그린 2000점 이상의 그림 중에서 정원 그림이 꽤 많다는 사실은, 고흐에게 정원이 얼마나 가깝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었는지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책은 시기 별로 나누어 많은 그림을 보여준다. 때문에 고흐의 그림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는 그림들도 꽤 많이 볼 수 있고 다양한 시도 끝에 자신의 개성이 자리잡는 모습까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내게 있어 <<반 고흐의 정원>>은 고흐 드로잉의 재발견이다. 툭툭 끊어지는 듯한 가지의 섬세한 표현이 어찌나 가슴에 와 닿던지... 왠지 쓸쓸한 듯, 고고히 서 있는 이 겨울의 나뭇가지들이 은근히 마음에 들었다.

 

고흐의 정원 그림들 중 상당수는 요양원, 혹은 병원의 정원을 담은 그림들이다.

 



 

"정원은 폐쇄된 뜰이 제공하는 피난처이자, 고통받는 화가에게 평화와 안전을 상징하는 모티브였다. "...78p

 

시간이 지날수록 터치감이 더욱 대담해지면서 고흐의 정원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이상을 풍긴다. 섬세한 덩굴식물들의 표현이 마음을 울리고 굽어지고 혹은 쫙쫙 뻗은 나뭇가지나 잎들의 표현 또한 그 식물, 나무들을 안다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피난처 같았던 이 많은 아름다운 정원들이 그에게 끝내 안식처가 되지는 못했음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그래도 그림들은 남아 그 아름다움을 전한다. 그의 삶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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