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김해생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엔 별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당돌하고 사려깊고 내면에서부터 우아한, 여덟 살짜리 꼬마 아가씨 안토니아의 신비한 경험에서부터 그녀의 사색, 행동들은 앞으로 이 소설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예고하면서도 전혀 짐작할 수 없게 만든다. 무슨 뜻이 있는 걸까... 

"하늘 아래 자신과 완전하게 하나가 된 사람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소. 안토니아는 상상의 이야길르 현실로 만들려 하고 있소. 그런 것을 두고 꿈을 꾼다고 말하지. 안토니아는 이 세상이 재미가 없어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거요.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드는 사람은 제정신인 사람이 아니야. 꿈을 꾸는 사람들이지."..83p

한 사람을, 한 가정을, 한 마을과 한 나라를 붕괴시키는 것은, 아주 작은... 사소한 행동이나 말, 이유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때로는 겉잡을 수없이 커져버려 도저히 되돌릴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전의 꿈으로 모든 것을 예상했던 안토니아는 남들이 생각할 때에는 불행의 끝에 위치한 듯 보여도 자신만은 희망을 가지고 나아간다. 

그녀의 미래는 점점 더 암울해져 간다. 최악의 상황에서 구출된 듯 보이면 또다른 이에 의해 더욱 구렁텅이로 빠지고, 사랑을 갈구하면 엇갈리고... 정말 우울하다. 제대로 된 삶을 배우지 못한 안토니아와 발타사로서는 정말 그게 최선이었을까. 그럼에도 안토니아에게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있다. 

"안토니아는 자신의 삶을 위해 노래했다. 삶을 위해 노래했으므로 자신의 삶으로써 노래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과 완전히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382p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를 들을 걸 그랬다. 이 아리아가 어린 안토니아에게 끼쳤을 영향과 어른이 된 안토니아에게 얼만큼 중요한지를 더욱 잘 이해했을텐데.... 노래만이 유일한 위안이고 삶의 이유였던 안토니아의 이야기는, 사실 소설보다는 영화로 보면 더 감동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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