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 경이로운 생명의 나비효과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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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라는 단어에 대해 우리는(나를 포함해서) 착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진화를 그저 변화하는 환경에 거듭 적응해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자꾸만 잊어버리는 것이다. 뭔가 더 나은 존재로의 발전(열등한 존재에서 우등한 존재로의)을 거듭해 가는 것이 진화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이런 경향은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오늘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모습에 압도되어, 마치 진화란 최종적으로 인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는것 같다.

 

공룡이 멸망한 후.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된 조그만 설치류 같은 최초의 포유류가 과연 공룡보다 더 나은 존재였을까? 더 진보한 존재였지는 않을 것이다. 공룡들이 변화한 환경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멸해 간 지리에 운좋게 적응할 수 있었던 그저 우연히 선택된 존재였을 것이다. 단지 운아서 빈 자리를 채우게 되었을 뿐이지 않을까. 모든 진화는 더 우월한 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어떤 특정한 생태적 여건에서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존재를 선택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어 왔을 뿐이다.

 

환경에 대한 적응은 하나의 종이 혼자서만 이루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종 주변에 존재하면서 영향을 주고 받는 다른 종류의 종들도 환경의 일부를 구성한다. 경쟁자가 있는 환경과 경쟁자가 없는 환경. 다른 종이 같이 있을때 더 유리한 경우와, 반대로 더욱 불리해지는 경우. 그런 압력들이 바로 생존에 도움이 되거나 부담이 되는 환경적인 압력으로 작용한다. 혼자서는 해낼수 없는 것을 다른 종과의 공생으로 훌륭하게 해 내는 경우가 많다. 초식동물이 자신은 할 수 없는 셀룰로즈의 분해를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서 해내는 것처럼. 또 식물이 균류의 도움으로 자신의 뿌리보다 훨씬 멀리 있는 곳에서도 수분을 끌어 모을수 있는 것처럼.

 

세포는 미토콘드리아라는 다른 생물을 자신의 세포내에 받아들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식물의 세포는 엽록소라는 생물을 자신의 세포내에 맏아들여 광합성의 혜택을 입는다. 이처럼 대부분의 세포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숙주와 기생체의 공존을 말하는 기생이 아니라, 한 개체를 구성하는 세포수준에서부터 공생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억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하나의 세포는 주변의 세포와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공진화를 해온 것이다. 요즘 와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공진화를 잘 설명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진화에는 공진화적인 요소가 있다" 가 아니라. "모든 진화는 공진화다"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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