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신없는 요즘이다.

장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막내가 이유식을 시작해야만 하는 개월수라는 것.
아직 남편은 대학원 어드미션을 기다리고 있고 내 원고가 출판사에 아직 보내지기 전이었다는 사실.

이런 어지럽고 불안한 상황 안에 아무리 책을 사랑한다는 나라도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누구 눈에는 누구만 보인다고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나쁜 생각과 비관적인 미래만 앞에 왔다 갔다 보였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잡힌 책이 바로 이 ˝웰컴 나래바˝다.

모유수유인 나는 술을 먹을 수 없다.
알콜이 가진 순기능을 알고 있다. 비관적인 현재를 좀 더 낙관할 수 있는 음식.
감정적이 되지만 그만큼 감정을 이용해 이상적이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물질.
술 마시는 기분으로 이 책을 펼쳤다.

온갖 술에 안주의 향연.
술집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노하우와
삶에 대한 박나래 개인 생각들.
정신없이, 그렇지만 묵직하고도 강직하게 써져 있었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정신머리 없는 엄마는 아이 물통을, 그림책을,
오늘은 아이 수건을 잊고 안 챙겨줬다.
그럼에도 한 손에 이 책을 쥐고 읽고 있었다.
한참 동생인 박나래가 책을 통해 유쾌하게 위로하는 것 같다.

˝그럴 수 있지!그래도 되는 게 인생이야. 들어올 때 찡그려도 책 덮을 때는 웃는거다!˝

개그는 예술 중 가장 고차원인 행위 예술이다.
희노애...가 끝나야 락이 된다.
락을 아는 사람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을 다 아는 사람이다.

박나래라는 개그맨은 그런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당하게 힘차게 자신 일을 즐기고 행할 수 있는 사람.

옆에 있으면 힘이 되는 사람은 책으로도 그 기운을 나눌 수 있다.
이 책은 내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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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2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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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2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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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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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2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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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2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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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6 22: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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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2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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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6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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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6 2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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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7 0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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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7 1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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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8 14: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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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0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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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09: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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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8-05-05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우아
와~네 명 아빠시라니!!둘 까지는 독박이 가능한데 세 명이 되니 남편 육으가 필수더라고요.
칼님이 정말 잘 도와주시니 넷째가 가능한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이날입니다.^^
즐거운 5월 보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