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굴 독깨비 (책콩 어린이) 3
아이반 사우스올 지음, 손영욱 그림, 유슬기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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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 그리고 짧은만큼 강하다! 
사실... 긴박감 넘치게 나아가던 이야기가 마지막에 갑자기 뚝! 끊기는 느낌이 들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읽어보아야 했지만, 그래도 그 여운만큼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큰 것 같다. 

<<여우굴>>은 조용하고 정돈된 것을 좋아하는 도시 아이 켄이, 시골 외삼촌댁을 방문하여 생긴 단 이틀 동안의 이야기이다. 
켄과는 달리 시끌벅적하고 정신없는 사촌 아이들과 자신의 엄마, 아빠와는 달리 아이들을 다소 방관하다시피 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유를 주는 외삼촌, 외숙모에게서 켄은 어느 정도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는 그저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부럽기만 하고, 조금은 차갑고 옳은 것만을 바라는 자신의 엄마와는 달리 따뜻하고 무엇이든 받아줄 것 같았던 외삼촌 부부가 왠지 낯설다.

"그들은 다른 규칙과 다른 기준으로 살아가는 낯선 사람들이었다."...66p

유독 이번 여행에서 켄이 왜 이렇게 다른 느낌을 가졌던 것일까?
나중에야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휴의 이야기처럼... "오직 그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면서" 80년 동안이나 꾹꾹 참아왔던 여우굴의 미스테리가 켄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일까?

모든 일은 마치 "여우굴"이 미리 각본을 짜 놓았던 것처럼 차례대로 일어난다.
켄이 자신의 첫 모험처럼 여겼던 여행을 짜증과 불안 속에서 머물게 했고, 휴의 가족은 그 어느때보다 산만했다.
휴는 다른 날도 아닌 그날! "그" 골짜기 옆에서 텐트를 펴 놓고 자고 싶어했다.
언제나 침착했던 켄은 여우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나무딸기 덤불 속으로 들어가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벌어진 일들은... "모든 가족이 힘을 합쳐 켄을 구한다!"라는 명제 대신 다른 무엇인가를 발견함으로써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금이란 건 사람의 가장 어두운 면을 드러나게 한단다."...47p

사람은 무언가의 유혹에 한순간 마음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 
하지만, 언제나 진실한 눈빛과 양심 속에 해피엔딩이 존재한다. ^^
그 사건으로 인해, 켄이 얻은 것!, 휴가... 그리고 외삼촌과 외숙모가 얻은 것은 "가족"이다. 
그리고 "양심"의 소리! 
그 양심에 따른 가족의 평화와 행복도!!
때로는 숨겨놓은 거짓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았을 것이다.
여우굴은 신기루였을까... 그들만을 위한 신의 장난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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