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 할 지라도, 잠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놓은 책은 절대 놓지 않는다, 라든가 밤을 해서 읽는다... 등의 경험을 해본 적이 전혀 없다. 그러던 내가 처음으로 잠을 일단 미루고 책을 읽는, 그런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자그마한 토토로 인해 말이다.

현실에 바쁜 많은 네티즌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며, 혹은 어쩌다 보게 되는 신문의 문학 꼭지에서 눈에 띄는 책들을 사게 된다. 그러다보니, 별 몇개, 혹은 어느 평론가가 뭐라 했더라, 주고 그런 것에 혹해서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토토의 얘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또한 많은 네티즌이 경험하듯 그렇게 고른 책은 실패하는 경우 또한 많았기에, 그저 컴퓨터에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면 다행이라는 별 것 아닌 기대를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뒤로 화장실도 제쳐두고, 책을 편 그 자리에서 단 한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책을 읽어 내려갔다.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재밌는 코미디를 보더라도 혼자 보게 되면 소리를 내서 웃지 않는다. 여럿이 보면 충분히 깔깔거릴 수 있는 것도 혼자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쑥스러워 그냥 짧은 미소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난 책을 넘기는 동안 가슴 뭉클할 때는 두번 세번 반복해 읽으면서, 혹은 정말 깜찍한 토토의 행동-예를 들어 어딘가에 빠지거나, 뛰어들어 황당한 상황을 만들었을 때-에는 그 밤중에 혼자 깔깔거리면서, 그렇게 토토와 친해지게 된 것이다.

사회적인 잣대로, 경직된 관점에서 보면 퇴학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 철부지가, 너무나도 의젓하게 하나의 학생으로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이쁘게 그려져 있는 책이다. 교장선생님의 눈높이 교육은 한 때 교사를 꿈꾸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이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왔고, 언젠가 엄마가 될 지도 모를 나에게 토토의 엄마 또한 반드시 본받아야 할, 꼭 배워야 할 그런 모습으로 여겨진다. 하루가 멀다하고, 팬티까지 찢어서 오는 장난꾸러기 딸(아들도 아닌!)을 항상 사랑어린 눈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것, 과연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것, 그것은 재밌고 비싼 장난감과 옷을 사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랑의 행위라는 것을 우리들은 자주 잊고 사는 것 같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빗속에서 만난 토토라는 작은 천사는 앞으로도 한참 동안 내 가슴 속에서 뛰어 놀 것 같다. 벌써 두 사람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다. 또한 학부형인 우리 언니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할 책이기도 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토토와 친구가 되어, 세상의 많은 또다른 토토들에게 한없는 사랑과 이해를 나누어주고, 또한 그들이 세상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