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 홍보마케팅이 고민인 개인과 조직을 위한 쉽고 효과 좋은 실전 노하우
이연수.문인선 지음 / 미니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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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경제경영, 마케팅] 작은 회사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이연수. 문인선. 미니멈 출판사. (2020)

계획 변경을 실패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2020년 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은 너무 막막하다.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뚜렷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이 와중에 좋은 생각을 하려고 시선을 돌리다 만난 ‘작은 회사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는 힘겨운 이 시기에 만난 선물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이연수 문인선 두 명의 공동 저자가 쓴 책이다. 이연수는 언론인 출신의 홍보마케터이자 문화기획자 및 국제행사 전문가이고, 문인선은 공익재단 온라인 마케터 및 사회공헌 전문가이다. (책 소개 참고)

‘뛰어난 기술만 있으면 성공한다.’,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운영하면 된다.’ 같은 말은 요즘 세상에서는 결코 조언이 될 수 없다. 이마트나 대기업 편의점 등으로 이미 동네 슈퍼가 사라진 지 오래다. 대기업, 다양한 프랜차이즈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소상공인, 작은 회사의 순진하고 절실한 마음가짐 따위로 원하는 것을 지켜낼 수는 없다.

저비용으로 최대 홍보 효과를 만드는 방법, ‘스토리텔링’이 중요성, ‘SNS’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등 홍보 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작 무엇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특히 소상공인, 스타트업, 1인 기업가, 프리랜서, 비영리재단 등 홍보를 전담하는 인원이 없는 곳에서는 홍보란 더욱더 어렵고 버거운 분야이다. 이 책은 작은 회사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홍보마케팅의 a부터 z까지를 담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있어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무엇을 당장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홍보마케팅에 관심이 있고, 시도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활용 가능한 정도의 깊이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강점은 저자가 한국인이자 실무자라는 점이다. 유명하고 훌륭한 번역서는 번역자의 섬세한 통찰 없이 공감하기 어렵다. 특히 예를 든 부분이 우리나라 상황과 맞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인천대교’ 홍보마케팅을 담당했던 실무자로서 익히고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어서 막연하거나 이론적인 부분만 다루지 않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7장, ‘위기 때 더 빛을 발하는 홍보’ 부분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홍보마케팅은 ‘내가 가진 무기를 효과적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지 ‘위기관리’까지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을 준비해온 회사나 사람도 드물겠지만, 시련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가르침을 얻은 것이 참 좋았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거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무언가를 홍보해야 한다면 곁에 두고 오랫동안 살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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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율리 체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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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08 / 소설] 새해. 율리 체. 이기숙 옮김. 그러나 출판사. (2019)

슈피겔 종합 1위, 16개월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소설, ‘새해’
휴양지의 호텔 같은 예쁜 일러스트를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된 ‘새해’는 독일 작가 율리 체의 2019년 신간이다. 율리 체(1974~)는 독일의 본에서 태어나 파사우와 라이프치히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미국의 뉴욕과 폴란드의 크라쿠프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데뷔작 ‘독수리와 천사’(2001)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기타 소설들도 35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2002년 라우리스 문학상부터 여러 차례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책날개 참고)

법학을 전공하고 유럽법과 국제법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쓴 소설이라니. 연결고리가 독특하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다. 깔끔한 표지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내용 구성 등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는데, 역시나였다.

주인공 헤닝이 자전거를 타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전거로 언덕길을 올라가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만큼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보통 글에서 생각을 담을 때 ‘작은따옴표’를 사용하고, 대화를 담을 때 “큰따옴표”를 사용하곤 하는데 그런 구분 없이 사실 묘사와 주인공의 생각을 넘나들며 왔다 갔다 한다. 그 부분이 어렵거나 헷갈린다기보다는 좀 어지러웠다. 마치 힘든 자전거로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숨이 차고 머리가 띵해지는 그런 기분. 아마도 ‘그것’의 정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소설의 초반부에 시점의 이동인지, 상상인지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느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면 중반부 이후부터는 순식간이다. ‘그것’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결말까지 너무 빠르게 훅 지나와버린 기분이다. 자신의 글에 확신을 가진 작가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공포나 호러 소설은 아니지만, 더한 고통스러움이 있다.

주인공 헤닝과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없지만, 누구든 그런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면 누구든 갖게 될 공포. 그래서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아픈 경험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강한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지, 그것을 극복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가 담겨있어 책장을 덮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 여운이 남아있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 괜찮은 소설 한 권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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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이모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1
박민정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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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 / 문학, 한국소설] 서독 이모. 박민정. 현대문학. (2020)

요즘은 수많은 근심 걱정으로 책 읽기가 쉽지 않은데, 서독 이모는 예외였다. 큰 기대 없이 책장을 넘겼다가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흡입력이 좋고 재미있으면서 명쾌(!)하지만, 마냥 가볍기만 한 것도 아니라 곱씹을 거리도 있다. 서독 이모는 1985년생 작가 박민정의 소설이다. 소설에 있어 나이라는 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기준이 되어버리니 ‘나보다 어린 작가’가 되었다. 어리면서 잘 나가는 대부분 사람들의 소설은 전개가 빠르거나 소재가 자극적이어서 불편한 경험이 많았다. 도도하고 거친 느낌이 싫어서 웬만하면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박민정의 소설은 그런 나의 선입견을 깨트렸다.

소설 속 주인공 정우정은 글을 쓰는 사람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기 위해 구질구질한 대학원 생활을 버티며 논문과 소설을 쓴다.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소재를 찾다가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인 이모와 이모부 이야기를 선택했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쓴 글과 석사 논문 통과 과정인 자신의 이야기가 소설이 되었다. 흥미롭다. (이런 과정을 책 뒤편에 드라마투르기라고 표현한다.)

드라마투르기는 작품에 대한 여러 해석 중 하나의 관점을 채택하여 작품에 의미를 구체화하는 비평적 활동이다. 즉, 하나의 스토리에 대한 비평적 시선 및 연출을 위한 이론적 실천이다. (106)

너에게는 이모의 불행이 심심풀이 땅콩이니, 나는 엄마의 말을 떠올렸다. 두 번째 단락을 넘어서고 나서도 꽤 많은 분량을 단숨에 써버렸지만 더는 이 이야기를 이어 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82)

나의 쓰기도 떠올랐다. 고작 나의 경험과 내 주변 이야기를 쓰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미천한 글짓기가 부끄러웠지만, 정우정, 아니 박민정 작가처럼 나도 할 수 있다면 계속 쓰면 작가가 될 수 있으려나?!

소설 속 작가는 본인의 가족사, 서독과 동독의 통일에 엮인 비극, 정체성과 삶, 씀이라는 행위 등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코 무겁지만 한 건 아니다. 이 소설에 재미가 더해지는 것은 통일 전후 독일과 현재 한국의 상황이 오버랩되는 점이다. 정우정이 박민정은 아닌지, 이 소설 자체가 진실인지 허구인지 궁금증을 갖고 ‘서독 이모’를 읽으며 최근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떠올랐다.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통일 같은 소재를 독일 이모와 그녀의 남편 클라우드의 이야기를 통해 불쑥 차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드라마처럼 느껴졌다. 소설 속 이야기들이 너무나 거짓말 같은데 그래서 더욱 진짜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이렇게 덜컥 통일이 이루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책날개 참고)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 선은 현재 021권까지 발행되었고, 30권까지 예정되어 있다. 어떤 출판사에서 이렇게 앙큼(!) 발랄한 책을 시리즈로 묶어놓았나 찾아보았더니 좋아하는 미래엔 출판사의 성인 단행본 브랜드 중 하나였다. 미래 엔에는 와이즈베리, 북폴리오, 현대문학이 속해 있다. 소설을 잘 알지 못할 때는 양질의 인문 서적을 출간하는 와이즈베리를 좋아했지만, ‘서독 이모’를 알게 된 이상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에 관심 갖고 챙겨보려 한다. 다음 책은 017 이승우의 캉탕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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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드 인사이트
욘 리세겐 지음, 안세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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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6 / 경제경영. 마케팅] 아웃사이드 인사이트. 욘 리세겐. 안세민 옮김. 21세기북스. (2019)

빅데이터로 불리는 축적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여 나에게 유의미한 정보로 활용해야만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는 이 책. 내부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외부 데이터를 얼마나,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변화하는 모습을 블랙베리와 아이폰, 코닥과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으로 제시한다. 넘쳐나는 정보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막연했는데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예측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하루에 만 보를 걸으면 100원을 얻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캐시 워크를 사용하지 않는 20대~40대가 있을까? 하루에 고작 100원이지만 공짜는 좋으니 핸드폰을 무한 흔들어 걸음 횟수를 올리기도 하고, 한두 걸음을 더 걷기도 한다. 그러한 데이터가 쌓여 어떻게 이용되는지는 알지 못한 채 나의 걸음걸이는 하나의 데이터 사례로 적용되어 사용되겠지. 핸드폰이나 패드, 인터넷이나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모든 활동에는 자취가 남고, 그것을 통계자료로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신기함이 한 해가 바뀔 때 나이 한 살 먹기 싫지만 먹을 수밖에 없듯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공포로 다가왔다. 무의미한 SNS 활동을 줄이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쌓아가야겠다. 이용당할 수밖에 없다면 역이용하는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을 테니까.

기업 경영은 복잡한 활동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있다. 그들이 갖는 자신감, 열정, 신념이 미래의 사업 성과에서 언제나 가장 중요하다.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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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고장 났다고? -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제3집 푸른 동시놀이터 104
<푸른 동시놀이터> 앤솔러지 지음, 강나래 그림 / 푸른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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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3 / 어린이. 동시] 매미가 고장 났다고?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 강나래 그림. 푸른 책들. (2019)

환경, 평등, 교육, 인성 등 의미 있는 어린이 책을 출간하는 푸른 책들 보물창고 출판사에서 동시 농사(?)를 정리하는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을 출간했다. 2018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푸른 동시 놀이터’ 블로그에 38명의 기성 시인들이 신작 동시로 모였고, 5명의 새로운 시인들이 신인 추천작으로 함께하여 100편에 가까운 동시 모음집이 만들어졌다.

어른의 시선으로 동시를 읽으며 요즘 작가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감성과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환경, 입시(공부) 같은 내가 어릴 적에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들의 동시도 있어서 과연 우리가 사는 공간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시는 어렵지만, 동시는 좋다. 정확하게는 동시조를 좋아한다. 이해하기 쉽고, 맑고, 함축적인 의미까지 담겨있어 가볍지만 깊이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대하고 넘긴 이 책은 동시 작가들을 위한 결과보고서 같다. 좋은 음식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작가 소개나 그 동시를 쓴 이유 같은 걸 알지 못 한 체 마냥 읽고 있다 보니 동시 작가들이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만든 출판물 같은 느낌도 든다.

어린 시절 내게 동시란 일기 쓰기 숙제를 하기 싫을 때 때우는(?) 용도였다. 일주일에 3~4번씩 써야 하는 일기를 쓰기 싫을 때 짧고 쉽고 감정을 요약하는 글을 쓰는 희열이 있었나 보다. 일기장 속에 등장하는 동시가 제법 많았다. 동시라고 이야기하기 부끄러울 만큼 내용은 유치하고 오글거리지만, 그 시절 나도 동시를 즐겼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이 동시를 대하는 방식은 나의 어린 시절과 다른 것 같다. 요즘은 일기 쓰기 숙제 자체가 많지 않다. 더 다양한 할 일과 과제들로 요즘 어린이들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나선 핸드폰이나 패드 속 영상에 심취하여 새로운 세상을 탐험한다. 어린 시절 내게 동시 쓰기란 그 시절 내가 즐기던 상상 놀이터였다. 동시를 즐기는 즐거움을 아는 어린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읽을거리를 찾아 읽고 싶고, 무겁고 두꺼운 건 싫을 때 찾아 한 두 편씩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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