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민감자입니다 - 지나친 공감 능력 때문에 힘든 사람을 위한 심리치료실
주디스 올로프 지음, 최지원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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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9 / 인문. 교양심리학]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주디스 올로프. 최지원 옮김. 라이팅하우스. (2019)

유난히 민감한 나 때문에 ‘나는 왜 이럴까?’, ‘나만 왜 이럴까?’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민하지 않은 척, 당당한 척, 괜찮은 척도 해보고, 심리 관련 책도 읽고, 상담도 명상이나 요가 같은 운동도 열심히 한다. 다양한 경험 중 좋았던 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오롯이 혼자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나를 충전하고 있음을 알기에 항상 어느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꾸준한 운동도 필수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늘 바쁜 사람’이라는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가짐 유지였기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확보하려 언제나 노력한다. 가장 쉽고 빠른 도움은 책을 읽는 것이다. -1년에 2~3권은 읽는다.- ‘우울한 나를~’ ‘여성 심리학~’ 과 같은 제목의 책을 꽤 많이 읽었다. 나의 관심사가 누적되어 알려지는 게 싫어 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 대출 기록으로 남기진 않는다. 오프라인 서점이나 도서관 책장 근처에 앉아 읽는다. 그렇게 읽은 심리 관련 서적 중 최근 나를 가장 위로했던 책은 ‘센서티브(다산 3.0, 2017)이다. ‘예민해도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내게 건네던 이 책은 2017년 베스트셀러로 많은 마음 여린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러고 나서 몇 권 더 읽었고, 올해 나의 마음을 가장 위로하는 책은 바로 이 책 ‘나는 초 민감 자입니다.’이다. 센서티브가 마음을 토닥이는 글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왜 내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는지, 민감한 사람들의 유형에 대하여,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 주디스 올로프(judith orloff)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ucla의 임상교수이며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2004년 발표한 ‘포지티브 에너지’에서 타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을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최초로 명명하기도 했다. 자신도 초민감자라고 칭하는 올로프 박사는 정통 의학, 심리학, 영성, 객관적 치유와 에너지 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통합해서 hsp와 초민감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책날개 참고)

‘예민’ 또는 ‘민감’이라는 한 단어로 퉁치는 감정선을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한다. 초민감자는 신체적, 정서적, 직관적, 텔레파시, 예지적, 꿈, 식물, 지구, 음식, 성, 동물 초민감자 등 다양하게 분류되며 여러 유형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에 속할 수도 있다. 각 유형의 사람들은 좀 더 예민한 부분이 있으며, 과부하 되어 폭발하지 않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나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방어하고 대비하여 내가 가진 성격적 특징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제시한다.

어릴 적 ‘은하철도 999’나 ‘2020 우주의 원더 키디’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무서워 눈을 질끈 감곤 했던 기억이 난다. '독수리 오 형제'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베르사유의 장미' 역시 마찬가지다. 당최 눈물이 나올 장면이 아닌데 눈물을 흘리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 감정이 북받치는 상황을 일부러 피했던 적도 있다. 애니메이션도 무섭고 슬픈데 영화나 드라마는 오죽했을까. 그런 약하고 작은 내 모습이 불편했는데, 내가 초민감자였기에 타인의 감정에 쉽게 물들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된다. 유난스럽게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던 내가 결코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는 것. 이런 나를 내가 이해해야 한다는 것. 책에 나온 모든 사례가 내 이야기였고, 마음이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어린 시절에 정서적 혹은 신체적 학대받은 경험은 성인이 된 후 민감성에 영향을 준다. 우울증, 자기애적 성격 장애가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상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보다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튼튼한 보호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자기가 가족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며, 민감성을 중시하지 않는 더 큰 세상에 가서도 자신을 투명 인간처럼 취급한다.(24)

다른 사람들처럼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을 학습하지 못한다. 감각에 과부하가 걸리는 임계점이 지극히 낮기 때문에 성난 사람이나, 소음, 밝은 빛처럼 유해한 자극에 쉽게 동요된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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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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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8 / 사회과학. 여성문화]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박한아. 21세기북스. (2019)

한때 남자아이들만 다니는 미술학원이 이슈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남자 선생님이 남자 어린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가르친다는 그 학원은 만들기를 주로 하는 만들기 전문 미술학원이다. 관계자가 아니라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즉흥적이고 돌발적인 만들기부터 전문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한 만들기까지 온갖 만들기를 즐길 수 있는 그 학원의 단점은 다른 미술학원보다 조금 더 비싸다는 점이다. 지점이 많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다.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지만, 미술을 전공한 어른으로서 ‘남자아이를 남자 선생님이 남자만의 방식’으로 가르친다는 게 교육철학이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는 그 미술학원에 갈 수 없는 건가? 만들기를 잘하는 여성 교육자는 그 학원의 교사가 될 수 없는 건가? ‘남성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교육자 개인의 취향일 수는 있지만, 미술교육 프랜차이즈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가치가 될 수 있을까? 그만큼 깊이 있는 연구일까? 의심스러웠다. 한때 꽤 인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 인기가 여전한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으니 할 말은 없다.

조카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해 본 적은 있으니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얼마나 힘이 드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서 사고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기까지 부모를 포함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과 상황의 영향을 받아야 하는지,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있는지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또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성장해온 걸 생각하면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한 아이의 부모로서 어떤 생각과 무게를 지니고 아이를 키워야 할지를 생각하면 부모 되기가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21세기북스, 2019)’는 그런 내 생각에 맞장구치는 책이다. 성별의 구분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그 아이답게 키우는 것일 테고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려면 먼저 부모가 자신다워야 가능할 텐데,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는 저자 박한아는 본인의 가치관 안에서 시도 가능한 것들을 아이에게 적용하고 나누고 있다. 아이를 키우며 느낀 점을 기록한 에세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워낙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이라 아이를 키우지 않는 내가 읽기에도 흥미롭다.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남아 전문 미술학원에 대한 생각이 담긴 부분(98)은 꽤 통쾌했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저자의 생각이 육아의 정석이나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유별나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아이 바당이는 꽤 괜찮은 아이로 자랄 것 같다. 고민하고 흔들리고 연구하는 엄마 박한아의 아이이니까. 수년 후 사춘기를 보내고 성인을 앞둔 바당이의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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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마음을 배우다 - 암 환자가 1000회 등반으로 터득한 치유의 길
권부귀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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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7 / 인문학. 교양인문학] 산의 마음을 배우다. 권부귀. 바이북스. (2019)

몸과 마음이 지쳐 무기력에 빠져있던 작년 겨울, 우연히 다녀온 아차산에서 서울 둘레길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아차산 등산로 초입에 빨간 우체통이 하나 있는데, 서울 둘레길을 다녀갔음을 인증하는 스탬프 찍는 공간이었다. 서울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을 잇는 둘레길을 돌며 정해진 위치에서 인증 도장을 찍으면 완주를 인증할 수 있는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이 썩 부담스럽지 않아서 바로 다음 주부터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차산 다음 구간인 광나루역에서 시계 방향으로 출발하여 한강을 건넜다. 체력이 좋지 않던 시기라 가이드북이 안내하는 하루 코스 중 1/3 정도만 겨우 걸을 수 있었다. 하루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는 3~5㎞ 정도, 시간은 3~4시간, 등산이라고 하기엔 다소 가벼운 능선을 따라 걷는 서울 둘레길은 비교적 즐거웠다. 힘들지 않게 서울 외곽 동네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주말마다 둘레길을 돌며 가장 좋았던 건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2018년 2월부터 시작된 여정이라 처음엔 칼바람에 앙상한 나무숲을 지났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건조한 겨울나무에 푸릇푸릇한 새싹이 돋는 생명력, 구름과 바람과 해의 변화무쌍함, 푸르른 잎이 주는 그늘 등 지나가는 동네마다, 나무마다 변화하거나 멈춰있거나 내게 주는 무한한 에너지에 기운과 체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일정에 밀려 완주는 하지 못했고 20% 정도 남겨두었지만, 둘레길을 돌던 그 시간은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암 환자가 1,000회 등반으로 터득한 치유의 길’이라는 부제가 흥미로워 책장을 펼쳤다. 나 역시 산에서 받은 에너지를 알기에 산이 가진 무엇이 암까지 치유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권부귀라는 한 여성의 삶이 담긴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산을 통한 치유기이지만, 스승님 또는 부모님 세대의 여성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앞으로 우리는 어느 방향을 향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용감하고 건강한 권부귀 님의 글을 읽으면서 김형석 할배의 백 년을 살아보니(덴스토리, 2016)도 생각나고, 돌아가신 할머니도 생각나고, 엄마도 생각난다. 일과 삶의 기준을 정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나의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진다. ‘산에 가면 암이 회복된다.’ 같은 내용이 아니어서 더욱더 좋았던 이 책. 나의 엄마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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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하지 않을 권리 - 당신의 관심을 은근슬쩍 사고파는 광고 산업에 대항할 유일한 방법
팀 우 지음, 안진환 옮김 / 알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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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53 / 사회과학] 주목하지 않을 권리. 팀 우. 안진환 옮김. 알키. (2019)

우리 삶의 경험은 생이 끝나는 시점까지 선택에 의해 그랬든 무심히 그랬든 주의를 기울였던 모든 것과 동등하다. (514)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패턴으로 나의 시간을 갉아먹는 SNS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몇 개의 앱을 깔았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는 중이다. 업무상 필요한 순간도 있기 때문에 업무만 마무리하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오면 되는데, 나의 무의식은 그곳에 머무르기를 원한다. 업무 때문에 시작한 것이 10분이 흐르고 30분이 흐르고, 한 두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돌아서면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이나 SNS 사람들 일상 구경, 유튜브 등을 이성적으로 그만두고 싶어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책이 ‘주목하지 않을 권리’(알키, 2019)이다. 시공사의 자회사(?)쯤으로 느껴지는 알키출판사의 신간. 시공사는 왠지 모를 이미지(!) 덕분에 읽기를 꺼리곤 했는데, 역시 대형 출판사여서인지 책이 야무지다. 내가 읽은 비슷한 느낌의 책으로 몇 년 전 읽은 다산초당의 혐오사회(다산초당, 2017)과 관점(와이즈베리, 2018) 등이 있다.

지금의 나를 못살게 구는 SNS를 끊어내고 싶어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생각보다 상당한 사회과학적 지식을 담고 있다. 수 세기 전, 신문이나 방송 속 광고가 생겨나기 시작할 때부터 누군가를 ‘주목’하기 위한 목적을 담은 행위와 사건들이 일어났다. 그 목적은 단순한 관심일 수도, 금전적인 목적에 의해 생겨났을 수도 있지만, 오늘날 내게 닥친, 단편적인 SNS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읽으며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현 상황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한 세기 전에는 거의 존재하지도 않았던 어떤 산업이 극적이고 인상적으로 부흥하면서 오늘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주의력 사업”이 바로 그 산업이다. (...) 각각의 거래가 윈윈으로 보인다는 전제하에 그것들 모두는 엄청난 총량으로 인간의 살아가는 방식에 더욱 모호하면서도 심오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13)

뉴스에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같은 방송으로, 컴퓨터에서 핸드폰으로 점점 사람들의 삶 속에 정교히 침투하는 이것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실제 목적은 우리 삶을 편리하기 위함이 아니라, ‘광고주로부터 많은 광고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인데, 나는 아주 쉽게 그들의 상술에 빠져 생각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다. ‘주의력 사업가’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내 삶 여러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존재의 무서움을 느꼈다. 읽기 쉽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가 어디서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일깨우게 하는 책을 읽을 수 있어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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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에 빠지다 - 이런 체험 활동은 어때요?
전국창의목공교사모임 지음 / 원교재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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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52 / 취미. 소품] 목공에 빠지다. 전국창의목공교사모임. 원교재사. (2019)

목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살펴보면 도움 될 상당히 교육적인 책이 나왔다. 취미생활 관련한 책은 단편적인 지식이나 만드는 방법 정도 정리된 책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기존 책들과 접근법이 다르다. 전국 창의 목공 교사모임, 즉 교사연구모임에서 만든 책이기 때문이다. 역시 목차만 봐도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나무, '나무'를 생각하면 떠올리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들로 1부 1장을 시작한다. 궁금하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는 나무 이야기들. 2장은 나무끼리 소통하는 언어가 따로 있다는 것, 숲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이유 등 평소 궁금하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 다양한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1,2장이 나무에 대한 포괄적인 이야기를 소개한다면 3장은 나무 자체를 자세히 살펴본다. 나무의 종이 어떻게 다른지, 재료로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좋은 가구의 기준 등 '동기유발'이나 '문제 제기', '생활 속 탐구'등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업처럼 체계적이다. 2부, 3부는 도구의 사용법이나 규칙 등을 소개하고, 만드는 방법으로 마무리된다.

몇 년 전 교과서 만드는 연구팀을 도와 교과서 제작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문득 그때 생각이 난다. 교육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기에 학교 교육과정에서 쓸모 있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고, 이제 막 목공에 눈을 뜨게 된 사람도 참고할만한 읽을거리가 많이 담겨있다. 게다가 이 책 3부에 소개되는 여러 소품은 이 책을 제작한 원교재사에서 따로 구입할 수도 있다. 공방 같은 곳에 가기 어렵거나 부담되지만, 목공이 궁금하고 나무로 무언가 만들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책에 소개된 나무 스피커를 만들어보았다. 원교재사에서 해당 재료를 구입할 수 있고, 집에 있는 고무줄 몇 개만 챙겨 만들어보았다. 몇 년 전 3만 원 주고 구입한 월넛 우드스피커와 성능이 거의 비슷하다. 울림통만 있으면, (나 같은 막귀에는) 비싼 거나 싼 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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