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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 김경욱 소설집
김경욱 지음 / 창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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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로, '현재 한국 문단에서 최고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김경욱의 신작소설집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국내 작가의 작품, 그것도 내가 사랑하고 자랑하는 SF는커녕 판타지, 호러, 미스터리 등의 장르문학이 아닌 글을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라고하기에는 SF조차 맘껏/충분히 읽어주지 못하는 게으르고 무기력한 현실을 부끄러워하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고 더 날아가고 한참을 날아가서도 확인하기가 힘들만큼 아득할 정도로 국내 작가의 일반문학 작품 대하기를 내외하듯 멀리해 왔던 터라,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 선정된 이후 첫 번째 리뷰도서로 이 작품집을 선택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다. 마치,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이 쓴 책인데 한번 읽고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느낄법한 정도의 부담감이랄까?
일단 '출판사 제공 책소개' 글을 읽으며 지난 이십 여 년간 발표한 십여 편의 작품을 통해 필요/충분하게 검증된 작가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일반문학을 하는 국내 작가라고 해서 일부러 "재미없다"고 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해서 굳이 "재미있다"라고 할 것도 없이 느낀 바 감정, 아니 감상 그대로 평가해보자고 마음 편하게 먹고 첫 장을 넘겨보니...

"이 도시에서만 수백개의 수도계량기가 동파된 월요일 아침"이 거듭해서 리플레이되는 첫 작품이자 표제작인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를 읽으며 어느정도 파악하게된 작가의 스타일은 <러닝 맨>과 <99%> 등등으로 이어지는 몇몇 작품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로 떠오르는 감상은 "과연, 순발력은 좋다"였으니 우리가 뉴스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서 또는 일상생활에서 접하지만 별 관심없이 무심코 지나칠법한 일들을 소재로 하면서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하는, 그리고 몰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다는 평가가 정확해 보일만큼 글쓰기에 대한 기교면에서는 단연 재능이 돋보였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예외없이 도입부분부터 결말부분 이전까지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졌기에 작품 속 본문 글을 인용하자면, "일단 손에 쥐면 끝장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구력은 부족했으니 이야기의 결말에 있어서는 한껏 들떠있는 독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할만한 명쾌한 끝장(?)을 내리지 못한채 도망치듯 마무리되는 통에 더욱 궁금해지는 뒷이야기에 대한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지경으로, 작가를 데려다 놓고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된거냐!"고 따져 묻고 싶을 정도이다.
바로 '그런 점'이 김경욱 작가만의 스타일이고 매력일지 모르겠으나 처음 만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쉽고 허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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