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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조명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너무 쉽게 봤다. 다소 익살스러워 보이는 표지와 함께 흥미진진한 듯 보이는 죽음의 비밀이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반쯤은 추리소설 정도라고 생각했다. 첫 장을 펼치면 끊임없이 서술되는 알 수 없는 말들.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찬찬히 읽어야만 한다. 뒷표지에 씌여진 "오로지 행간을 읽을 줄 아는 자만이 이 죽음의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라는 말 뜻을 이제야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미리부터 책장을 덮어버리지는 마시길~! 책을 끝까지 읽고나면, 독서에 관한한 무한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알베르토 망구엘의 이 독특한 서술 방식에,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각각의 말들이 의미하는 것들이 저절로 이해되었음에 매우 놀라울 것이다.  

소설은 모두 네 명의 화자가 테라디요스라는 기자에게 자신이 아는 한 인물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어느날 불현듯 나타난 천재 작가의 알 수 없는 의문의 죽음을 밝혀내려고 그의 주변에 그를 알고 있던 세 명과의 인터뷰, 또 꿈 속에서까지 나타나 진실(과연 무엇이 진실일까.)을 밝히고 싶어했던 유령의 말까지 인용한 기자의 마무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 소설 속 화자들은 모두 "알레한드로 베빌라쿠아"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천재적인 작품이 발간된 지 며칠만에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은 베빌라쿠아. 왜 그는 가장 명예롭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어야 했을 시기에 자살처럼 보이는 죽음을 맞이했을까.  

흥미로운 것은 네 명의 화자가 말하는 한 사람에 대한 인상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작가로서의 품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으로 비쳐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귀찮게 하는 대상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비열하며 거짓말만 일삼는 불쌍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 '타인을 통해서'내가 알게 되었던 그 인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인물에 대한 초상이 어떤 정보 및 선입견과 일치하는가에 따라 그는 이 가설에서 저 가설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온종일 빛의 변화에 따라 미세하게 변모하는 정원의 조각상처럼 모습이 바뀐다. 이런 사실을 진실로서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다."...332p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누군가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각자와의 경험, 추억,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거짓말쟁이이다. 이 거짓말은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인생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어디에 "진실"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러한 거짓말은 불가피하다.  

처음엔 한 문장, 한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뒷장으로 넘어갈수록 거미줄이 얽히고 설키듯이 짜여진 이 탄탄한 구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의 진실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정말로 진실일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테라디요스라는 기자의 단상을 통해 작가는 말한다. 우린 모두 거짓말쟁이일 수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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