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빈센트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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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와 빈센트 반 고흐, 이 둘의 작품이 한 책으로 묶였다.

그림은 말 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 <동주와 빈센트> 표지 뒷면

저녁달 출판사의 문학 브랜드 저녁달 고양이에서 그간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1년 열두 달을 모티브로 해서 각 권마다 한 명의 예술가의 작품과 함께 여러 시인들의 시를 담아낸 시리즈이다.

이 책은 시리즈의 스페셜 버전으로 윤동주 시인의 작품만을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묶어냈다는 게 조금 다르다.

둘 다 각각 시와 그림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이지만 둘을 함께 떠올리기란 어색했고, 둘의 작품이 잘 어우러질까 싶기도 했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데 책표지에 그려진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꽃 피는 아몬드 나무>가 동양화의 느낌을 풍기는 듯해서 이거 예상보다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책은 몇 권 읽었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는 <별 헤는 밤>과 같은 유명한 시 몇 편을 알고 있을 뿐 이렇게 시집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먼저 이 책은 124편의 시와 129점의 그림이 수록되어있는 만큼 많은 수의 시와 그림을 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윤동주 시인의 산문도 뒤쪽에 몇 편 수록되어 있는데, 그의 산문은 이 책으로 처음 읽어보기도 했다.

그의 시는 대부분 읽기에 어렵지 않아서 시를 읽으며 그의 사유와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었고, 그 시대의 풍경이 머릿속에서 펼쳐졌다.


아주 사소한 것도 그를 거쳐 시가 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윤동주는 초 한 대를 보고 제물과 제단을 떠올렸는데, '제물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라는 시의 마지막 행까지 다 읽으니 작은 초가 얼마나 거대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오줌싸개 지도>처럼 우습게만 보일 소재를 가슴이 먹먹하게 하는 시로 만드는 사람이 윤동주 시인이었다.

<창 구멍>과 <햇빛·바람>은 비슷한 소재와 구성인데 부뉘기는 전혀 달라서 비교하며 읽는 맛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표현력은 어떠한가!

<개 1>에서는 눈 위에서 뛰어노는 개의 모습을 꽃을 그리며 뛴다고 하고, <눈>에서는 소복이 쌓인 눈을 추위에 덮어주는 이불이라고 말하며 그래서 겨울에만 내리는가 보다 한다.

이런 표현은 추운 겨울의 풍경도 따뜻하게 보이게 했다.

<반딧불>에서 그믐달의 반딧불을 부서진 달조각이라 하며 주우러 가자고 표현한 걸 보고는 감탄이 나왔다.

윤동주는 일제감정기의 저항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것이 그의 작품에 의미를 더욱 부여해주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의 여러 시를 읽으며 왜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특징은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함께 했다는 것인데, 윤동주 시인의 시와 산문에 어울릴 만한 그림을 신경 써서 골라 배치했다.

제목이나 시와 산문에 등장하는 소재, 혹은 분위기와 어울릴 만한 그림을 골라 넣었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옛 우리나라의 모습과 냄새가 떠오르는데 그 옆에 서양의 풍경과 사람을 그린 그림이 있다는 게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했지만, 그림이 시와 산문과 닿는 부분이 있어서 이 그림이 왜 이 시와 함께 있을까 찾아보는 재미가 있기도 했다.

다만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기에는 책에 인쇄된 그의 그림에 또렷함이 부족하다는 게 아쉬웠다.

그의 그림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거드는 정도의 역할을 하지만, 다른 시집과 차별성을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시를 읽을 때 시를 즐기는 데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소수이지만) 방언이 쓰이기도 했는데, 한난계, 가차이, 도락구와 같은 방언과 마스트같이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를 단어는 아래 각주로 짧게 의미를 알려주었다면 시를 읽을 때 더 편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윤동주 시인의 시들은 대부분 읽기에 어렵지 않아서, 나처럼 시와 거리가 먼 독자나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 윤동주 시집을 추천한다.

이 책은 그의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예쁘면서도 독특한 책이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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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이젠 나도! 유튜버 -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
전은재 지음 / 성안당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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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튜브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TV 프로그램보다도 유튜브 영상을 더 많이 시청하는 것 같고, 아이들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유튜브에 검색해본다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유튜브가 친근해지고 일상이 되면서, 특히 방송인 부럽지 않은 유튜버의 수익이 알려지면서, 영상 시청을 넘어 직접 유튜버가 되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관련 책들도 여럿 출간되었다.

나도 일상에서 틈틈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가 유튜버가 되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올리는 것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으니 초보자가 보기에 좋은 책을 찾았다.



그리고 이 책은 유튜브 왕초보에게 딱인 책이다.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유튜브 화면 구성을 살펴보고 영상을 검색해서 찾아보는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영상과 사진을 편집하고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고 유튜브 수익 창출에 대한 것까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많은 사진들과 함께 따라 하기 쉽도록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의 예비 유튜버나 왕초보 유튜버에게 딱이라고 생각한 요소는 더 있다.

유튜버로서 유튜브를 할 때 필요한 장비와 프로그램을 정리해서 소개해주는데, 막 시작하는 초보자의 부담을 덜어주려 신경쓴 게 보인다.

어떤 취미를 시작할 때 이것저것 필요한 장비들을 샀다가 그 취미가 얼마 가지 못해서 얼마 쓰지 않은 물건들을 중고로 판매하거나 붙박이장 속에 박아두었던 적이 있지 않은가?

그런 경험 때문인지 유튜브를 취미로 막 시작했을 때는 큰 비용을 들이기가 부담스럽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무료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 영상, 음악, 폰트 등을 찾고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초기 비용을 줄이면서도 만드는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각 파트 마지막에 있는 '하나 더!' 코너에서도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특히 저작권에 대한 부분은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평소에도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궁금했던 부분을 긁어주는, 유튜버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정보를 알려줘서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는 유튜버가 되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채널을 관리하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담겨있다.

나는 재생목록 같은 것도 만들지 않고 그냥 영상을 보기만 했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활용법 몇 가지만 사용해도 유튜브를 더 편하게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는 유튜브 방송하기가 번거롭고 어려워 보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유튜브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

한 예로 영상을 편집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음을, 비싼 영상편집 프로그램 없이 심지어 스마트폰으로도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업로드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수많은 유튜버 중 하나가 되어올지도 모르겠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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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고 미워했다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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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은 나에게는 참 매력적인 감정이다.

그래서 애증관게에 있는 인물들이 나오면 그 이야기는 나에게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조금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책 제목처럼 사랑하고 미워하는 애증의 감정이 담겼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와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는 원작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이 두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의 소설이라는 것은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작가 캐서린 패터슨은 영화화된 위 두 소설과 이 소설로 무려 세 번이나 뉴베리상을 탔다고 한다.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와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에 이어 이 소설에는 또 어떤 아이의 성장이 그려졌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랑했고 미워했다>는 체서피그만에 있는 작은 섬인 라스섬에 사는 사라 루이스 브래드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라스섬 사람들은 남자들이 배를 타고 게를 잡고 굴을 따는 일로 생계를 이어갔고, 사라 루이스도 한 살 위의 친구 콜과 쪽배를 타고 게잡이를 하며 돈벌이를 했다.

사라 루이스에게는 쌍둥이이지만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동생 캐롤라인이 있다.

사라 루이스가 게 비린내가 밴 손으로 게 잡이를 하고 있을 때, 밝고 아름답고 목소리마저 감미로운 캐롤라인은 음악적 재능을 보여서 매주 토요일에 육지까지 연락선을 타고 나가 음악 수업을 받는다.

사실 성향 차이가 두드러지기 이전부터, 태어날 때부터 약하게 태어난 캐롤라인에게 모든 사람의 신경이 쏠렸기 때문에 사라 루이스는 태어나자마자 관심을 빼앗겼다.

이런 환경은 캐롤라인의 잘못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지만 이 둘이 성장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라 루이스는 음악적 재능을 가진 캐롤라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미워하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섬에 한 할아버지가 찾아와 섬의 끝에 있는 빈 집에서 살기 시작한다.

섬사람들은 모두 오래전에 섬을 떠났던 그 집의 아들 하이럼 월리스라고 생각하지만, 소설 속 시대는 한창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때였으니 사라 루이스는 독일 간첩을 거라고 의심한다.

나중에는 그 할아버지를 선장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콜과 함께 셋이 자주 시간을 보내게 되며 유대감을 쌓게 되는데, 콜과 선장 할아버지마저 캐롤라인에게 빼앗기고 만다.

 "할머니 전 어땠어요? 제가 아기였을 때 이야기 좀 해 주세요."

 "그걸 어떻게 기억해? 얼마나 오래된 일인데."

 내가 비탄에 잠기는 모습을 보고는 엄마가 말했다.

 "루이스, 넌 착한 아기였어. 넌 단 1분도 우리를 걱정하게 만든 일이 없었단다."

 엄마는 나를 위로하려고 한 말이었지만 나는 그 말에 더 슬퍼졌다. 아무리 못해도 1분 정도는 내 걱정을 해 줬어야 하지 않나? 캐롤라인 삶이 우리 식구 모두에게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캐롤라인을 걱정했던 그 모든 시간들 때문이 아니었던가?


p.30

한편 사라 루이스는 섬 밖의 크리스필드의 기숙학교에 가기 위해 게잡이를 더 열심히 해서 반은 평소처럼 생활비에 보태고 나머지 절반은 따로 모으기로 한다.

하지만 사라 루이스가 아니라 캐롤라인이 그 음악적 재능 덕분에 볼티모어의 좋은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가족들뿐만 아니라 선장 할아버지도 이에 기뻐하며 들떠서 사라 루이스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나중에 엄마가 사라 루이스에게 볼티모어 학교에 보내지는 못하더라도 크리스필드의 학교에는 보내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사라 루이스는 거절한다.


저자의 이력만큼 소설은 술술 읽혔고, 특히 사라 루이스에게 더욱 이입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책장이 더 빠르게 넘어갔다.

다른 소설을 읽다 보면 간혹 이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기도 한데, 이 소설은 그런 부분 없이 내가 사라 루이스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오히려 나는 사라 루이스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한 나머지 이야기의 흐름이 속상했고 결말에는 화가 났을 정도였다.

한번은 선장 할아버지가 사라 루이스에게 네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에 사라 루이스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자 동생 캐롤라인은 원하는 것을 알았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선장 할아버지는 말했다.

그리고 후에 엄마는 섬을 떠나겠다는 사라 루이스의 말에 떠나도 된다고, 네가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두 부분에 주요 메시지를 담고자 한 것 같다.

하지만 두 사람 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사라 루이스에게 깨달음을 주었는데도 마치 지금까지 사라 루이스가 힘들어했던 이유가 사라 루이스 자신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어서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한 것은 결말이다.

나는 서평에서 소설의 결말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결말에 대해 말을 하고 싶다.




사라 루이스의 엄마는 그 시대에 대학까지 마친 교육 받은 여성이었지만 라스섬에 와서 아빠를 만나 정착했고, 넉넉지 않은 형편에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구박을 받아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사라 루이스는 결국 그런 엄마에게 분노를 표출했고, 엄마는 그저 자신이 선택한 삶이라고 차분하고 답한다.

여기까지는 작가가 어떠한 메시지를 주려고 했던 것임을 이해한다.

그런데 이렇게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사라 루이스를 엄마와 닮은 삶을 살게 하고 그로 인해 엄마를 인해하게 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하지 않은가?


캐롤라인은 결혼 후에도 최고의 음대를 졸업하고 오페라 데뷔를 앞두고 있는데, 사라 루이스는 꿈을 좇아 섬을 떠났음에도 현실과 어느 정도 타협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섬을 떠난 이후에도 캐롤라인과 대비되는 사라 루이스의 삶에 나는 씁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혹자는 사라 루이스가 캐롤라인에게서 벗어났다는 것이 의미가 잇는 거라고, 엄마와의 대화에서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메시지이지만 아무튼 이런 삶도 자신이 선택한 삶이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사라 루이스가 섬에서 꿈꾸었던 삶은 아니잖은가!

정말 너무하다고, 사라 루이스가 위처럼 엄마에게 분노를 표한 것에 대한 벌을 받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소설을 읽고 감정적이어서 더 큰 의미를 못 보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밖에도 고양이를 대하는 모습이라든지 (잠시나마) 일흔이 넘은 선장 할아버지에게 품었던 감정 등 몇몇 거북한 요소가 있지만 작가의 필력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섬의 이야기는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데 인물에 충분히 이입하며 지루함 없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기도 전에 예상 가능한 그런 뻔한 결말이 아니라는 것도, 내가 사라 루이스에게 이렇게 마음을 쓰지 않았더라면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감리교를 믿는 섬이 배경이어서 곳곳에 기독교 색채가 있고 성경 구절이 몇 가지 등장하는 것도, 특히 에서와 야곱 이야기는 분위기를 고조시켜 이야기를 살리는 요소가 되었다.

사라 루이스 시점이 아니라 캐롤라인 시점으로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었을지 읽어보고 싶어진다.

나는 차를 준비하러 간다고 둘러대고 급히 부엌으로 갔다. 계속해서 선장 할아버지가 엄마와 캐롤라인에게 훌륭한 음악 프로그램이 있는 볼티모어의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말들이 내 귓전에 폭풍처럼 울렸다. 나는 주전자를 불에 올리고 컵과 스푼을 준비했다. 모든 것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 들어올리기가 힘들었다. 찻잎이 든 통의 뚜껑을 열려고 애쓰고 있는데, 할머니가 부엌에 들어와 내 바로 뒤에 섰다. 할머니가 쉰 목소리로 속삭이는 소리에 나는 몸이 빳빳하게 굳었다.


 "로마서 9장 13절. 성경에 기록된 바,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했다."


p.22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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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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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정말 좋아하는데, 얼마 전에 <알라딘>에 이어 <라이온 킹>이 실사 영화로 개봉하면서 다시 한번 나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그렇게 활활 타오르는 나의 눈에 이 책이 들어온 이유는, 순전히 <라이온 킹>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전사들 Warriors>로 유명한 작가의 소설이라는 것이 보였고, <전사들 Warriors>는 직접 읽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는 걸 알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이 소설은 <라이온 킹>과 닮은 부분이 있었다.

먼저 소설은 무리를 이끄는 독수리 윈드라이더의 눈을 통해 대초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영화 <라이온 킹>의 오프닝 곡인 <Circle of life>가 머릿속에 절로 울려 퍼졌다.

이어지는 주인공 셋 중 어린 사자 피어리스의 이야기는 심바를 떠올리게 했고, 특히 무리의 우두머리이자 피어리스의 아빠인 갈란트가 무리를 빼앗으려고 도전해 온 타이탄에게 죽임을 당하는 부분은... 눈물을 줄줄 흐르게 했던 <라이온 킹>의 바로 그 장면, 심바의 아빠 무파사가 스카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절로 떠오르게 했다.

조상들의 법에 따라 1대 1로 정정당당하게 싸우던 갈란트에게 타이타나 무리 셋이 달려들어 공격하는 장면은 스카의 비열함과 꼭 닮아서 나를 더 화나게 했다.

그 외에도 자연의 법칙이나 조상에 대한 언급도 <라이온 킹>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였다.




이렇게 피어리스는 무리의 우두머리이자 아빠를 잃게 되었고, 갈란트의 후계자라는 이유 때문에 쫓기게 되는데, 엄마 스위프트와는 물론이고 함께 도망가돈 누나 베일러와도 헤어지게 된다.

그나마 다행으로 개코원숭이 무리와 함께 지내면서 머드와 쏜(주인공 셋 중 한 마리다)과 친구가 되지만 사자인 피어리스가 개코원숭이 무리에서 겉돌기도 하는 모습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타잔>의, 고릴라 무리에서 홀로 인간이었던 타잔이 생각나게도 했다.


이런 사연이 있는 피어리스가 누나 베일러와 엄마 스위프트를 구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아빠 갈란트의 복수를 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전개다.

이렇게 <라이온 킹>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지만, 2시간 내외의 영화보다 시리즈 소설이 더 세세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을 수밖에 없으니 이 책 <용기의 땅>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라이온 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피어리스가 합류하게 된 개코원숭이의 무리의 계급 사회라던가, '위대한 어머니'의 존재와 신비한 능력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위대한 어머니는 용기의 땅의 지혜로운 존재로, 지금은 코끼리 스트라이더 무리의 우두머리이다.

그리고 주인공 셋 중 하나인 손녀 스카이는 뼈와 접촉하면 기억을 읽어낼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용기의 땅> 시리즈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출판사에서 출간되긴 했지만 <라이온 킹>을 좋아한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사자 피어리스, 개코원숭이 쏜, 코리끼 스카이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되니까.

피어리스는 엄마 스위프트를 구하고 아빠 갈란트의 복수를 어떻게 할까?

또 신비한 능력을 가진 코끼리 스카이가 본 끔찍한 환영 속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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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역사 : 소크라테스부터 피터 싱어까지 -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나이절 워버턴 지음, 정미화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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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밀접한 학문이라는 철학, 살면서 한 번은 철학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잠깐 살펴본 철학은 이해할 수 없는 단어의 연속이었고, 뜻을 검색해봐도 의미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아, 역시 철학은 어려운 거로구나 하고 뒤로 미뤄만 뒀었는데...

그러다가 이 책 <철학의 역사>는 입문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 해서 읽어보게 됐다.

다른 것도 아니고 철학의 역사라는 지루해 보이는 책을 먼저 읽기로 했냐면, 나는 어떤 분야를 알아갈 때 그 분야의 역사부터 알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흐름을 읽고, 발전 과정을 아는 것은 해당 분야를 이해하는 데에, 그리고 지식의 얼개를 짜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 책은 철학자 소크라테스부터 피터 싱어까지 약 40명의 철학자를 통해 철학의 역사를 훑어보는데, 일단 책을 읽으면서 입문자에게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 챕터가 (대부분 한 챕터당 한 철학자에 대해 다룬다) 몇 페이지 되지 않아서 부담감이 없는데 그렇다고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균형을 잘 잡았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철학책은 지루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 나이절 워버턴이 철학자의 삶 그리고 그의 사상의 핵심을 잘 짚어내면서 보다 이해하기 수월하도록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줬기 때문에, 그리고 필력도 좋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어렵게만 보이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한국어의 탈을 쓴 단어들도 저자가 하나하나 설명해주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지루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의 다양한 사상과 여러 생각들을 만나는 건 세상을 여러 각도에서 요리조리 바라보는 것이었고 세상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관념론과 유물론이라던가, 악이 있더라도 지금 이 세상은 최선이라고 보는 라이프니츠와 그에 반론을 제기하는 볼테르를 보면서 같은 세상도 이렇게 달리볼 수 있구나 싶어 재미있었다.



행복이나 죽음, 도덕 같은 주제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가 방향을 제시하고 고민을 덜어주기도 했다.

행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여러 철학자가 행복은 자기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렸고, 스토아학파 철학자는 또 생각은 우리에게 달렸다고 했다.

이런 관점은 책을 읽기 전에 여러 번 보기도 했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기도 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그리고 시간에 대한 세케나의 생각은 나를 뜨끔하게 만들어 기억에 남았다.

이런 부분 때문에 철학은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 다들 인생이 너무 짧다고 말한다. 할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너무 없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은 종종 인생에서 진정 원했던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몇 년만 더 살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개 너무 늦었고,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아쉬워할 뿐이다. (...)


세네카는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 그는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가 아니라 우리들 대부분이 시간을 얼마나 헛되이 사용하는가를 문제로 보았다. 역시나 세네카에게도 인간 조건의 피할 수 없는 측면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가장 중요했다. 우리는 인생이 짧다고 화낼 게 아니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인생을 두고 그러는 것처럼 천 년의 시간도 쉽사리 허비할 거라고 그는 지적했다. (...)


p.49

그 외에도 철학자들이 가진 궁금증과 고민은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본 것들, 예를 들면 기독교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가졌던 의문인 신은 왜 악을 만들었나 하는 것들이었는데, 그에 대해 사유한 끝에 철학자들이 내놓은 자기 나름대로의 답은 고개를 끄덕이게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 나는 철학은 심리치료법 중 하나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여러 철학자들을 통한 철학의 역사를 읽으며 배운 것도 많았지만, 그들의 생각이 공감되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왜 철학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철학이 왜 삶과 밀접한 학문이라고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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