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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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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이타심 중 어떤 것이 이길까?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기꺼이 내 목숨을 희생하고 함께 고통받는 이들을 배려할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재난 혹은 디스토피아 장르의 영화, 도서를 접할 때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한 이상적인 세계를 만나게 된다.

터널 103은 무피귀를 피해 터널로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하게 갇힌 사람들이 수십 년을 터널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갇혀있지만 다형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지혜로 터널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안전한 방공호였던 터널에 바닷물이 유입이 되어 촌장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터널 밖으로 나가게 된 다형의 모험 과정이 전개되며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결국 인간의 이기심으로 생기게 된 존재로부터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이타적인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니어도' 될 희생에 아무런 대가 없이 목숨을 바치는 장면은 문장으로 서술하지 않아도 자신의 희생으로 삶을 살아나갈 사람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과 믿음이 느껴진다.

주인공 다형 역시 자신의 몸이 다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차폐문을 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다양한 위기를 이겨 나간다. 그 과정에서 여러 조력자가 나타나지만 결국 그럼에도 이 모든 일의 시발점엔 다형이 터널 밖으로 나갈 용기를 냈다는 것에 있다.

#소설Y클럽10기 #터널103 #유이제 #소설Y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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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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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티저북에 왜 2부 관찰의 끝을 선택했는지 읽는 내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연애와 이별은 우주와 선미가 하는데 그들의 그 모든 순간에 내가 함께 하는 기분이었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헤어짐이라고 생각한다. 스쳐지나가는 사람일지라도 나와 시선 한 번, 말 한 번 주고 받았다면 헤어질 때 망설여지는데 서로 매일 일상을 공유하고 하나가 된듯 살던 연인이 헤어지는 건 얼마나 어려울까. 임솔아 작가의 덤덤한 문체가 이 둘이 어떻게 사랑했고 어떻게 헤어지는지를 독자에게 더 와닿게 만들었다. 평범한 두 사람이 많나 평범하게 연애하고 평범하게 헤어지는데 왜 나는 그 모든 순간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까?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 펀치의 헤어지는 중이 생각났던 2부였고, 이 티저북을 읽고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의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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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는 요일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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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작가가 또 한 건 했다.

스노볼로 박소영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스노볼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당시 소설Y클럽 가상캐스팅을 포함한 여러 미션들을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나는데 마침 소설Y클럽 이번 책이 작가님의 신작이라고 해서 발 빠르게 신청했다.

네가 있는 요일의 설명을 보는데 스노볼을 처음 봤을 때의 그 기억이 생생하게 돌아왔다. 신체 하나를 7명의 사람이 하루씩 돌아가며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수요일의 사람인 나를 화요일의 사람이 죽였다니, 그래서 내 몸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라니.
카드뉴스 문구만 봐도 이 책은 박소영 작가가 또 한 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예상은 읽는 내내 확신이 되었다.

이 책은 카드 뉴스의 문구만 보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 어떤 스포일러도, 더이상의 줄거리도 난 여기서 말하지 않을거다. 나는 새로운 책을 찾는 독자들에게 박소영 작가의 네가 있는 요일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얼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서평이지만 줄거리나 책의 내용에 대한 그 어떤 단서도 작성하지 않는 이유는 네가 있는 요일을 읽은 소설 Y클럽 멤버들과 창비 편집팀분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소영 작가의 상상력과 그가 그려가는 세계관을 사랑하는 독자인데, 네가 있는 요일도 탄탄한 세계관과 그걸 뒷받침하는 문장들, 그리고 박소영 작가님의 작품의 매력 중 하나인 인물들의 관계가 날 또 소설 속 세계에 푹 빠지게 만들어버렸다.
한동안은 영업사원처럼 이 소설을 영업하고 다닐 것 같다.

저를 믿고 한 번 읽어보세요. 후회는 없을 겁니다.

#네가있는요일 #박소영 #소설Y클럽 #창비 #서평단 #소설Y클럽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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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창비청소년문학 120
김정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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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김정>

아주 오랜만에 읽는 내내 재미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영업하고 싶은 소설이 나타났다. '노 휴먼스 랜드'가 바로 그 소설이다. 천선란 작가님이 추천했다는 문장에서 이미 '이 소설은 내가 재미있게 읽겠다.' 싶었지만 최근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가 실망한 책들이 많아 기대감을 내려놓고 읽었는데, 세상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잠깐 어떤 내용인지 보려다가 앉은 자리에서 완독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와 관련된 심각한 뉴스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고, 기후 위기와 SF를 접목시킨 소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노 휴먼스 랜드'도 기후 위기와 SF적 요소를 접목시킨 소설이다.

전 세계에 폭염, 폭설, 가뭄, 한파, 지진과 쓰나미, 허리케인과 산불 등 기후 재난이 발생한다. 제 1차 세계 재난 이후 유엔기후재난기구(UNCDE)가 기후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졌는데, 출범과 동시에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표준 환경법을 제정한다. 이 법은 매우 극단적으러 1차 세계 재난 이후 수년 만에 만들어져 시행되었다. 2050년 제 2차 세계 재난이 발생하고 연이은 기후 재난으로 식량 생산량이 급감하며 세계적으로 기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국가들이 식량 수출을 금지하자 UNCDE의 주도로 오클랜드 협약이 체결되었는데, 어떻게든 있는 식량을 나눠 먹기 위해 식량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식량이 없는 나라를 <노 휴먼스 랜드>로 지정해 기후 변화에 대응했다. 서울은 이 때 노 휴먼스 랜드로 지정되었다.

주인공 미아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X의 지시를 받아 노 휴먼스 랜드 조사단에 시은이라는 이름으로 잠입하게 된다. 서울에 도착 후 단원들이 팀을 나누어 노 휴먼스 랜드를 탐색하던 중 '구름새'에 의해 팀원 아드리안이 잡혀가고 이내 시체로 발견된다. 예생치 못한 사고로 인해 UNCDE에 복귀 허가를 받고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순간 다른 팀원 '크리스'가 구름새에 잡혀가고, 단원들은 크리스를 구출하기 위해 복귀를 미루고 노 휴먼스 랜드에 남게 된다. 노 휴먼스 랜드지만 단원들이 아닌 사람의 흔적도 발견하고, 실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노 휴먼스 랜드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이상한 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따라가다보면 숨겨진 비밀과 음모를 만나게 되는데,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금방 몰입하여 읽을 수 있다. 이야기도 설정 구멍없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결말까지 읽다보면 앞 부븐에서 뿌려진 떡밥들을 하나하나 잘 회수해나간다.

기후 위기가 아닌 기후 재난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그 빈도와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오늘 읽은 기사에선 세계 여러 과학자들이 이번 7월이 지구 역사상 기록된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UN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가 도래했다. 끔찍하다.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으며 지구가 끓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구 온난화에 대해 듣고 배우며 자랐는데 지금 자라나는 세대는 지구가 끓는 시대에 닥쳐올 기후 위기에 대비하는 방법을 배우며 자라야한다.

최근 폭염, 폭우로 인해 뉴스에서는 인명피해 소식과 여러 재산피해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여러 농가에서는 폭우로 인해 농사를 망쳤다고 하고 바로 이어지는 뉴스에서는 밥상 물가가 올랐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노 휴먼스 랜드를 읽게 되어 더 몰입해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나오는 각종 기구들과 연합, 단체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음모 등이 실제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왔던 것이 생각나며 마냥 재미있게만 읽을 수는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노 휴먼스 랜드'를 읽는 내내 유튜브에서 본 인류가 사라진 듸의 지구 모습을 떠올리며 읽었는데, 영상화가 된다면 노 휴먼스 랜드의 모습이 유튜브에서 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쪽에서는 지구가 더이상 버티지 못한다며 오열하며 호소하는 사람들이, 다른 한쪽에서는 물로 인해 사람이 죽고, 가뭄으로 인해 식량위기가 온다고 외쳐도 나몰라라 워터밤이니 흠뻑쇼니 즐기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요즘. 더이상 환경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지만 '아직 괜찮잖아.', '나는 피해받은게 없는데?' 등등..의 생각으로 이 악물고 무시하는 그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창백한 푸른 점이라 불리는 지구가 생명이 다 하고 있음을 온 몸으로 외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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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양장) 소설Y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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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학교와 관련된 괴담 하나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학교 시계의 시침, 분침이 밤이면 거꾸로 돈다던가 책을 읽는 동상이 밤이 되면 책을 덮고 일어나 학교를 돌아다닌다던가 하는 것들과 학교 부지가 공동묘지를 밀고 지어져 밤이면 원한이 깊은 귀신들이 나와 학교를 돌아다녀 밤 늦게까지 학교에 있는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 등.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속 이런 오싹한 괴담 이야기는 한 번 시작하면 너도 나도 "야 그 애기 들어봤어?"하며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에 약간의 msg를 첨가해 릴레이 경주처럼 이어진다.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을 보며 학교의 괴담들이 떠오른 건, 주인공들이 재학중인 풍영중학교에도 '종이학 귀신'이라는 괴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움직이는 동상도 아니고 종이학 귀신이라니. 종이학 귀신은 말 그대로 종이학을 접어달라고 요구하는 귀신이다. 주인공 세연도 종이학 귀신을 만나 종이학을 접어주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풍영중학교의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의 부원은 세연, 모모, 소라 세 명이 전부인 소규모 클럽으로, 원래는 도서부였으나 종이접기를 좋아해 종이접기도 하게 되었다.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부원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일심상조불언증(한 마음으로 말이 없는 가운데 서로 비추고 있다)'라는 뜻의 문구는 도서부가 생겼을 때부터 내려오는 문구다. 이 문구가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여 책을 읽다보면 수시로 등장하기도 한다.
세 명의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부원들이 종이를 접다가 마주치는 상황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학교의 괴담과 얽힌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며 이들은 타임슬입을 하게 된다. 그것도 과거의 풍영중학교로. 과거의 내 모교를 본다는 것도 놀라운데 무려 일제강점기 당시의 학교에 도착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이 자신의 생각이나 설명을 서술하는 부분이 호흡이 길거나 흐름을 끊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 몰입이 자주 깨졌다. 또, 하나의 소설 안에 여러 요소가 들어가 약간 산만한 감도 없지 않았다. 도서부 종이접기 친구들을 따라 괴담을 쫓아 시간여행을 하는 것으로도 벅찬데, 그 시간여행이 일제강점기와 관련되어 마치 작은 시냇물을 따라가다 갑자기 큰 한강을 만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하나다. 10대 친구들의 진한 우정을 보고 있노라면 사는 것이 바빠 잊고 살던 학창시절 친구들 얼굴이 떠오른다. 세연, 모모, 소라 세 친구가 서로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모습을 보며 내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되돌아보게 된더. 이 시기는 친구 관계에 예민해서 곧잘 서운해지고, 그러다 멀어지게 되는 경우도 잦은데 이 세 명의 친구들은 서로를 향한 무한한 신의를 보여주며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그때그때 표현해 서운해하지 않는다. 왜 이번 소설Y클럽 미션 중 학교 도서부 소개하기가 있는지 알 것 같은 대목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읽어보기 좋은 청소년 문학을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짧은 시간 내에 도파민이 차오르는 것을 선호하는 요즘세대가 이런 따스하고 청량한 청소년 문학 작품을 많이 접했으면 좋겠다.

#도서부종이접기클럽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소설Y클럽6기 #서평 #서평단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이종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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