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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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가 더이상 과거사가 아닌 만큼, 더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읽고 싶은 책이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의 공저로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기를 기대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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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일지 열린책들 세계문학 285
다니엘 디포 지음, 서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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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역사, 우리는 정말 COVID19에도 반복되는 서사를 겪은 걸까? 겪어도 궁금한 내용, 겪고 나서도 알아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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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의 마법사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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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법 같은 소설이라는 코멘터리에 현혹되어, 러시아에 대한 궁금증을 마법같이 해소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읽은 장편 소설. 흑마법은 나와 잘 맞았다. 이런 게 흑마법이구나, 군침을 흘리며 읽은 책 -

다소 난해한가

러시아에 대해 무지한 만큼 처음엔 적잖이 당황했다. 크렘린도 차르도, 굴라크도 KGB도 콤소몰도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단편적인 정보 밖에 아는 바가 없었기에 과연 익숙해질 수 있을까 싶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의 소설답게 아름답고 복잡한 수사는 알듯 말듯 나를 계속 끌고 들어갔다. 배경지식을 급한 대로 보강하고, 소설의 흐름을 타기까지는 100페이지가 채 넘어가지 않았을 때였고, 그때부터 이 효과적인 마법 같은 이야기는 흑마법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러시아 권력의 중심부의 실존 인물들의 실명이 모두 등장하고, '픽션(fiction)을 뛰어넘는 잘 쓰인 팩션(faction)(p. 370, 역자 해설)이 생생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까? 러시아에 대한 지식이 많으면 더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 지식이 거의 없어도 러시아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아가면서도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실명이 등장하는 만큼,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예의 궁금하기는 하다. 하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서 신박한 깨달음이 너무 많았다. 권력 그 자체의 이야기이면서도 사족을 원하는 만큼 붙일 수 있는 모놀로그의 전개이기에 모든 내용을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게 이 소설의 특이점이자 필연적인 장점인 것 같다. 그러한 형식이 아니었으면 러시아의 이질적이면서 독특한 작동원리를 알기가 너무 어려웠을 것 같다.

러시아는 체제 갈등을 냉전으로 풀어내고, 그 이후의 국제사회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방된 듯 보였으나, 러시아 권력의 속성은 내밀했다. 권력에 뒤따르는 수많은 공공연하면서 사적인 특혜, 완벽한 도청과 감찰, 언론 플레이와 여론의 장악은 결코 같을 수 없고, 더불어 완전히 다를 수도 없다. 광활한 영토와 다수의 민족이 얽힌 오랜 역사의 연합국인 러시아가 뭉치는 원동력은 좁은 영토와 단일함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원동력과 전혀 달랐고, 흔히 봐온 서구와도 달랐다.

<우리들>이 묘사하는 세상은 다름 아닌 소비에트 연방. 무엇보다 모난 데 없이 매끈한 세상과 그 알고리듬, 건설 중인 총체적 매트릭스와 더불어 이를 마주하는 우리네 원시적인 두뇌의 치유 불가능한 궁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18p

그럼에도 제일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건 스탈린이었어요. 스탈린 말입니다. 이해하시겠습니까? 그때 비로소 나는 러시아가 결코 평범한 정상 국가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진정 회의적이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98p



사실에 근거한 수많은 이야기

바로 작년 2022년에 출간한 <크렘린의 마법사>는 정치 비평 저널리스트 출신의 유럽인(프랑스에서 태어난 스위스계 이탈리아인)의 책으로 예리한 분석이 빼곡히 들어가 있는 여러모로 독특한 소설이었다. 모든 뉘앙스는 적절한 비평을 포함하고 있기에 치우치지 않는 어조이며, 푸틴에 대해서 그가 정치에 입문하는 내용부터, 여러 행적들이 거침없이 묘사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었다. 소설적인 요소에 대한 재미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흐름 자체만으로도 몰입도가 높았던 것 같다.

빠르게 읽지는 못하고 나름대로 정독했지만, 또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그만 끝났으면 좋겠는데.



푹 빠져서 읽다 보면 수많은 차이 속에서 의외의 깨달음과 우리 사회의 폐단을 비추는 거울도 찾게 되는, 아무래도 이런 게 흑마법이 아닐까 하는 책이었다.






<우리들>이 묘사하는 세상은 다름 아닌 소비에트 연방. 무엇보다 모난 데 없이 매끈한 세상과 그 알고리듬, 건설 중인 총체적 매트릭스와 더불어 이를 마주하는 우리네 원시적인 두뇌의 치유 불가능한 궁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 P18

그럼에도 제일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건 스탈린이었어요. 스탈린 말입니다. 이해하시겠습니까? 그때 비로소 나는 러시아가 결코 평범한 정상 국가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진정 회의적이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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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비 교차로
찰스 디킨스 외 지음, 이현숙 옮김 / B612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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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편집자적인 역량과, 재미있는 단편을 볼 수 있는 책. 게다가 철도라는 통일된 주제를 가진 이야기라니 무척 궁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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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0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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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다. 불친절하고 모호하고, 문득 불쾌한 것도 같다(사실 곰곰 생각해 보면 불쾌한 건 없었다).

미묘한 상황, 독특한 심리를 그려내는 오묘한 이야기들이었다.

최고의 단편인데 - 나에게만 고역일까?

읽기가 너무 힘들어서 띠지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나는 언제나 트레버를 읽고 또 읽는다."를 보며, 그녀도 모호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어서 읽고 또 읽나 보다고 곡해하고 싶었다. 단편선의 모든 단편들이 다 나랑 안 맞는 건 아닐 거라고, 여러 날 여러 번 펼쳐서 꿋꿋이 다 읽었는데,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는 한편을 꼽을까 말까 한다. 그나마도 의문이 남는다. 혹시 말년에 쓴 <마지막 이야기들>의 단편만 이렇게 모호한 걸까 싶어서 다른 단편집을 읽어보기도 했는데, 비슷하게 오묘했다.

왜 이렇게 오묘할까, 고민하며 읽고 또 읽었다. 서술 시점은 장면을 묘사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을 넘나들며 입체적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사건은 다소 예상치 못한 맥락으로 전개되고, 끝에는 반전이 있기도, 상황이 종료되고 사건이 해결되기도 하는데 대부분이 석연치 않게 마무리된다. 강렬한 이야기들이지만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삶의 단면을 본 듯 명확히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 많았다.



이상한 여인들?

처음엔 남성 작가임에도 많은 여성들이 등장하는 게 의아하게 느껴졌다. '피아노 선생님의 제자'의 천재 제자로 인해 인생 전체를 돌아보는 미스 나이팅게일, '다리아 카페에서' 우정과 사랑의 말로를 보여준 애니타와 클레어, '크레이프소스 부인', '모르는 여자',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의 올리비아와 비니콤 부인, '여자들'에서 나오는 묘령의 두 여자와 서실리아의 심리는 알듯 말듯 하다.

왜 이리 트레버의 소설 속 여성들은 이다지도 이상할까도 생각했지만, 모호한 역할이 꼭 여성에 국한되지는 않았고 명확히 이해할 수 없는 남성 인물들도 다수 등장한다. 심지어 다수의 단편에서 주인공들의 성별을 바꾸어도 윌리엄 트레버의 이야기는 생명력을 갖는다. 처음에 내가 여성에 주목했던 건 그동안 소설을 읽으면서 여성의 심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초월 또는 거리 두기

윌리엄 트레버는 일상적인 풍경 속에 숨겨진 개개인의 사연과 다층적인 심리를 그리기 위해서 인물과도,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관련해서도 거리 두기를 한 게 아닐까 싶다. 등장인물 다수의 사연을 드러내고, 과거의 맥락을 짚어내면서도 의미를 정리하거나 결과를 해명하지 않는다. 진실한 의도가 숨겨진 대화, 종종 끊겨있는 인과관계를 그대로 두기도 한다.

바로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다시 읽게 하고, 아리송하고 이상하다가도 그가 보여주는 인상과 여운을 음미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초월 내지는 거리 두기를 통해서 시대, 성별, 나이, 신분 내지는 직업을 초월한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예상외로 힘들었지만 - 느린 호흡으로 읽을 때 새로운 묘미가 살아나는 단편을 읽을 수 있었던 <마지막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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