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곤충이야기 풀과바람 지식나무 9
김남길 지음, 최달수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김남길은 우리가 잘 아는 작가지요?

비운의 작가, 꼬마작가 앞에서는!

 



 

솔직히 오늘 소개하는 <곤충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유심히 보던 것인데,

유심히 보기만 했습니다.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이라는 앞 제목이 재수가 없어서

유심히 보기만 했습니다.

이런 거 몰라도 되는 거지요?

그래요 안 그래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50% 세일을 했습니다.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지만, 세일 하길래 그냥 사봤습니다.

싼 맛에!

 

오늘 책을 받았는데, 세일 50%가 취소됐네요.

뭔가 박자가 잘 맞지를 않네요, 꼬마작가하고는.

그래서 비운의 작가 김남길입니다.

탁 띄워주니까 절판되고, 책 받아보니까 세일 끝나고,

뭐, 이런 사이입니다!

 

싼 맛에 사기는 했지만, 역시 김남길은 김남길이네요.

백과 사전을 야부리로 풀어내는 솜씨!

<어린이 자연학교> 시리즈 5권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에

애들이 열광을 한 것이지요?

오늘 소개하는 <곤충 이야기>도 내용은 백과사전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간 것입니다.

따라서 책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태클, 김남길 작가, 태클 들어갑니다.

꼬마작가가 칭찬만 늘어놓으면 그건 꼬마작가가 아니지요, 김남길 작가?

꼬마작가는 월드컵 축구에서도 통할 만한

강력한 태클을 자랑하는 수비수 가운데 한 명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곤충 이야기>는

<어린이 자연학교>보다는 문장이 많이 망가졌습니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어긴 일본식 문법이 많이 사용됐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을 사용하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니까

꼬마작가가 일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는 겁니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무시하고 일본식 문법을 사용하다보면,

작가들은 <개념 없는 글>을 거침없이 써댑니다.

이건 서울대 출신 전문 작가니 번역가들도 마찬가지인데,

김남길 작가도 이 책에서는 두 군데 그런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영양이 높은 간식(52페이지)."

 

별 문제 없는 것으로 보이지요?

영양이 높은 겁니까?

아니면 영양이 풍부한 겁니까?

<높다>를 쓰고 싶으면, <영양가가 높다>고 해야 하는 거지요?

영양가가 아닌 <영양>을 쓰고 싶으면,

<풍부하다>는 형용사를 써야 제대로 된 한국말이 되는 거지요?

 

"집안의 해충 중에서 바퀴벌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63페이지)."

 

어디가 틀린 건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잘 모르겠지요?

 

집안!

집안이란 한문으로 바꾸면 가문이 됩니다.

그럼, 한 번 한문으로 바꿔서 문장을 써볼까요?

 

"가문의 해충 중에서 바퀴벌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63페이지)."

 

이게 말이 되나요?

말이 안 되지요?

어디가 문제인가?

 

<집안>과 <집 안>!

띄어쓰기 하나지만, 한국어에서는 이걸 잘 해야 합니다.

 

집안 = 가문 = household,

집 안 = in the house!

 

집안은 가족과는 또 다른 뜻입니다.

가족 = family,

집안 = household!

 

문제는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무시하고 일본식 문법을 마구 쓰다보면,

이런 개념 없는 글을 마구 쓴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건 서울대, 고려대를 비롯한 명문대 출신들이 더 심합니다.

어린 애들한테 이런 문장을 가르치면, 말로가 어떻게 된다고 했지요?

생매장!

먼 훗날, 꼬마작가가 생매장 터로 모셔드립니다.

누구를?

 

자, 여기에서 노래 한 곡 들으며 머리 좀 식히고!

Wait For Me - Hall & Oates

http://www.youtube.com/watch?v=tZTCxL-v1x4&feature=fvw

 

이 책은 대강 알만한 곤충에 대해서는 다 소개를 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입니다.

다만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썼습니다.

이게 바로 작가의 재주이고 역량입니다.

그림도 책 내용에 맞게 잘 그린 편입니다.

만화 형식을 빌었는데, 재치있게 잘 그렸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모두 21장으로 구분해서 썼지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도 분명합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곤충도 보호하자!

백과사전을 쓰면서도 이런 메시지도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이게 바로 작가의 능력입니다.

 

"익충과 해충은 사람의 기준에 의해서 정해진 것입니다(49페이지)."

 

"곤충들은 자기가 해충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자손을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요.

사실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곤충들이니까요.

 

사람들은 배고픈 시절에는 메뚜기를 식량으로 생각했다가

요즘에는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으로 취급합니다.

곤충들은 그렇게 줏대없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단지 타고난 본능대로 먹고 사는 것뿐입니다(58-59페이지)."

 

이건 무슨 철학을 얘기하는 것 같지 않나요?

주체를 인간이 아니라 곤충으로 놓고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철학 논술 준비는 이렇게 하는 겁니다.

철학 논술이랍시고 나온 책들, 그냥 다 내다버리면 되는 겁니다.

 

작가는 이런 핵심 철학만을 얘기한 것은 아닙니다.

곤충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서 진화를 얘기한 다음,

곤충을 종류에 따라 분류도 해주고 어떤 식으로 생존을 이어가는지

하나하나 나누어서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게 이야기식이라서 백과사전인지 뭔지 아리송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곤충의 조상은 4억 년 전에 나타난 모뉴라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Monura

 

이때부터 곤충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다가

대강 2억 년 전쯤에 나타난 곤충들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네요.

이런 걸 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화석인데,

곤충을 담고 있는 화석은 바로 호박이랍니다.

호박!

영어로는 amber라고 했지요?

http://en.wikipedia.org/wiki/Amber

 



 



 

이 호박이 유명한 곳은 러시아의 깔리닌그라드!

그 유명한 칸트가 철학 하던 쾨니히스부르크가 지금은 깔리닌그라드입니다.

이 도시가 호박으로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호박은 소나무의 송진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 속에 과거의 곤충 모습이 보존되어 있습니다(10페이지)."

 

여자들 꼬시는데 써먹는 호박이

곤충학자들에게는 이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려!

아무튼 작가 김남길은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서는

독자들을 자기 이야기 속으로 살살 끌고들어갑니다.

옛날에도 알아봤지만, 재주가 뛰어나지요?

 

이렇게 해서 곤충의 역사를 간단하게 얘기한 다음에는

곤충을 다양하게 나누고 묶어줍니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이지요?

백과사전이면 사전답게 좀 지루해야 마땅한 일인데,

"곤충들도 사람처럼 대화를 나눠요.

그런데 곤충마다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답니다.

베짱이와 귀뚜라미처럼 우는 종은 암수가 소리로 대화를 합니다.

"내 짝아, 어디 있니, 베짱!" 하고 울면,

"여기야, 베짱!" 하고 대답을 한답니다(42페이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줍니다.

애들이 좋아할 만해요, 안 해요?

자 그럼, 아래는 농사 짓는 개미 이야기!

 

"아마존에 사는 가위개미는 버섯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삽니다.

이 무리는 턱으로 나뭇잎을 재단하여 창고에 쌓아 둡니다.

나뭇잎을 자르는 솜씨가 일품이라 가위개미라는 애칭이 붙었지요.

조각난 나뭇잎은 습기가 많은 굴 안에서 자연발효의 과정을 거칩니다.

수북이 쌓인 나뭇잎에서 버섯 곰팡이 균이 자라게 되지요.

가위개미들은 1년 내내 그렇게 버섯 농사를 지어서

식량으로 먹어 치운답니다(86-87페이지)."

 

어때요, 재미있지요?

신기하지요?

종이로 집을 짓는 종이말벌 얘기도 나오고,

도자기처럼 흙으로 집을 짓는 호리병벌 얘기도 나옵니다(80-81페이지).

 

http://en.wikipedia.org/wiki/Paper_wasp

 



 

위의 사진이 바로 종이말벌인데, 종이를 주워다가 이런 집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나무를 입에 넣고 자근자근 씹는 모양입니다.

그럼, 나무 안에 있는 종이 성분이 벌의 침과 범벅이 되면서 종이가 생산되는 겁니다.

이 종이말벌들은 이렇게 자기들이 직접 만든 종이를 가지고 집을 짓는 겁니다.

 

이 녀석은 인간으로 치면 완전 몽고족입니다.

자기들이 먹을 것은 직접 생산하지 않고 꿀벌의 집으로 쳐들어가서는

꿀과 함께 꿀벌들을 잡아다가 먹는답니다.

꿀벌은 이렇게 한 번 당하면 쑥대밭이 되는 겁니다.

 

또 위의 사진을 잘 보면, 집 모양이 육각형으로 생겼지요?

요기에 바로 수학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어떤 원리일까요?

 

호리병 벌은 위키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네이버에서는 검색어 <호리병 벌>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벌을 분류해서 설명해주기도 하다가 소금쟁이도 얘기해줍니다.

수상스키를 타는 곤충이지요, 소금쟁이?

http://en.wikipedia.org/wiki/Water_strider

 



 

이 소금쟁이가 수상스키를 탈 수 있는 까닭은

바로 표면장력에 있다네요(89-90페이지).

표면장력!

이것도 그림책을 잘 찾아보면 다 나오는 얘기지요?

http://en.wikipedia.org/wiki/Surface_tension

 



 



 

간단히 말하면, 표면장력이란 바늘이 물에 뜰 수 있도록 하는 힘입니다.

실험 방법:

휴지를 반으로 접어서 물에 띄운 다음, 그 위에 재빨리 바늘을 얹는다.

이때 짧은 시간 안에 휴지는 가라앉고 바늘은 둥둥 뜨게 된다.

 

솔직히 제가 이 실험을 해본 것은 아닙니다.

책에 이렇게 써 있더군요.

한 번 해보세요.

갈릴레이 위인전에서 알게 된 실험 방법입니다.

이 표면장력은 갈릴레이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던 주제였다는데,

소금쟁이는 그냥 생활 속에서 이 원리를 터득한 거네요.

 

아무튼, 오늘 소개하는 김남길의 백과사전은

이런 다양한 얘기들을 초등학생들 수준에 딱 맞게 설명해낸 책입니다.

어때요?

김남길의 책, 예전 명성에 크게 모자람은 없을 것 같지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꼬마작가의 해설이 더 멋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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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우 2012-09-12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넓적배허리놀린재
 
네가 아주 어렸을 때 - 사파리 그림책 003
사라 오리어리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선희 옮김 / 사파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요거 한 10%만 더 세일해주면,  

꼬마작가가 아주 크게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은디,

그렇다고만, 그런 바람이 있다고만 세상에 널리 알려주세요.

제목부터가 그렇지만, <아빠 어렸을 적엔>을 떠올리는 동화지요?

오매나!

세일즈 포인트 좀 보소!

  - Sales Point : 2,743

 

다 죽어서 무덤 앞까지 갔던 책이 팔팔하게 살아나고 있네요, 그려.

아무튼 참, 꼬마작가 대단해?

그래요 안 그래요?

 

오늘 소개하는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먼저, 미리보기 감상.

 

워뗘유?

개미 목에 줄을 매달고 산책을 나갔대, 글쎄!

자기 아들을 체스판의 장기로 썼대, 글쎄!

그 다음 페이지!

자기 아들이 주전자에 들어가서 목욕을 했대, 글쎄!

 

미리보기에 나오지 않는 아빠의 뻥은 계속 이어집니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너는 눈 위에서 자를 썰매처럼 타고 놀았단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넌 숟가락을 쥘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너는 밥그릇 가장자리에 앉아서

아기 새처럼 고개를 숙이고 밥을 콕콕 쪼아 먹었지."

 

막판에 이르면 아빠의 쌩야부리는 극에 이르게 됩니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난 너를 셔츠 주머니 속에 넣어 다니고는 했단다.

너는 작은 머리만 주머니 위로 살짝 내놓고

두 팔을 옷에 기댄 채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지.

사실, 넌 셔츠 주머니를 꽤 뜯어 놓았단다."

 

어때요, 아빠들?

이런 야부리 솜씨는 한 수 배워두면 다 살이 되고 피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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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살았단다 꼬맹이 마음 9
앙드레 부샤르 그림, 뱅상 말론느 글,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부터 아주 웃기지요?

표지 그림은 또 어떻구?

책 크기도 아주 죽입니다.

양장본 | 44쪽 | 376*264mm

제 손이 굉장히 작은 편인데, 376mm라는 세로 길이는 제 손 두 뼘 정도 됩니다.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책 안 읽어주는 아빠들, 이 책으로 버릇 좀 잡으면 됩니다.

순 뻥쟁이 아빠 노릇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잘 나와 있습니다.

미리보기에도 나오지만, 이발소에서 머리를 어떻게 깍았는지를 알 수 있지요?

잡아 뽑았답니다.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강아지 산책을 어떻게 시키는지 그림으로 묘사돼 있지요?

 

진짜 뻥은 이렇게 치는 것이다!

"아빠 어렸을 적에 사람들이 마침내 불을 발견했어.

그와 동시에 구워 먹는 방법까지도 알아냈지."

 

그 다음 페이지는 또 어때요?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 버스를 타고 다녔어."

 

그 뒤로 넘어가서 미리보기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

"아빠 어렸을 적엔 굴뚝이 없었지 뭐야.

그래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아무 데나 마구 던졌어."

 

더 넘어가면!

"그땐 돌이 축구공이었어. 헤딩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했지."

 

좀 더 넘어가서,

"아빠 어렸을 적엔 돌로 음악을 연주했단다.

이게 바로 록 음악의 시작이었지."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있었다고 뻥을 쳤으니

공룡 새끼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논리가 맞지요?

 

"아빠 어렸을 적에도 부활절 달걀은 있었어.

뭐, 그 속에 병아리 대신 새끼 공룡이 들어 있긴 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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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 2010-09-1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게 이게 사람 미치게 하는 책입니다.
자꾸 읽어 달라고 하고 읽을 때마다 배꼽 잡으며 같이 웃어야 하는...
하루에 두번 이상 읽으면 기운없어 한 잠 자고 일어나야 하는 그런 책입니다.

장서진 2011-01-17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모르는데 좀 가르쳐 주세용~~~ㅋㅋㅋㅋ
 
비버 벤이 집을 지었어 - 북아메리카 세계의 야생동물 1
비키이건 지음, 다니엘라 데 루카 그림, 신혜정 옮김 / 다섯수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요 책은 2년 전에 소개돼서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다섯 권짜리 시리즈 중에서 제가 이 책만 광고를 많이 한 탓에 이 책의 세일즈 포인트만 높습니다.

다른 4권은 절판되지 않을까 싶네요.

 

먼저, 알라딘에 가서 미리보기로 그림을 보세요.

그 다음에 제 글을 계속 읽도록 하세요.

 

그림만 딱 보면 뿅들 갑니다.

자연관찰이라고 나온 책들이 얼마나 허접한 지를 잘 보여줄 겁니다.

비버 가족이 물 한가운데에다가 집 짓고 댐 짓는 모습이 잘 나와 있습니다.

이게 아주 단순한 이야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흔히 얘기하는 자연관찰 동화와 다릅니다.

이야기가 없는 자연관찰 (전집) VS 이야기를 통해서 풀어가는 제대로 된 동화!

 

그러면서도 비버의 생활 패턴을 오른쪽 작은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가족 생활, 먹는 것, 비버의 이는 어떻길래 나무를 갉아서 댐을 만들 정도인가,

하는 식의 지식들이 아주 간단하게 설명됩니다.

 

또 비버가 사는 숲에서는 어떤 동물들도 볼 수 있는가 하는 것도 그림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토끼, 다람쥐, 늑대처럼 잘 아는 동물들은 물론이고

날다람쥐, 솔담비, 오소리, 호저처럼 잘 모르는 동물들의 그림도 나옵니다.

이런 동물들이 주로 북아메리카에 사는 녀석들인데,

지도 그림도 아주 시원하게 나와 있습니다.

 

갓난아기 엄마들은 <이런 게 책>이라는 사실을 알라고 권하는 것이고,

대강 첫돌부터 만 5세 정도까지는 꼭 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이의 취향과 맞는지를 잘 생각해서 구입해야 하겠지요.

만 5세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는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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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관찰 일기
클레어 워커 레슬리.찰스 E. 로스 지음, 박현주 옮김, 최재천 감수 / 검둥소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은 자연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하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서 쓴 것인데,

작가는 우리가 잘 아는 척해 줄 수 있는 오듀본 협회의 저명 인사랍니다.

 



 


이 책은 오두본 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이면서 환경 교육자인 저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자연 관찰 일기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자연 세계와 교감하고 이해하는 길을 제시하는 생태 환경 교육서이다. 자연 관찰 일기는 주로 주변 자연 세계를 관찰하고 그에 대한 반응과 감상을 기록하는 것. 관찰이란 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대상들이 내게 스스로 드러내는 바로 그 실체를 감지하는 것이므로 자연 관찰 일기 쓰기는 곧 나의 세계를 넓혀 준다.
 
 
저자는 30권이 넘는 자연 관찰 일기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고백 또는 자랑을 했습니다(14페이지).
이 일기에서 중요한 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쓰는 일이고,
여기에다가 그림!
 
날마다 자연을 관찰하고 일기 쓰는 일을 습관으로 해서
몇 년 동안만 계속한다고 해도 그 사람의 능력은 대단해질 것 같지요?
여기에다가 그림!
 
이 책은 모두 276페이지짜리인데, 그림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게다가 그림이라는 것이 아주 화려한 그림이 아니라
'이렇게는 나도 그리겠다' 싶은 수준으로 보입니다.
미리보기 그림을 한 번 유심히 살펴보세요.
제 말이 심한 과장은 아닐 겁니다. 
 


만만해 보이는 수준의 그림!
초등학생들한테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겁니다.
이렇게 그려도 책으로 출판될 수 있다!
 
또 이렇게 그려도 되는 거라면 어린 아이들도 <자연 관찰 일기>를 쓸 수 있지요?
제 짐작으로는 대강 만 5세쯤부터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림은 아이가 그리고, 엄마는 녹음기를 준비했다가 적어주면 되는 겁니다.
 
그럼, 이 사람이 주장하는 관찰이란 어떤 관찰인가?
철저한 과학과 과학스런 방법에 기초한 관찰!
요게 바로 동양 철학하고는 동떨어진 서양의 사고방식이지요?
그럼, 한 예를 들어볼까요?
 
"기압은 동물의 행동 양식과 활동, 날씨를 발생시키는
기단의 이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달의 모양과 일출과 일몰은 지역신문이나 <늙은 농부의 영감>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을 기록하면 한 달이나 일 년간의 천문학적 순환을 알게 된다(49페이지)."
 
이런 식으로 저자는 일기에 "날짜, 장소, 시간, 날씨, 첫 인상, 풍향, 구름의 형태(48-49페이지)"를 반드시 기록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나침반"도 준비할 것을 충고합니다.
아인슈타인이 5살 때 나침반을 선물로 받고는 굉장히 좋아했다고 했는데,
5살이면 충분할 겁니다.
이런 것으로만 해도 벌써 차원이 다른 일기가 되지요?
 
여기에다가 그림!
다시 한 번 알라딘 미리보기 무대 앞으로! 

 
미리보기를 쭉 넘겨서 맨 끝 38페이지에 나오는 그림을 잘 보세요.
"11월 3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새 두 마리가 물에 놀고 있지요?
중요한 건 물과 물의 색깔!
갖가지 색의 연필로 그냥 막 칠한 것 같지요?
모네 무대 앞으로!
 

 
이 책을 보면 말입니다,
<자연 관찰 일기>에 나오는 그런 모네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리보기로는 나오지 않네요.
간단히 말하면, 빨강, 파랑, 노랑, 연두, 초록, 밤색에다가 검정까지
섞인 듯한 물 색깔은 가을 단풍이 비치고 있는 물을 그린 겁니다.
저자는 그 풍경을 색연필로 장난하듯이 묘사한 겁니다.
 
"일 년 중에서 새들과 동물들이 짝짓는 시기는
날씨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지만
빛의 질과 양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49페이지)."
 
"11월 30일, 화요일
마운트 오번
11시
따뜻해짐 + 맑음
일주일에 햇빛을 11분이나 잃었다.
벌써 일 년 중 334번째 날이다(109페이지)!"
 
이게 과학인가요 예술인가요?
어린 애가 장난하듯이 색연필로 막 칠한 것 같은 예술,
하지만 그 속에 과학을 담아내도록 노력해라!
저자가 주장하는 철학이란 이런 것이라고 할까요?
저자의 철학을 조금만 더 따라가 볼까요?
 
"하늘에 대한 정보를 놓치지 말고 따라잡자
어떤 색깔이 보이는가?
그런 색깔들은 짧은 시간 혹은 긴 시간에 걸쳐 어떻게 바뀌는가?
구름의 형태를 관찰하고 스케치하자.
구름의 모양과 날씨의 변화를 서로 연관시켜 볼 수 있는가?
하늘의 상태는 기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자연적이건 인공적이건 간에 높은 하늘을 보며 관찰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111페이지)?"
 
저자는 과학에 접근하는 기본 태도로 관찰,
그것도 꾸준하고 주의 깊은 관찰을 얘기하는 겁니다.
단순히 자연을 잘 알고 즐기며 보호하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저자는 이런 능력이 쌓이면,
직관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직관력을 향한 창을 내자(260페이지)"
이 능력이 높이기 위한 교사들의 교육 방법론까지 얘기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보고 관찰하도록 고무하는 최선의 방법은
비판적인 논평이 아니라 사려 깊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 곳곳에서 얘기되는 것으로 봐서는 저자인 레슬리의 주장은
지금 미국의 교육 현장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4월 5일 케임브리지 피바디초등학교
호후 1시 30분
얼마 되지 않는, 따뜻하고 햇빛이 밝게 빛난 날 중 하루!
학교 안마당에 2학년생 서른 다섯 명,
도우미 두 명, 교사 한 명과 나,
우리 모두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땅에서 하늘까지 찾아 그렸다(128페이지)."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의 고등학교 명예 생물 교사인 론 시사르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관찰한 것에 대해 일주일간 일기를 쓰도록 한다.
학생들에게는 달력 형식이 가장 수월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82페이지)."
 
"여기 메사추세츠의 윌리엄즈타운에 있는 윌리엄즈대학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날 하루를 그리는 것이었다.
현지 서식지에 더 분명하게 초점을 맞추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과
더 개념적인 작업을 할 때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179페이지)."
 
이런 교육 패턴이 미국에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요?
261페이지에서는 하버드 대학에서 조사한 <이런 교육 방식의 효과>도
소개가 됐는데, 한국 부모들이 좋아할 수치가 나열됐습니다.
역시 명문대는 이런 짓을 잘하는가 봅니다.
"음악 감상에서 37% 높은 점수를, 문학적 재능에서 13% 높은 점수를,
시각 예술적 재능에서는 5%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꼬마작가가 이런 능력이나 재능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경멸하는지 잘들 알고 계시지요?
 
중요한 건 말입니다!
꾸준하게 관찰하고 꾸준하게 그리며 꾸준하게 글을 쓰는 습관입니다.
이 책은 여기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스케치북은 어떤 것으로 하고,
색연필은 어떤 제품을 사는 게 좋은가 하는 것까지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림이란 과학이고, 관찰이란 과학스런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저자의 기본 철학과 그 상세한 방법론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을 겁니다.
이런 뜻에서 교사들께서는 <지금 당장> 구입하라고 촉구하는 것이고,
출판사 사장님께서는 <지금 당장> 세일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모든 부모들의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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