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배우는 맛있는 과학
사이먼 퀠런 필드 지음, 윤현정 옮김 / 터닝포인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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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1 / 가정. 음식 이야기] 주방에서 배우는 맛있는 과학. 사이몬 퀠런 필드. 윤현정 옮김. 터닝포인트.(2021)

집에서 요리하는 세상 모든 엄마는 화학자다. 엄마들은 주방에서 산과 염기, 유화성, 현탁액, 젤, 거품(폼) 등을 실험한다. (…) 요리는 종종 여러 재료를 조합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원하는 결과를 위해 재료에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준다. (4)

고등학교 화학 시간이 나의 화학 기억에 대한 전부이다.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고3 때까지 공부를 했겠지만, 기억나는 건 고작 화학원소명 정도다. 화학이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이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들 - 불을 쓰거나 효소나 양념 등을 추가해서 성질을 바꾸는 행위 - 도 화학 현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목차에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것 같은 용어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어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많은 현상들이 화학이었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부피나 무게, 칼로리를 계량하거나 계산하는 방법, 거품(폼)의 종류나 만드는 법, 유화와 보조제, 젤(현탁액)의 종류, 기름과 지방, 주방에 있는 액체 -용액, 설탕의 결정화, 단백질 화학, 생물학, 레시피의 양 조정, 열에 의한 변화, 산과 염기, 산화와 환원, 가열과 압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8장 단백질 화학과 9장 생물학, 11장 열에 의한 변화가 특히 흥미로웠다. 8장에서는 주로 먹는 음식인 육류, 달걀, 우유 등 다양한 단백질의 성질을 알 수 있었다. 9장에서 설명하는 보존, 훈제, 살균 등 요리 과정에서 겪는 현상들, 11장의 요리할 때 열을 가하며 생기는 변화 즉 부피의 변화나 풍미, 색이나 영양소의 변화 등 요리하는 과정이 과학 현상으로 느껴져 흥미로웠다.

수많은 화학구조와 화학식, 처음 들어보는 요리 재료, 형체를 알 수 없는 흑백 사진 등 읽기 불편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었지만, 일상 속 화학을 알 수 있던 유의미한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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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 EP 3집 둘이
최유리 노래 / 벅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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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반복으로 듣고있어요. 발랄 사랑스러움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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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9
박재용 지음 / 이화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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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3 / 과학, 교양과학] 우주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박재용. 이화북스. (2021)

수년 전 곱씹어 읽던 코스모스 덕분에 ‘우주 속에 먼지처럼 작은 나’라는 존재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때의 설렘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선택한 이 책, ‘우주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는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과학문화위원회 의원이자, 과학저술가,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박재용의 신간이다. 저자는 과학과 과학의 역사, 사회에 대한 글을 쓰면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재용이라는 저자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처럼 쉽고 재미있게 우주에 관해 설명할 수 있을까? 그만큼 재미있을까? 같은 호기심과 코로나로 벌어진 현상도 어쩌면 지구가 겪어온 수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결과적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현재 인간의 삶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역사를 통틀어 ‘빅 히스토리’라고 부른다. 빅 히스토리는 단순히 과학, 역사로 분류할 수 없다. 지구의 역사에 관련해서는 지질학, 고 지질학, 해양학, 기상학 등이 요구되고, 생명의 역사와 관련해서는 생물학, 고생물학, 화석학, 분자생물학, 진화학, 유전학 등이 필요하다. 인류의 역사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역사학, 경제학, 사회학 등이 요구된다. (6)

들어가는 글과 목차만 봐도 마음이 웅장해진다. 저자 박재용은 어마어마한 분량의 이야기를 참 쉽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 빅뱅에서부터 시작된다. 별의 탄생, 태양계, 지구의 탄생, 고생대, 중생대와 신생대, 문명 이전의 인류의 역사, 근대, 현대, 20~21세기로 구분되어 정리하고 있다. 아련한 저 멀리에서부터 순식간에 나의 세상까지 다가와 준 책의 흐름 덕분에 몰입력이 상당하다. 교양 수준의 가벼운 깊이 덕에 부담감도 적다.

저자가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 역시 인간 중심으로 사고하는 인간이기에 인류의 역사 부분이 가장 쉽고 재미있게 읽혔고,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경쟁과 진화하며 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생명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점. 경쟁이 힘들고 서툴러 이따금 회피하길 원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경쟁과 진화 없이 살아남은 생명체는 없었다.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 (…) 인류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살아가는 동안 최소한 이 문제들에 대해 우리 각자가 해야 할 몫은 어떻게든 찾아내 보자는 뜻이 아닐까. (268)

광활한 우주 속 미미한 존재인 나의 시야가 조금 넓어졌다고 확신한다. 사소한 감정에 일희일비하던 작은 나에게 넓고 공허함과 신비로움을 주는 이 공간, 지구, 우주에 속해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가끔은 떠올리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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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좀 있는 사람 - 새로운 부를 이끄는 생각과 관점의 대전환
박병태 지음 / 리더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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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경제경영] 인사이트 좀 있는 사람. 박병태. 리더북스. (2021)

요즘은 집중이 잘 안 돼서 긴 흐름으로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나이 탓인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코로나 시대를 사는 탓인지, 둘 다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글의 요지가 한 번에 읽히지 않으면 책장을 덮어버리게 된다. 두 세장 정도로 짧고 가볍지만 흥미로운 소재가 담긴 책을 곁에 두고 야금야금 읽곤 한다. 게을러진 최근의 내게 꼭 필요한 책을 찾아냈다.

‘인사이트 좀 있는 사람’은 경영학 박사이자 시인, 칼럼니스트, 31년 차 병원경영전략 전문가인 저자 박병태의 신간이다. 저자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관점과 습관을 과감하게 바꾸라고 이야기한다. (7) 생각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도전과 혁신, 관점과 창의성 등 각 장의 테마가 주는 시사점에서 무엇이 ‘이슈’인지 제시하고, 그 이슈와 관련한 다양한 관점의 생각과 그를 통한 ‘인사이트’를 정리한다.

병원경영전략 전문가의 저서여서 병원과 관련된 일화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지만, 학부 시절 창의성 교재에서 흔히 보던 여러 창의성 도구들로 마무리되는 6장은 약간 아쉬웠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드라마처럼 언제든 준비되어있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많아졌다. 할인과 추가 혜택으로 나를 유혹한다. 심지어 꽤 재미있다. 외부활동이 금지된 2021년에서 눈만 즐거운 콘텐츠로 살아가다가 ‘인사이트 좀 있는 사람’을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였다.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왜 이렇게 넋을 놓고 멍하게 지내는 거지?’

핸드폰을 치워두고 책을 좀 읽어야겠다. 한 두 장이라도 책장을 넘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굼벵이가 되어버린 내 머릿속을 깨워준 고마운 책.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 니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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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 - 물리학으로 나, 우리, 세상을 이해하는 법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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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5 / 과학, 물리학]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 김범준. 21세기북스. (2021)

물리학은 내게서 가장 멀리 있는 학문이다. 이미 성인이 되어 학문과 멀어진 상태라 다른 분야의 학문과도 가깝지 않지만, 고3 시절 수능 시험 대비로 겨우 몇 개월 과외받은 게 나와 물리학의 인연의 전부다. 학교 선생님의 설명만으로 공부하기에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 과외선생님이 하나씩 풀이해주는 설명을 겨우 받아먹고, 대학 입학 후 존재 자체를 잊은 분야. 얼마 전 지인에게서 양자역학 관련 책을 추천받았지만, 전문 지식이 담긴 책은 어려울 것 같아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인생명강’에서 물리학 관련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인생명강은 우리나라 대표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하여 철학, 역사,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 컨센트를 제공하여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21세기북스 출판사의 새로운 프로젝트이다.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의 저자 김범준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의 핵심 교양이 과학이라고 믿으며 과학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 소개 참고)

책의 속지 첫 장을 넘기면 나오는 까만 우주, 기호, 이미지들이 주는 메시지는 무섭고 낯선 물리학의 무거움을 호기심으로 바꿔준다. ‘물리학으로 나와 우리, 세상을 이해하는 법’이라는 부제 아래, 짜임새 있게 짜인 책의 구성 덕분에 분명 어렵고 복잡한 물리학 이론과 설명이 가득한데 나의 삶, 인생과 닮은 부분이 느껴진다. 물론 쉽지는 않다. 이해할 수 없는 공식과 전문 용어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지끈거리지만, 어렴풋하게나마 우리의 삶과 연결고리를 알아챌 수는 있었다.

‘문제를 풀기 위해 공식을 외운 것이 전부였던 나의 물리학에 대한 기억이 잘못되었나?’ 싶을 만큼 흥미로운 분야였다. 이 책처럼 일상적 사건들을 접목한 예를 들어 물리학 공식을 접했더라면 지금처럼 물리학과 거리 두기를 하지 않았을 텐데,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을 텐데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은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주식에 관심 두고 있다. 순식간에 훅훅 변하는 빨갛고 파란 움직임이 신기해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주식 창을 보게 된다.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왠지 겸허해졌다. 살면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돈이 삶에 전부는 아닌데 자극적인 유혹에 흔들리는 중생,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우주 속 아주 작은 먼지 같은 존재인 내가 보인다. 분명 물리학책을 읽었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재미있는 책이다.

물리학자는 단순한 이론으로 우주와 자연을 이해하려 한다. (73)

복잡한 세상을 가능한 한 단순하게 이해하려는 시도가 바로 물리학이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현상을 하나로 관통하여 통합된 이해에 도달할 때 우리는 강렬한 지적 기쁨을 얻는다.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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