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껄
이외수 외 지음 / 가서원 / 1997년 12월
평점 :
품절


구성이 참.... 독특하다.
하창수의 단편소설에 대한 이외수의 시와 그림이 함께 엮여 있다.
시보다는 소설이 더 잘 이해되고 쉬워서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이외수님의 시보다는 하창수님의 글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되는데, 어디를 검색해도 하창수라는 이름보다는 이외수라는 이름이 먼저 뜬다.
아니, 아예 하창수라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이것이.... 유명세인가 보다.
하창수님의 단편소설만으로 이루어진 책이었다면 앵콜판까지 갔을지...궁금하다.

단편소설 한편 한편이 모두 느낌이 다 달라서 의외였다고 할까, 이색적이었다고 할까....
시대적 배경도 조선 시대일 때도 있고, 현대일 때도 있고.
내용 또한 <톨스토이 단편선>이나 <탈무드>를 생각나게도 했다가,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엽기적이거나 허무한 이야기도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팔색조같은 책이다. 

<억만장자가 되는 법>이나 <그 산이 노인을 닮은 까닭> 같은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내 뱃 속을 채울까... 궁리만 할 것 같은 어른들 중에도 어린 미성년의 꿈을 짓밟지 않고 지켜주려고 하는, 우리 주위에도 가까이 예수님 같은 분이 있다는 사실은 가슴을 훈훈해지게 한다.....<억만장자가 되는 법>
그런가 하면 거동이 불편해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조차 힘든 몸으로 매일같이 산에 두번씩이나 오르시는 할아버지.
그 분은 검정 비닐 봉지를 들고 산에 놀러온 사람들이 내버리는 쓰레기를 주워담는 일을 하신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직업인 양 성실한 할아버지를 보고 주인공 "문구"씨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타나지 않는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 대신 문구씨는 검정 비닐 봉지를 들고 산에 오른다.
이렇게 할아버지의 선행은 다른 사람에게로 이어지는 것이다. 

소설 한 편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재미있다. 
그런데 그 소설을 마무리라도 하는 듯한 이외수님의 시 한 편은 또다른 느낌을 준다.
결론을 짓는 듯한 그 시로 마무리되니 그 여운이 남다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