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다래끼 팔아요 국시꼬랭이 동네 9
신민재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아이가 자다 일어나 내게 오며 말한다. "엄마, 눈이 안떠져..." 헉! 눈탱이가 밤탱이가 됐다.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집 표현이다. 4년 전엔 조카가 벌에게 눈이 쏘여서, 작년 여름엔 아이가 모기에 물려 생긴 표현들..^^) "또 모기 물렸어? 간지러워?" 하고 물으니, 그건 아닌데 조금 아프단다. 유치원 가기 전에 부리나케 병원부터 들렸다. 환절기 때 생기는 알레르기 때문에 결막염이 심해서 그렇단다. 유치원에 가면서... 혹 아이들이 이 흉한 얼굴을 놀릴까.. 혹은 피할까.. 싶어서 옮는 것 아니니 괜찮다고 말해주라고 했다. 그런데 유치원에 다녀온 우리 아이가 묻는다. "엄마, 다래끼가 뭐야?" 놀리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았지만 다들... 다래끼 났냐고 묻더란다.^^ 

어릴 적엔 나도 다래끼가 참 많이도 났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눈썹 3개 뽑아주시고, 들기름을 발라주시고는 했다. 조금 자라서는 다래끼가 날 것 같으면 미리 눈썹 뽑고 들기름 살짝 발라주는 센스까지...^^ <<눈 다래끼 팔아요>>는 창작 그림책이면서 그렇게 예전부터 내려왔던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 말해준다.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시리즈 답다. 

만수는 다래끼가 난 순옥이를 놀린다. 마을에 사진사가 와서 사진을 찍어주는데, 순옥이는 눈이 너무 부어서 사진도 못찍었다. 너무 속상한 순옥이에게 할머니께서 알려주시는 처방은 ... 엘레빗을 방바닥에 문질러 뜨거워진 빗을 눈에 대고, 물고기 그림을 그려 바늘로 그 눈을 콕 지르며 "고름아 고름아, 툭 터지고 다래끼를 내려놓아라. 우리 순옥이 예쁜 눈을 어서 빨리 돌려다오." 하고 말하며 속눈썹을 뽑는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눈 다래끼를 팔고 오라신다. 순옥이는 자신을 놀렸던 만수네 집 앞에 할머니가 알려주신대로 돌 두 개를 쌓아올렸다. 만수가 그 돌을 차면 정말 다래끼가 만수에게 옮겨가는걸까?^^

  
  

내게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고, 아이에게는 우리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책이다. 조금씩 다르지만 옛날엔 다 그렇게 했다고... 순옥이의 다래끼는 다 나았지만... 우리 아이는 최근 읽은 그림책 중 가장 슬픈 이야기로 꼽았다. 자신처럼 눈이 엄청 부은 리얼한 순옥이의 모습에, 놀림당하는 불쌍한 모습에, 사진도 이쁘게 찍지 못한 순옥이의 마음에... 구구절절 다 공감이 되었나보다.^^

한 톤 다운되었지만 밝은 노랑 바탕에 파스텔 계열의 그림이 무척이나 밝고 정겹다. 사진사 아저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오래 손을 흔드는 순옥이의 모습 또한 얼마나 어여쁜지... 뒷표지에 눈다래끼가 난 만수의 그림까지...^^ 추억을 되돌려보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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