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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수학 잡는 깨봉수학교실 1 - 수의 DNA & 분수
조봉한 지음, 신현호 구성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1년 3월
평점 :
깨봉수학교실
조봉한
동아시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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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라는 말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단순한 뜻이지만 어딘가 수학에 대한 원망이나 좌절이 느껴지는 단어다. 수학 때문에, 라는 이야기는 대체로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실패담이 이어지는 말이다. 수학 때문에 점수가 낮아졌고, 수학 때문에 공부가 힘들었고, 수학 때문에 꿈을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당연하게 들린다. 이쯤되면 수포자만의 잘못만은 아니지 않을까. 정오답에만 초점맞춰지고 점수와 등급으로 서열화가 가능한 학교 교육은 수학의 재미를 알기보다는 수포자를 양산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고3끝날 때, 이젠 수학 안해도 된다라며 입시과목에서 가장 힘들었던 수학을 어른이 되어 깔끔하게 작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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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수학을 피하다가 초등학생을 위한 수학논술을 공부하면서 우선, 수학이라는 과목이 논리적 사고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플라톤이 아카데미아 입구에 "기하학을 모르는자 들어오지 마라"라는 말이 약간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못들어간다는 생각에 원망과 실망이...) 그래, 수학은 정답을 냉정하게 요구하는 과목이 아니라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를 쌓아가는 재미있는 학문일 거야,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고 초등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논리적 사고의 훈련이 논술에서도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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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그림으로 수학 잡는" 이다. 물론 교과서나 수업의 판서 이상으로 이해를 돕는 그림 뿐만 아니라 깨봉아저씨와 주원의 대화체로 진행된다는 점이 큰 재미를 준다. 물론 스토리텔링 식의 대화로 수학에 접근하는 책들은 많겠지만 깨봉수학의 창시자로서 수학을 잘하는 사람에서 수학을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독창적인 수학 학습법을 만들어냈기에 특히 신뢰가 간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깨봉아저씨의 말을 통해 수학이 단순히 주입식 계산이 아닌 발견과 사고의 능동적 공부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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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수의dna와 분수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출간이 계속되기에 기대가 되는 시리즈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문제를 주원이의 질문으로 깨봉아저씨의 풀이를 통해 수학으로 접근해가는 과정은 초등학생과 수포자 어른에게도 흥미를 준다. 또한 qr코드를 통해 동영상 학습으로 이어지는 것은 초등학생들의 학습요구와 편의가 반영되는 시도라고 하겠다. 이제와서 수학,이라는 생각보다는 지금부터 수학,이라는 태도로 일상을 논리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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