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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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화재사고로인해 부모님과 동생을 잃은 이준은 보육시설에서 자라고 이후 한사람 마을의 한사람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하게 된다. 한사람 마을에 도착한 이준은 묘한 기시감을 느끼고 주말 아침, 마을 주민 모두가 새빨간 무언가를 들고 교회를 가는 광경을 목격한다.

오컬트 호러라는 장르로 나의 눈길을 빼앗은 소설이다. 한국 오컬트소설 장르라고하면 박해로 작가님이 자연스레 떠오르지만 신도윤작가님의 글 역시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글이라고 느껴졌다. 한사람 마을은 아주 외진 시골동네로 외지 사람들의 방문이 없고 마을주민 서로가 의지하고 지내는데 특별한 신의 영접을 받기위해 매주 교회를 찾아 기도드리고 제물을 바친다. 이준은 자연스레 영접이 특별한 영접이 무엇인지 알게되는데 이준 또한 영접을 받기위해 마을주민들과 비슷해지는 모습이 현실적이기도,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심리 변화와 공포로 이어지는데 이준이 특별한 사람이길 바라던 나는, 누가 악마고 누군가에게 행해진 천벌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외진 시골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는 사회로 나오지 못하고 묻히게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비나이다 비나이다‘ 처럼 지금 어딘가에서도 특별한 영접을 기다리며 매주 기도드리는 한 마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내가 속으로 불평을 늘어놓거나 말거나 이장은 계속해서 신에 대한 찬양을 설파했다. 내가 듣기에는 너무도 뜬구름 잡는 소리여서 몰입이 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돌아보니 다들 한 자 한 자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열심히 듣고 있었다.-P.118

📖 그는 탁자위에 놓인 가족사진을 쓰다듬었다. 구름위의 존재가 참을 수 없이 원망스러우면서도 두려웠다. 신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영접을 경험한 이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니까.-P.179

📖 다리가 부러진 사슴이 절뚝이며 최대한 도망가 보려 하지만 맹수는 지독하리만치 사슴을 뒤쫓았다. 다리가 아예 뒤틀린 사슴은 멈춰 서서 모든 걸 포기한 눈으로 자신의 몸을 뜯어먹는 맹수를 힘없이 쳐다보았다. 맹수는 얄미울 만큼 맛있게 사슴을 뜯어먹었다.-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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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대학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7
김동식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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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악마를 육성하는 악마대학교에서는 매년 ’창의융합 경진대회‘가 열린다. 각자 악마들은 인간을 어떤방법으로 불행하게 만들지 발표하는데 발표 전 벨과 비델, 아블로는 어떤 방법으로 인간을 타락시킬지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토론을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간을 타락시킨 ’아블로‘
도박중독이라는 중독성으로 인간을 타락시킨 ’비델‘
젊음과 영생으로 인간을 타락시킨 ’벨‘

세가지 모두가 인간이 원하는, 욕망이 탐욕으로 변하면 인간이 어떻게 타락하는지 잘보여준 이야기라고 생각든다. 사랑이란 감정이 탐욕으로 변하는 순간 스토킹이 될 수도, 취미와 재미로 시작한 생활이 탐욕으로 변하는 순간 도박중독, 쇼핑중독, 알콜중독이 될수도, 젊음에 대한 갈망이 탐욕으로 변하는 순간 오히려 자기 자신을 해할수도, 요즘시대에 보기 흔한 사회적 문제들로 주인공들은 비록 악마들의 꾐으로 인해 자신들을 파멸에 이르긴했지만 왜인지 주인공들이 잘됐다 싶었다. 내가 책 속에 주인공들이라면 나역시도 악마의 꾐에 넘어갔을 것 같지만 나에게 닥친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가진 욕구를 탐욕이 아닌 건강한 욕망으로 성취해야겠다는 교훈 준 소설이다. 김동식 작가님의 중편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탁월한 재주꾼답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 자체가 아주 탄탄하다고 느껴진 소설로 김동식님만의 장편소설이 기대되는 중편소설이였다.

📖 성국은 절규했지만, 아블로는 비웃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망연자실한 성국은 어떻게든 아블로를 불러내려 했으나, 그 이후 다신 아블로를 만날 수 없었다.-P.42

📖 비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튕겼고, 내일을 기약하며 사라졌다. 도준은 불안함에 미칠 지경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회사에 나갔다가도 조퇴해버렸다.-P.63

📖 벨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허공에 복잡한 마법진을 그렸다. 그것이 완성되었을 때, 두석규의 몸이 검붉게 빛났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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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공장 블루스 - 매일 김치를 담그며 배우는 일과 인생의 감칠맛
김원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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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카피라이터 10년 차를 앞두던 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어머님의 회사인 김치공장에 취직한다. 한국의 대표음식이자 모두에게 소울푸드인 김치. 국밥의 맛, 라면의 맛은 김치로 갈리는 만큼 중요한 김치는 겨울철에는 엄마의 김장김치를 얻어먹지만 평소에는 마트나 인터넷에서 사먹는 편인데 예전에는 사먹는 김치 맛이 김장김치 맛을 따라갈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지만 사먹는 김치도 밥 한공기 뚝딱할정도로 너무 맛있다. 사먹는 김치는 어떻게 탄생하는제 궁금했늗네 ’김치 공장 블루스‘에서는 김치의 탄생과정, 외국인 노동자분들과의 에피소드, 김치 공장어 사전, 공장 직원분들과의 인터뷰와 김치 공장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데 외국인 노동자분들의 김치에 대한 애정과 사장님의 대한 애정, 그리고 저자 김원재님의 김치에 대한 애정이 매우 돋보여 책을 읽는내내 흐뭇하게 느껴졌다. 책에는 훈훈한 내용만 담긴게 아니고 코로나시기에 집단감염 사태로 밀려드는 반품요청과 여러유형의 진상고객들도 소개가 되는데 뭐든 쉬운 일은 없지만 아주 힘든 과정을 거쳐 밥상에 올라오게 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오늘도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김치를 만들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싶다.

📖 간절히 바란다. 나의 외국인 친구들이 모처럼 쉬는 날, 한국어로 가득한 거리에서 어느 평범한 시산 끝에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P.49

📖 김치 공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만나면 ’방아쇠수지증후군 샤카‘를 해도 좋을것이라고. 우리가 이 생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는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 어떻게든 살아가는게 참 기특하지 않냐고.-P.113

📖 갑과 을, 그리고 을보다 한참 밑의 병정무기징역,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슬픈 자리에서 조용히 읊조린다. 일만 하고 싶다. 욕심을 조금 더 내본다면, 그걸 재미나게 하고 싶다고.-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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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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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와타루는 어린시절 사이비종교에서 자라며 여동생 마리나를 잃게됐던 순간을 성인이 된 지금도 반복적으로 꿈으로 꾸며 벗어나지 못한다. 와타루는 우연한 계기로 가오라는 남자를 알게되고 여동생을 닮은 여자를 보게되고 와타루의 과거에 대해, 현 시점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사이비 종교와 전염병, 그리고 판타지가 섞인 주제로 너무 많은 주제가 섞여 난잡하지 않을까 걱정했던거와 달리 전혀 난잡하지않고 매끄럽게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우사미 마코토는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와타루의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진행되는데 사이비종교에서 자란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심한 왕따를 당하던 와타루는 어느 날 파란 눈의 전학생 아오토와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아오토와 그 가족들에게 숨겨진 비밀, 그리고 와타루가 생활하는 사이비 집단의 실체가 모두 밝혀지는데 이렇게 와타루는 처참하고 아파야할까, 행복한 와타루를 볼 수 있을까 와타루를 위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모진 괴롬힙에도, 자신에게 처한 상황에도 매사에 덤덤하던 와타루여서 그리고 그 옆에 있어준 아오토여서 둘의 관계를 응원하기도 하고 아오토라는 인물도 너무 안타깝기도,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몰입도가 좋은 소설이라 너무 몰입해서 읽다보니 독자인 나도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판타지와 와타루의 성장기, 와타루와 아오토의 아름다운 우정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가 섞인 잘짜여진 드라마를 본듯한 소설이였다.

📖 숲속에서 호두를 찾아 열매를 꺼내 먹은 후 개울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아오토의 모습을 상상했다. 어딘가 다른 나라의 이야기일까. 이 아이도 나처럼 나름의 지혜를 발휘해 가혹한 환경을 버텨 왔을까. 갑자기 파란 눈의 동급생이 더 친근해졌다.-P.43

📖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존하시 못해 다른 동식물의 세포를 점령해야 한다. 그러면 해당 생명체는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다.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죽음을 맞는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자기 보존과 번식을 위해 숙주에게 최대한 해를 입히지 않고 공생하는 삶의 전략을 택했다.-P.167

📖 와타루도 어느새 어린아이 같은 말투로 돌아가 물었다. 아오토와 함께 기타센주 거리를 나란히 걷던 시절처럼. 아라카와강 강변에서 헬트와 함께 놀던 시절처럼. 그 시절에서 언제 이렇게 멀어져 버렸을까.-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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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사랑니 TURN 4
청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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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종합병원 치과에서 1년 차 치위생사로 일하는 시린, 온갖 진상 환자들과 치과 과장의 과잉진료와 선임 태희의 갈굼을 이겨내며 일하고 있다.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던 시린은 염라대왕의 임플란트를 위한 어금니를 찾고 있는 수보리와 마주치고 최상의 치아를 찾아주는 대신 진상 환자들의 갑질과 과장,선임의 갈굼에 지켜주기로 계약 아닌 계약을 하게 되고, 수린은 수보리를 대신해 최상의 치아를 찾기 시작한다.

과잉진료하면 뗼레야 뗄 수 없는 치과는 나리종합병원에선 유독 나쁜 의사가 등장하는데 환자의 썩은 이라고 하면 무조건 발치와 임플란트를 권한다던지 교정환자가 아니지만 발치교정을 권한다던지 이 외에도 강제적으로 실적을 올리면 차를 사주겠다는 등 과거 유명치과 먹튀사건이 떠올랐다. 과장 뿐만 아닌 갑질 횡포를 부리는 환자들도 등장하는데 치위생사 시린을 무시하고 제 멋대로 구는데 실생활에서도 있을법한 배경이라 눈살이 찌푸려졌었다. 현재 나도 치과를 다니는중이라 낯익은 치과치료방법이 나올때마다 더욱더 감정이입이 됐는데 온갖 과잉진료와 갑질이 난무하는 치과에서 일하는 시린이 친동생처럼 느껴져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유독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시린의 아버지가 나리종합병원 치과를 내원하게 되는데 하필 시린은 회의를 들어가게됐고 시린의 아버지마저 과잉진료의 대상자가 되어 시린이 분노한장면이 마음이 아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수보리의 힘을 빌려 통쾌한 복수를 해주길 바랄 때쯤, 수보리는 시린에게 많은 힘을 주었고 시린은 그래서 큰 용기를 내게되는데 내가 시린처럼 초년생, 신입이였다면 시린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어렸을 적 내 자신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분명 줄거리는 귀여운 판타지소설일줄 알았으나 깊고 큰 울림을 주는 소설이었다. 청예작가님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한가지가 소설 속에 가득한 명언들인데 ’낭만 사랑니‘속에도 낭만 가득한 명언이 가득해 역시 큰 만족감을 얻으며 책을 덮을 수 있었다.

📖 잎을 갉는 법을 이제 막 깨우친 애벌레가 시린의 뒷덜미를 나릿나릿 물었다. 그 벌레가 영상이라면 확 꺼버리고, 책이라면 탁 덮어버리고, 음식이라면 퉷 뱉어버리며 무시했겠지만, 보이지 않는 것일 때는 도통 저항할 방책이 없었다.-P.45

📖 부정적인 감정들이 다채롭게 고개를 들이밀고 존재감을 뽐냈다. 소란스러운 속을 다스리기 위해서 합리화에 도움이 되는 말들, 예컨대 ’뭐 어쩔 수 없지‘와 같은 간편한 포장지들을 꺼내보았으나, 속이 감춰지질 않았다.-P.94

📖 이 세계는 완벽한 등가 교환으로 설명되지 않았고, 어떤 것은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논리로 결정 났다. 시린이 생각하는 인생 또한 그랬다.-P.148

📖 화가 나면서도 측은하고, 미안하면서도 용서가 안됐다. 자식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하는 순간은 부모에게 언제나 시련이었다.-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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