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반지의 제왕 1 - 반지 원정대(상)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언젠가부터 '판타지' 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무엇이든 유행을 하게 되면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함량 미달인 것들이 유행하는 어떤 타이틀을 달고 난무하는 것은 판타지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너도 나도 판타지의 결정체라고 주장하게 되고, 나처럼 판타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어떤 걸 읽어야 후회가 없을 지, 어떤 걸 읽어야 판타지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지 더욱더 난감하게 되는 것이다.

방송에서 어떤 문학관련 인사가 나와서 이 책을 소개할 때도 과연 재미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매스컴에서(매스컴의 우상화일 수도 있겠지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 라고 얘기한다면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그 방대하고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겠는가. 단지, 다 읽고 난 지금도 전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것, 하지만 꼭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야 판타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단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쉬웠던 것은, 이 재미난 이야기를 내가 영어로 읽을 수 있었다면, 내가 영어권 문화의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다는 것이다. 뭐, 이제라도 공부해서 읽어도 늦지는 않겠지만...

내가 이 책을 처음 구입했을 때는 4권까지밖에 출판이 되지 않았었다. 그 후로 2달을 기다려 5,6권을 구입했다. 그러다보니, 4권과 5권의 사이가 너무 길어 기억을 더듬어야 하는 그런 난점이 있어서 좀 아쉬웠다는 것 외에는, 책꽂이에 꽂힌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해져 오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진정한 판타지 소설이 어떤 것인가를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자서전
클레이본 카슨 엮음, 이순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이전부터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해 말로만 들어 알고 있었던 것을 책을 읽으며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난 그저 단순한 인권 운동가이려니 생각을 했으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그의 삶은 너무나 위대하였다. 나는 그처럼 하나님의 뜻을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을 여지껏 보지 못했다. 종교인일 경우에는 종교라는 틀에 박혀서 좁은 울타리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쉬우며, 그저 인권운동가일 경우에는 사회적인 대립 속에서 하나님의 가장 큰 계명인 ‘사랑’과 ‘용서’라는 부분을 놓치기 쉬운데, 그는 그 두 가지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던 것이다.

많은 운동을 이끌어내면서 그의 비폭력 투쟁은 전혀 나약하지 않았고, 수 많은 위협 속에서 그는 신앙인으로서의 용기를 지니고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았으며, 자칫 적으로 여길 수 있는 ‘백인’들에 대한 형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 가장 쉽게 빠지기 쉬운 것은 흑백 논리이고, 그러다보면 대부분의 상황을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어 일을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으나 그는 절대 그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당시의 대다수 흑인들이 차별화된 제도 속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사회의 하류층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그는 그 속에서도 특권층으로서 대학교육까지 받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대한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았던 것이다. 억압하는 사람들이 있고, 억압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중간 어디쯤에 서서 어느 쪽에 속할 것인 지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쪽으로 갈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양심과 당위에 따라서 자신들이 속할 곳을 결정한다면, 세상은 좀 더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을까?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득을 먼저 생각하고, 눈앞의 영리를 먼저 추구하기 때문에 세상은 항상 어딘가 삐그덕거리는 모습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난 그런 사람들이 킹 목사의 생애에 대해 꼭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 과감히 역사의 평가를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여 모든 것을 결정하고 행동하고 책임을 졌기 때문이다. 그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인물들 중 하나였음에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마야 막스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살아가다보면, 누군가를 위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마련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아프거나, 힘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준 상처로 인해 괴로와 할 때, 그 사람이 내 옆에서 너무나 슬퍼하고 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어떤 말로 그 사람을 위로해야 할 지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멋진 말을 생각해 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같이 눈물이라도 흘려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망설여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행여 내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못함을 느낄 때, 되려 내 자신이 다시 슬퍼지기까지 한다.

마나카짱과 히로시의 관계를 보면, 누군가를 억지로 위로하여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서로를 더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지를 깨닫게 된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사람의 자아를 존중해 준다. 서로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서로의 모습을 기다려 주면서, 그렇게 한 없이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그들은 서로를 애써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억지로 옆에 있어 주려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누구보다 그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잘 위로하고,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임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받은 상처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상처 입은 사람만이 상처 받은 사람을 껴안을 수 있는 것인 지는 몰라도, 올리브와 얽힌 그들의 유년 시절부터, 그들이 두번째 허니문을 떠나기까지 일관되게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스러움… 서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받아들이며 쳐다보아 주는 것… 그 자연스러움은 마나카짱의 친엄마에게서도 보여진다. 그녀는 아픈 생채기를 참아내면서 가족을 떠났고, 그렇기 때문에 마나카짱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으며, 마나카짱 또한 친엄마를 사랑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그의 문체는 너무나 간결하면서 섬세하여 읽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마치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 바나나의 소설과 좀 더 친해져야겠다. 충분히 그러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그러한 소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서로의 사는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 할 지라도, 잠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놓은 책은 절대 놓지 않는다, 라든가 밤을 해서 읽는다... 등의 경험을 해본 적이 전혀 없다. 그러던 내가 처음으로 잠을 일단 미루고 책을 읽는, 그런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자그마한 토토로 인해 말이다.

현실에 바쁜 많은 네티즌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며, 혹은 어쩌다 보게 되는 신문의 문학 꼭지에서 눈에 띄는 책들을 사게 된다. 그러다보니, 별 몇개, 혹은 어느 평론가가 뭐라 했더라, 주고 그런 것에 혹해서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토토의 얘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또한 많은 네티즌이 경험하듯 그렇게 고른 책은 실패하는 경우 또한 많았기에, 그저 컴퓨터에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면 다행이라는 별 것 아닌 기대를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뒤로 화장실도 제쳐두고, 책을 편 그 자리에서 단 한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책을 읽어 내려갔다.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재밌는 코미디를 보더라도 혼자 보게 되면 소리를 내서 웃지 않는다. 여럿이 보면 충분히 깔깔거릴 수 있는 것도 혼자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쑥스러워 그냥 짧은 미소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난 책을 넘기는 동안 가슴 뭉클할 때는 두번 세번 반복해 읽으면서, 혹은 정말 깜찍한 토토의 행동-예를 들어 어딘가에 빠지거나, 뛰어들어 황당한 상황을 만들었을 때-에는 그 밤중에 혼자 깔깔거리면서, 그렇게 토토와 친해지게 된 것이다.

사회적인 잣대로, 경직된 관점에서 보면 퇴학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 철부지가, 너무나도 의젓하게 하나의 학생으로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이쁘게 그려져 있는 책이다. 교장선생님의 눈높이 교육은 한 때 교사를 꿈꾸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이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왔고, 언젠가 엄마가 될 지도 모를 나에게 토토의 엄마 또한 반드시 본받아야 할, 꼭 배워야 할 그런 모습으로 여겨진다. 하루가 멀다하고, 팬티까지 찢어서 오는 장난꾸러기 딸(아들도 아닌!)을 항상 사랑어린 눈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것, 과연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것, 그것은 재밌고 비싼 장난감과 옷을 사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랑의 행위라는 것을 우리들은 자주 잊고 사는 것 같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빗속에서 만난 토토라는 작은 천사는 앞으로도 한참 동안 내 가슴 속에서 뛰어 놀 것 같다. 벌써 두 사람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다. 또한 학부형인 우리 언니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할 책이기도 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토토와 친구가 되어, 세상의 많은 또다른 토토들에게 한없는 사랑과 이해를 나누어주고, 또한 그들이 세상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