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 3 - 비밀의 화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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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허무함을 어쩌랴. 
1권에선 한껏 기대감을, 2권에선 어느 정도의 여지를 주더니 3권이 끝인데... 그냥 그렇게 끝나버렸다.
다른 분들의 서평을 읽으면서 설마.... 그렇게까지....라며 결국 마지막권까지 집어든 것인데, 
갈수록 스토리도 없고, 공감도 되지 않고... 붕~ 떠버린 느낌이다.
짧지만 그 짧은 이야기에 스토리도, 감성이 물씬 묻어나던 문장도, 풍부하던 그녀의 글은 어디로 간 것인지, 
3권이나 되는 이 긴~ 소설(사실 권수만 3권이지 합치면 일반도서 1권과 같을 것이다) 속에는 줄곧 시츠라이시의 의식만 떠다녔다.

그나마 2권에서 가장 강조된 것 같던 "시츠라이시의 독립"은... 3권에 와서 다시 흐지브지 되었다.
그뿐이랴....
느닷없어 보이는 실연에 또다시 의존하고, 흐믈거리고 흔들리고....
그런데도 그녀의 의식만은 너무나 냉철하고 분명하다.

<<왕국>> 시리즈는 시츠라이시의 마음 속 이야기를 따라 진행된다.
그래서 시츠라이시가 떠올리는 생각 하나하나가 그대로 문장으로 나타나고, 
그렇기에 다소 산만하고 어지럽다. 
"사람"에 대해서 진실한 마음을 알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츠라이시 본인의 마음을 따라가는 것에 비해 생각 자체는 너무나 객관적이다. 
이런 것들은 독자의 몰입을 막는다.
몰입이 어려우니 감성적인 아름다운 문장들이 아니라,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는 것 같은 인상이다. 

뭐, 결국 만남은 만남으로 이어지고 인연은 돌고돌아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라는 이야기를 빙글빙글 돌고 돌아서 온 것 같다.
예쁜 파스텔 컬러의 표지에 끌렸던 작품이었는데,
난 아직도 짧고 강렬한 <<치킨>>의 요시모토 바나나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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