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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마야 막스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평점 :
사람들은 살아가다보면, 누군가를 위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마련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아프거나, 힘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준 상처로 인해 괴로와 할 때, 그 사람이 내 옆에서 너무나 슬퍼하고 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어떤 말로 그 사람을 위로해야 할 지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멋진 말을 생각해 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같이 눈물이라도 흘려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망설여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행여 내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못함을 느낄 때, 되려 내 자신이 다시 슬퍼지기까지 한다.
마나카짱과 히로시의 관계를 보면, 누군가를 억지로 위로하여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서로를 더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지를 깨닫게 된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사람의 자아를 존중해 준다. 서로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서로의 모습을 기다려 주면서, 그렇게 한 없이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그들은 서로를 애써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억지로 옆에 있어 주려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누구보다 그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잘 위로하고,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임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받은 상처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상처 입은 사람만이 상처 받은 사람을 껴안을 수 있는 것인 지는 몰라도, 올리브와 얽힌 그들의 유년 시절부터, 그들이 두번째 허니문을 떠나기까지 일관되게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스러움… 서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받아들이며 쳐다보아 주는 것… 그 자연스러움은 마나카짱의 친엄마에게서도 보여진다. 그녀는 아픈 생채기를 참아내면서 가족을 떠났고, 그렇기 때문에 마나카짱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으며, 마나카짱 또한 친엄마를 사랑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그의 문체는 너무나 간결하면서 섬세하여 읽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마치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 바나나의 소설과 좀 더 친해져야겠다. 충분히 그러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그러한 소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서로의 사는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