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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ㅣ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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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도서를 시공사 출판사와 펍스테이션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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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 12. 토. PM 6:17.
2023. 7. 30. 일. 시작 -
8. 10. 목. PM 6:17. 완독.
(2023. 8. 15. 화. 마감일.)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를 읽고 기록
글 김상근
사진 김도근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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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왜 눈물을 믿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책을 열기 전 여러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작가는 왜 이 제목을 선택했을까. 매일 50페이지씩 읽기로 약속하고 책상에 앉았다. 첫날 50페이지를 읽었을 때 척박했던 시칠리아의 역사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나는 작은 메모들을 남겨갔다. 환경적 조건과 수 많은 침탈, 그리고 부족한 식수 등 눈물이 메마를 수 밖에 없는 환경 앞에서 나는 한층 더 깊이 시칠리아에 빠져 들었다. 어린 시절 푹 빠져 읽었던 그리스로마신화가 시칠리아와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고 더 많이 궁금해졌다. 매일 매일 시칠리아에 조금씩 더 다가가보기로 했다. 더 많이, 더 깊이 시칠리아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세계사와 역사,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책이다. 궁금증을 가지고 더 읽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칠리아 여행의 첫 날을 보냈다.
하루에 꾸준히 40페이지, 혹은 50페이지를 읽어 드디어 마지막 장을 덮었다. '시칠리아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숨이 멎도록 처절한 고통이 계속된 땅,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책 356쪽'. 마지막 글귀를 읽고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을 수 밖에 없구나. 깊은 탄식이 흘러 나왔다. 2,800 년 동안 14번에걸친 외지인들의 침략을 받았던 나라에 지금도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가 시칠리아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시칠리아 나라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지중해에서 각 나라들의 사이에 있다는 위치적 특성 때문이었을까. 매일 조금씩 책을 읽어가며 나는 시칠리아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양식과 벽 장식들을 볼 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더 아팠다.
정치, 문화, 종교, 예술, 건축, 역사, 철학, 문학 등 시칠리아 나라가 가진 특성과 특징은 가히 비교할 대상이 없다. 책에 담긴 내용은 장작 1년 동안 대학 강의로 배워도 다 배울 수 없을 만큼의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런 책을 쓴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던 걸까. 이런 사람을 우리는 학자라고 하는구나. 깊은 감동과 존경이 흘러 나왔다.
책을 통해 시칠리아라는 나라를 깊게 여행했다. 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의 일화가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서술될 때 정말 즐거웠다. 유럽의 전쟁들, 십자군 원정, 흑사병 등 유럽 역사의 굵직한 내용들이 나올 때 흥미 진진한 표정으로 읽어갔다. 내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 책을 읽는 것처럼 흥미를 가지고 읽어갔던 나는 마지막 장을 덮고서 깊은 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책장에 꽂혀 있는 철학 책들이 시칠리아의 역사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때 깊은 감동을 느꼈다.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칠리아 역사를 깊게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동안 문자로만 느껴졌던 철학 내용들이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 든 것이다.
시칠리아의 역사들이 눈 앞에 펼쳐질 때면 나도 모르는 깊은 고통을 느꼈다.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칠리아 역사 속 사람들의 고통이 절절히 느껴졌다. 그 긴 역사 속에서 시칠리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 시칠리아라는 나라를 인간의 삶으로 생각한다면 그 인간이 겪었을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참혹해 한숨이 나온다. 인간의 삶에 이렇게 많은 고통이 있었다면 그 인간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신이 버린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왜 시칠리아 사람들의 다수가 다른 나라로 이주 하고 싶어했고, 이주했는지 절절히 이해하게 됐다. 많은 문화적 유산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을만큼 그들의 유전자 속에도 고통이 흐르고 흐를 것이다. 시칠리아를 인간화하자 모든 것을 체념하고, 무엇도 믿지 않고, 치유의 눈물도 흘리지 못하는 정신과 몸이 모두 파괴된 상태의 인간이 그려졌다. 책을 다 읽은 날 저녁 침대에 누운 내게 시칠리아의 고통이 담긴 시간의 그림자가 마음에 덮쳐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눈을 질끈 감았다.
2,800년 동안 숱한 일들을 나라 곳곳에 깊은 나이테처럼 세겨넣고 시칠리아는 여전히 살아있다. 유럽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가 시칠리아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만큼 시칠리아는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그 많은 것들을 시칠리아와 그 나라 사람들이 돌아볼 여유가 있을까. 라는 마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애착이 갔다. 엄청난 문화 유산들이 곳곳에 있고, 세개의 혀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불릴 만큼 다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살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남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 시칠리아 사람들은 역사에 그들의 강인함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도 시칠리아가 강하게 심어졌다.
여행에 관심이 많고, 철학과 문학,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봐야할 곳이 시칠리아이지 않을까. 여행 도서로서도, 인문학으로도,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도 이 책은 부족함이 없다. 넘치고 넘쳐흐르는 시칠리아의 정수들이 가득 담긴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완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읽고 또 읽으면서 우리는 시칠리아와 그 나라에 담긴 많은 정신과 문화적 유산들을 깊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처음 읽어갈 때는 앞으로 가게 될 신혼여행지를 시칠리아로 정해볼까 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가슴이 떨려서 그만두기로 했다. 직접 보면 더 많은 감정들이 마음으로 들어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책을 통해 시칠리아를 깊게 여행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나도 모르게 습득한 느낌에 고마움이 드는 책이다. 어쩌면 언젠가 시칠리아에 가게 된다면 꼭 여행길에 들고 가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나도 책 표지에 나온 어부 할아버지의 영혼이 깊은 안식을 누리길 기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시칠리아라는 나라를 이 책 없이 가보게 된다면 단순한 여행지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시칠리아 여행이 처음이거나, 또 갈 예정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철학과 문학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도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김상근 인문학자 님과 시칠리아의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주신 김도근 님, 그리고 책을 보내주신 시공사 출판사와 펍 스테이션에 감사를 드린다. 덕분에 대단한 책을 알게 됐고, 읽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추가로 걸어서 세계로 라는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하는 언니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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