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쇼크, 이미 시작된 미래 - 반도체 최악의 위기에 대응하는 7가지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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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식 작가님은 미래학자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반문하면 따로 드릴말씀은 없습니다만,

"이 큰 건물이 무슨 소용이 있어? 현장에서 만들어진 것은 사무실에서 완성되거든."

이라는 미생의 명대사처럼, 이 큰 건물에서 주로 하는일이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종합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던져주는 질문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다른 위기를 맞이한 제조업 종사자들 모두 한 번 쯤은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국제정세, 전쟁가능성, 새로운 기술의 등장 등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이미 시작된 미래이기 때문이죠. 그런면에서 미국 대선으로부터 시작한 예측은 미중 무역 갈등, 기축통화 지위권 다툼,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 가능성은 하루 이틀 불궈져온 이슈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지 이 책을 통해 상세히 알고 대비하는게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Chat GPT 부터 시작한 AI는 지금 단순 전자,전기를 떠나 기계,화학,농업 등 다방면에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론상으로 존재했던 양자컴퓨팅과 같은 것도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자의 미래 예측을 단순히 예상으로만 보기엔 저자의 지정학적 구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한국 경제를 책임져온 반도체의 위기와 그 해법을 함께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첫인상




생각보다는 얇은 책입니다. 읽기에 크게 부담없는 분량이지만, 7가지 시나리오 하나도 허투루 들을 수 없기 때문에 하나씩 반복하면서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요 내용



저는 아직까지는 바이든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중이지만,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를 겪으면서 미국 사람들이 체감한 경기 부양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미국 정부에서 푼 천문학적인 돈 이후 그 돈을 회수하는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를 맡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 친환경 정책 폐지등 다양한 변수가 있긴 하지만 국제 정세가 불안전해진다는 것은 확실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후 전기차 산업을 필두로 반도체까지 그 영향이 올 것이라는 것도요.



그렇다면 미중 무역갈등은 더 심화될 것이고,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가속화 된다면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위해 대만을 침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유등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해오는 한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제 정세의 불안감이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기축통화국의 딜레마라고 하는데 기축통화라는 것은 결국 국제적 위상+널리 쓰여야 하는데, 지금의 강달러 현상은 미국으로 달러가 쏠리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책임을 중국에 물으면서 동시에 약달러를 지향했다는 점은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까요?



달러가 원유 결제에 쓰이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인데, 이란 등 미국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현재 위안화 결제로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바뀌면서 중동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위안화 결제가 가능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은 불편한 동침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가능해진다면, 그 사이에 일본이나 한국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마무리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대의 인간은 하나의 요인으로만 설명하기엔 그 트렌드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큰 주제를 설정해두고 각 대응책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건 어떨까요? 이번 책은 그런 점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주었다고 자부합니다.

백두산 폭발로 인한 자연재해나 양자컴퓨터 발전에 대한 부분은 저는 와닿지 않아서 따로 리뷰를 작성하진 않았습니다만,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난 뒤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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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
양승훈 지음 / 부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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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개에도 되어있는 것 처럼 제조업 생산관리직으로 입사하여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해왔습니다.

국내현장, 해외현장에서 6년정도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본사에서 근무중인데요. 요즘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국내 제조업이 위기라는 기사는 다들 많이 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제조업의 메카라고 불릴만한 곳은 제 생각에는 울산, 거제, 여수, 창원 등이 있는데요.

그 중 강성, 귀족 노조라고 오해 받으며 설립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가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배를 만들어 수출한 현대 중공업이 있는 울산의 역사에 대해 많이 궁금하던 찰나

정말 한 두가지의 이유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지금의 울산을 낱낱이 분석한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의 서평단 모집 공고를 보았고, 제가 지냈던 예전 여수 생활을 생각하면서 지금 당면한 대기업 제조업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 저도 함께 분석하고 공감하고자 서평단에 신청하였습니다.

과연 현대차 노조는 처음부터 어떻게 조직하게 된 것인지, UNIST 라는 세계 유수의 대학을 소유한 도시에서 왜 청년 순유출이 일어나는지, 정말 여성은 울산에서 여성이 약하기 때문에 제조업에 종사할 수 없는 것인지 등 평소 제조업 도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질문에 대해 정말 철저하게 분석한 책을 보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인상

주요 내용



이 책의 시작은 성급하게도(?) 2030년의 울산의 미래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고령화되고, 진보하고, 하지만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도시가 된 울산. 과연 어떤일이 있었던 걸까요?



산업도시의 발달은 그 도시 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의 발전까지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수, 광양의 발전에 맞춰 순천이 소비도시가 되는 것과 같이, 거제와 통영의 관계처럼 (비록 토박이들은 불만이 많겠지만) 원천적인 부는 산업도시의 제조업들이 만들어준다는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저는 입사하고 1년 반정도 3교대 현장 근무에 바로 투입되었어서 저런 괴리감이 조금 적었지만 동종사의 경우 엔지니어에게 현장근무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어요. 설계 지식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돌려보면서 지식이 쌓이는 법인데 (그래서 꼭 과학 공학 수업에는 실험이 함께 붙어있죠), 결국 저런 현장과의 괴리가 엔지니어의 역량 약화 및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 저하에 기여했다는 점은 안타까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자의 생각을 녹여내기 위해 다양한 통계를 활용한 것과 더불어 제조업 종사자의 의견을 생생하게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지만, 이론과 현장의 관계를 잘표현한 문단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제조업이 발달한 도시에서 현장 맞춤의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 꼭 필요한게 하나 있죠. 종합대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입니다. 공고에서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교육을 담당한다면, 기술적인 부분은 대학교에서 맡게 한다는 점이죠. 다만 이 책에서도 묘사되는 것과 같이 엔지니어와 더불어 많은 교원들이 울산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수도권에 살고 싶어하는 욕구를 반영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구소를 현장과 떨어진 수도권에 배치하였기 때문입니다.



울산은 어떻게 강성노조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요? 다른 노조들과는 다르게 울산의 제조업 노조는 태생부터 학생 출신의 노동자들이 아닌 자체의 노동자들이 조직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다만 노조의 결성 이유가 지금과 같이 임금협상보다는 정말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 위한 점 (작업 반장이 때리거나 욕설을 한다는 점, 두발 단속과 같은 비인간적인 대우 개선)이 우선이었습니다.


 



다만 지금의 노조 활동은 초기 결성 목적과는 다르게 사측과 노조측 모두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직무전환을 위한 재교육이나 요즘처럼 전기차 도입을 위한 생산벨트 교체등 유연하게 대처할 부분이 있는데 서로에 대한 불신이 높다보니 사측은 정규직 신입사원을 뽑지도 않을 뿐더러 현상 유지를 위한 시간 때우기만 하고 있는거죠. 이러다보니, 임금대비 경쟁력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숙련도가 필요한 곳에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다보니 신규 노동 유입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쟁의기간 동안 생긴 손실에 대해서도 특근과 잔업으로 커버가 가능할 정도로 지금은 자동화가 많이 진행되어있고, 생산직 노동자의 숙련도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예전 표현으로 "정규직은 오른쪽 바퀴를 달고 비정규직은 왼쪽 바퀴를 달고있는" 그림이 그려지는 게 바람직한 노사관계는 아닌 것 같아요.



울산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규직, 대기업, 남성 위주의 카르텔이 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여기에 표현되어있는 것 처럼 여성 노동자가 화학적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생각합니다만,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여성 엔지니어가 많기 때문에 여성이 못할일이 있을까 싶어요.



또한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도 책에서 표현된 것 처럼 "밭 매는 아지매가 오더라도" 할 수 있게 단순화된 작업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독 울산은 남자들'만' 일하는 직장이 많다고 합니다.



결국 남성, 생산직 (노조), 대기업 정규직 카테고리에 있거나, 그 카테고리에 있는 사람의 가족이 아니라면 울산에서 돈을 벌면서 살긴 어렵다는 현실이 지금의 디스토피아를 만든게 아닌가 싶어요.



중국발 과잉 생산 압력이 지금과 같이 강해지는 시기에 정부에서도 딱히 울산에 있는 중화학 산업들을 살려야할 이유를 못찾을 수도 있고, 강성 노조와 남초 직장이라는 이미지 외에 울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장점이 딱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첨단소재나 신재생에너지로 활로를 찾아보려는 노력도 가상합니다. 예전 울산 부시장님이 쓰신 넥스트 레볼루션이라는 책도 흥미있게 읽었어요. 실제로 수소 사업 개발을 위해 울산을 방문하면 대부분의 사무관분들이 많이 협조적입니다. 다만 아직도 친환경 사업은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고, 2020년에 비해 정권이 바뀌어서 드라이브가 잘 안걸리는 것 같습니다. 산업 구조를 바꾸면서 울산의 생존 방법을 찾는다는게 저는 아직 낙관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지금도 숙련제 도입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사측과 숙련제 도입은 연봉제 도입과 정년 보장을 깨버리는 사측의 전략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노조의 입장에서 어떻게 유연하게 어느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재의 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한해 한해를 넘기며 임금인상과 복지 개선이라는 주제만 가지고 싸울 것이 아니라 좀 더 긴 호흡에서 서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산업에는 cycle이 있다고 합니다. 도박은 파도와 같아서 내려갔다 하면 올라가고 올라갔다 하면 내려간다는 호구의 명대사처럼 과연 이번 전기차의 약진과 중국의 공급과잉도 한 번 지나가는 사이클일까요? 이러한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을 통해 그동안 곪아있던 내부의 문제점이 드러나는게 아닐까요?

이 책의 제목은 울산의 디스토피아 이지만, 글 처음에도 소개 드린 것 처럼 대한민국 대부분의 산업단지에서 이러한 잠재적인 문제가 곪아있진 않을까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이게 과연 울산만의 문제일까? 오히려 다른 산업도시에서 비슷한 계기가 발생한다면 더 큰 폭풍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공천학살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마무리

저도 귀국하고 처음 직장을 잡을 때 가장먼저 고려한 것이 출퇴근 시간이 짧은 지방 공장 근무였습니다. 아무래도 집값도 저렴하고 자리잡기가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공장 특유의 수직적인 문화와 다양한 능력 및 개성을 발휘할 수 없는 제한적인 기회, 알게 모르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지방 출신들의 강한 커넥션 (실은 이부분도 책에서 다뤄주길 바라...), 공단 근처의 살인적인 물가 등 어두운 부분만이 머릿속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글을 따로 쓰겠지만, 정말 영화인가 싶은 정도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지금 기분으로는 다시는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 같지만요.

울산의 역사를 다루면서 통계를 늘어놓고 분석만 하면 쉽게 읽는데 지치고 어려워질 수 있는데, 중간 중간에 종사자들과 나눈 대화도 있고, 적절한 삽화도 있어 읽는데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제조업의 위기와 지방 소멸이라는 방대한 내용을 알기 쉽게 다룬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조업의 가장 대표적인 도시인 울산이 저렇다면 다른 제조업 중심의 도시는 앞으로 어떨까요?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디스토피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문제들이 빨리 수면위로 올라와서 공개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난 뒤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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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정석 - 교육·인구·노동·연금·조세·정부개혁의 성공 공식
전주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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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매번 대통령 임기초에는 지지율이 높았다가 (개혁에 대한 기대가 있던지해서) 퇴임 후에는 쓸쓸히 사라지는 현실이 좀 안타깝기는 해요.

포퓰리즘과 긴축재정 사이에 늘 아슬아슬한 선택을 해야하는데요.

자신의 치적을 남기기위해 매번 상징되는 것들만 건설하는 분이 있는 반면에, 내실을 다지려는 정치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출산을 비롯해서 현재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개혁의 '과제'들은 많이 있습니다.

과연 어떤 개혁과제들이 있을 것이며 어떻게 개혁해 나가야 할까요?

첫인상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나열이 되어있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순 없지만 좋은 해법을 제시해준다는 자신감이 덧보이는 책이네요. 한 번에 개혁이 가능할지 개혁의 시기는 어떻게 잡아야할지, 각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설득해야할지 궁금해집니다.

주요 내용

이 책은 각 개혁 주제에 대해 배경 설명과 원인 파악에 대부분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기대했던 개혁의 방법과 그에 따른 후속 효과에 대한 지면 할애가 적어서 조금은 아쉬웠어요. 특히 저는 연금과 교육에 대해 참신한 해결책을 기대했었는데, 제가 잘 이해를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생각만큼 만족할만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개혁은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주제라는 점에서는 공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물같이 당장에 눈에 보이는 과제 위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구요. 특히나 연임이 가능한 지자체장 같은 경우 더더욱... 이런 개혁을 원하는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합니다.



어쩌다 공무원이 된 '정권'과 늘상 공무원이었던 '정부'가 개혁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고위직 공무원들이야 정권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겠지만, 5년을 넘어가는 장기과제의 경우 3년 이후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된다고 보면, 정권 말기에는 늘 몸을 사리는 모습이 많이 비춰졌던 것 같아요.

청사진 --> 여론지지 --> 법안통과 라는 3박자가 잘 이뤄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요? ㅎㅎ 다만 행정수도이전 같은 아이디어는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지금의 수도권 과밀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부 보조금을 주는 아이디어는 계속 오용되는 사례를 봐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게 좋다고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특히 고용에 관련된 부분은 보조금 지급보다는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의 육아휴직처럼 단순히 1년이든 1년 6개월이든 하는 것 보다는, 실제 사용률에 따라 어떻게 사용률을 올릴 수 있는지 검토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마 유인효과까지 계산해서 인건비를 계산하지 않을까 싶어요.



입시에 대한 문제 제기도 흥미로웠지만, 다만 평가과정에서 어떻게 공정성을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입학사정관제에서 시험이나 내신 성적을 빼버리니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지금껏 봐왔으니 이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격차를 최소화 하는게 제일 중요하겠지만요.



 

기대했던 출산율 해법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에 해결책을 찾길 바랐는데, 결국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나 해결책 제시는 거의 없다고 봤어요. 예산 제약이 문제가 아니라 예산 산정이 문제라고 생각되는 건 저 밖에 없을까요? 수많은 대책들 중 서울 부동산 "대출" 에 대한 부분이 예산으로 잡혀 몇백조라고 부풀려지는 건, 예산의 대부분이 체감되지 않는 큰 이유라는 건 저만 느끼고 있는 부분은 아닐텐데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뚜렷한 해법이 보이질 않았어요. 오히려 부과 방식으로의 전환을 주제로 삼고 해당되는 문제점 및 해결책에 집중하면 어땠을까요? 세대갈등이 생기니, 수익률에 한계가 있으니... 등의 전제조건을 제외하고서 말이죠.

마무리

워낙 방대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원인분석하는 부분도 많고, 제시된 해결책이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과제들이 있구나 하면서 읽기에는 어렵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다만 저출산 해결책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개혁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 두루두루 익히기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난 뒤, 주관적인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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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차트 실무 강의 with 엑셀 - 엑셀 왕초보도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보고서 차트 작성의 기술
최성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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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power BI라든지 태블루 같은 데이터 정리 툴이 한창 붐이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한창 Digital transformation 이라고 하여 기존의 (어떻게 보면) 노가다 성이 짙은 업무를 쉽게 처리하기 위해서였죠. 물론 지금도 컴퓨터 데이터를 잘 다루시는 분들께는 SQL이라든지 간단한 python 코드 작성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업에서 제일 많이 쓰는 것은 엑셀이 아닐까 싶어요. 엑셀의 UI/UX도 많이 개선되고 있고, (물론 일정 용량을 넘어가면 엄청 힘들지만), 권오상 회계사님의 표현에 따르면

개인의 철학을 담은 엑셀 sheet를 활용하여 재고 자산을 관리하는 회계 담당자 들을 많이 보셨다고 합니다.

아마 챗 GPT의 발달로 엑셀의 VBA 코드 (굉장히 지저분하고 어려운 코드지만) 를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첫인상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표지에 책은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300페이지 정도로 두껍지도 않고 풀 컬러로 되어있어 들고다니면서 읽기 편하게 되어있습니다.

주요 내용

이 책은 다양한 차트와 보고서 양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차트의 bad case, good case 를 구분하여 어떻게 하면 가독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하는 실수는 어떤게 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제파일도 쉽게 다운 받을 수 있어 실습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어지간하면 여기에 나오는 차트로 80% 이상의 보고서는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엑셀에서 픽토그램을 활용해서 차트를 만들 수 있는지는 몰랐는데 이번 책을 읽게 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 삽입하는 기능이 따로 있더라구요. 기술 관련 책은 다 안다고 생각해도 꾸준히 읽어주는게 좋은 것 같아요.



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왼쪽에 bad case 오른쪽에 good case 두가지를 넣어서 쉽게 비교할 수 있게 구성되어있습니다. 기타 항목들이 많은 경우 일일이 나열하는 것 보다는 하나로 묶어버리는게 편하죠



매년 초 기획 부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차트의 형태가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이러한 신규사업을 구축함에 따라 회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어떻게 증가하는지, 혹은 타겟으로 하고 있는 나라나 소비층의 수요가 어떻게 증가하는지 쉽게 표현하기 위함이지요.



조건부 서식을 활용하여 테이블을 만드는 경우도 자주 봤었는데, 실은 이렇게 만들면 큰 그림에서는 쉽게 보겠지만, 이런 류의 테이블은 제가있는 현업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무리

예전에 동명사라는 영어 문법을 배우다보면 제일 대표적인 문장 중 하나죠

seeing is beliving 보는게 믿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저런 표현은 잘 쓰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수 많은 보고서나 논문을 보면서도 제일 눈에 띄는게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라인이나 테이블로 기억하니 visualization 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번 깨닫고 있습니다.

이번 책을 보면서 시각화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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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 - 왜 한국 주식시장은 공정과 상식이 작동하지 않는가
박영옥.김규식 지음 / 센시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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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대표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5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을 때 입니다.

그분의 철학처럼 농사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저평가 주식을 미리 사두고 오랫동안 키워서,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바람직한 가치투자 주주의 모습을 그렸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처음 입문할 때 참고했던, 존리, 강방천, 박영옥, 좋은 습관, 남산 주성등 기라성 같은 가치투자자들 중에 유독 박영옥 대표님은 직접 주주의 권리를 위해 많이 싸우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새로 책을 내셨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목부터 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라는 그 분의 그간 행적에 맞춘 공격적인 제목을 가진 책을 발간하셨습니다.

과연 어떻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주식의 저평가) 현상을 없앨 수 있을까요?

첫인상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개미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유독 인상 깊은 표지입니다.

주요 내용

박영옥 대표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치투자자 분들의 주장은 한결 같습니다. 저도 이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구요. 기업의 성과가 주주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일반 개미들(=국민들)이 소득의 일정 부분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한국의 기형적인 부동산 의존도도 낮추면서) 주식 시장이 커지고 해외 투자도 많이 받고 다시 기업의 성과가 좋아지고... 와 같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거죠.

박영옥 대표님의 경우 2대, 3대 주주인 회사가 많은데 계속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회사 대주주와 일이 잘 마무리 되어 주가가 올라가면 좋을텐데요.



결국은 고질적인 한국 기업의 가업 승계 이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상속세가 비싸니 주가가 낮아지길 바라는 거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같아요. 가업 승계 보다는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고 오너들은 뒤로 빠져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또한 알짜 사업부 물적분할 이후 상장으로 원래 지배회사의 주주였던 개미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LG 엔솔이 이렇게 상장했었고, SK온은 지금 여론에 부딪혀 저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물론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이해하고 있지만 물적 분할 이후 상장이 자금을 끌어오는 것 이외에도 모회사의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함인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액 산정에도 많은 이슈가 있었습니다. 물론 시장에서 정한 가격에 맞춰 합병 비율을 정하는게 당연하다는 논리가 있고, 그래도 자산가치를 어느정도 인정하여 합병비율을 산정하는게 더 좋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상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제일 많이 반대했던 엘리엇에 얼마전 삼성이 700억 가까이 배상금을 지급했다는 기사를 보니 조금 씁슬하더라구요.

[단독] 삼성, 엘리엇과 ‘비밀합의’…지난해 724억 지급했다 (hani.co.kr)



SK온의 사례와 같이 주요 계열사를 분리하여 상장하는 경우가 한국 증시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비단 카카오 뿐만 아니죠. 미국에 비교했을 때 아마존이 프라임 비디오를 따로 상장한다든지, AWS 사업부만 따로 상장한다든지 등의 일은 일어나질 않는 것에 비교하면... 억울하면 미장 투자하라는 이야기가..


결국 이 모든 것이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건 향후 IPO를 하는 한국기업들이 겪게 되는 불편함이라고 강조합니다. 쿠팡이 유치한 자금에 비하면 현재 이마트, 롯데홈쇼핑의 시가총액은 정말....



너무 단순화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국민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운용수익률 극대화를 꼽으십니다. 물론 그에 따라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주식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최대한 활용하여 주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경영참여를 해야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요. 저출산이고 뭐고 운용수익률이 높아서 기금 고갈만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알짜배기 회사의 자진 상장폐지를 유도하고 그 현금을 활용하여 투자금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회수하고 이익까지 내고 나가는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안타까웠습니다. 공개매수가의 1.5배 정도인데, 저정도면 배당소득세를 제하고도 상당히 많은 양의 현금을 챙길 수 있었을거에요. 기업의 그동안 쌓아온 업적과 근로자들을 모두 배신한 PE의 잔인한 exit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무리

모든 일에는 장단이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소송을 진행하고 계시는 박영옥 대표님의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책을 통해서 상속세를 제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제대로 된 면목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 상식으로도 중요한 많은 개념들이 등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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