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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 포
이와세 조코 지음, 마쓰나리 마리코 그림, 이랑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8월
평점 :
* 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에 읽은 한 권의 책이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소중한 경험이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느꼈던 감동이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되살아나,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곤 합니다. 『내 고양이 포』는 바로 그런 책이 될 잠재력을 지닌, 따뜻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만큼, 이 책의 제목은 자연스레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독자 역시 동물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주인공과 고양이의 교감을 기대하며 책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내 고양이 포』는 단순히 동물과의 일대일 관계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하루'가 길 잃은 고양이 '포'를 만나면서 시작되지만, 그 만남은 하루의 세계를 더 넓히는 계기가 됩니다. 전학생 '모리'와의 서먹한 관계, 주변 사람들과 새로운 연결고리 등 '포'라는 작은 존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계의 실타래가 풀려나갑니다. 어쩌면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말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잇고 변화를 끌어내는 고양이 '포'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백미는 단연 마지막 장, '하루'가 '포'와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책임감이라는 절대 가볍지 않은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별의 순간이 주는 슬픔을 넘어, 한 단계 성숙해지는 '하루'의 모습은 어른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책임감이란 이런 것이란다"라는 백 마디의 가르침보다, 이 이야기 속 '하루'의 경험을 함께 따라가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더 값진 배움이 될 것입니다.
『내 고양이 포』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아이들이 관계 맺음의 의미를 배우고 내면의 성장을 경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입니다. 더 나아가 어린 시절의 감성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기꺼이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