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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과 비를 긋다
김아를 지음 / 마롱 / 2018년 7월
평점 :
김아를-당신과 비를 긋다
만족도: 6/10
한줄평: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이긴 한데 여주가 답답하고 매력이 떨어져서 남주가 아까웠어요. 가족드라마 같은 느낌의 이야기가 땡기시면 추천합니다
읽은날: 2018-07-16 (알라딘 이북)
서로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윤도와 은제의 맞선에서 시작된 사내연애 로맨스입니다. 어린나이에 부모를 잃고 입양된 과거를 가진 여주 은제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네의 꼬마가 계속 눈에 밟히는데요. 급기야 그 아이를 입양하려고 하죠. 그러나 모친의 강한 반대로 그녀는 결혼하기 위해 맞선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맞선남으로서 팀장님 도윤을 만나게 되죠. 그는 부유했으나 부모의 불화와 외도 속에 자랐기에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꿈을 가진 남자였는데..
앞으로 해도 도윤도 거꾸로 해도 도윤도. 남주 이름만 보면 로코물일것 같지만 잔잔한 홈드라마 느낌의 힐링물입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이긴 한데 중간 구간의 고구마가 너무 심해서 읽덮의 충동을 느꼈습니다. 결혼을 목적으로 한 맞선 자리에서 만난 두 사람은 비록 처음엔 매우 어색해했으나 진솔하게 서로의 사정을 털어놓으며 점차 가까워지고, 결혼이 진행되게 되는데요. 회사에는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회사에서의 아슬아슬 비밀연애는 참 두근거리는 소재인데요. 남의 눈을 피해가며 스킨십을 한다거나 눈빛을 교환한다던가, 몰래싸온 도시락을 같이 먹는다던가...이런 좋은거 많잖아요? 기왕 같은 회사고 서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으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야 하는데 요 작품은 그런면에서 낙제점입니다. 왜냐하면 남주를 노리는 여우같은 여조 신 주임과, 항상 한발 물러서 있는 듯 한 여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남조 김대리의 (짜증스런 의미로의) 비중이 너무 큽니다.
남주를 주기위해 챙겨온 수제도시락은 머뭇대는 사이에 김대리에게 뺏기고, 주변에서는 두 사람을 사귀라며 부추깁니다. 남주를 노리는 신 주임은 남주와 여주 사이를 갈라놓는 한 편 적극적으로 여주를 김 대리와 엮는데 동참하죠. 이게 단순히 얄밉게 군다 정도였으면 모르는데 공과 사의 구분을 하지 못해서 짜증을 유발합니다. 직급이나 경력상 자신과 김대리가 가야할 출장에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여주에게 떠넘기지 않나, 실수인척 여주를 비오는날 흙탕물에 뒹굴게 하질 않나, 여주의 발표자료를 엉망으로 만드는 등등 가관입니다. 그리고 여주는 당하기만 합니다. 남주가 조금 커버쳐주긴 하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점점 더 남주가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어찌저찌 주인공들 사이는 진전되어 본격적으로 결혼준비를 하는데 망설이는 여주의 요청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히지 못한채 워크샵을 가게되고, 팀원들은 작정하고 남조와 여주 밀어주기를 합니다. 이쯤되면 남주든 여주든 한번 터뜨릴줄 알았는데 그런거 없더군요. 주변 눈치를 보느라 선을 제대로 긋지도 못해서 짜증이 가중되었습니다.
차라리 제대로 잔잔한 힐링물이 컨셉이었으면 위의 삽질파트를 절반 밑으로 줄이는게 훨씬 나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