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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윤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5월
평점 :
"페이지2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전 설레임으로 계획했던 일이 틀어지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드는 시가 있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데에는 개개인의 어쩔 수 없는 이유 때문이지만 괜히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씁쓸한 마음을 털어버리고 싶어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이 책을 읽어봤습니다.

책의 제목을 보면 예상되지만 이 책은 윤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예쁜 말'에 대해 다룬 신간에세이입니다. 저자가 직접 겪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갔는데 너무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아 좋은 문장들은 필사하며 읽어봤습니다.
사실 제 주변에는 2030세대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MZ세대를 많이 겪어보진 못했지만 sns를 통해 정말 다양한 삶의 기준와 생각의 차이를 깨닫게되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윤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평소 제 삶의 태도들이 혹시 '꼰대'의 태도는 아닐까 긴장하며 읽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오지랖 넓은 사람은 당신을 아끼고 있다 p.37

평소 저도 주변에서 '그거 오지랖이야.그냥 내버려 둬'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그런데 옛날엔 이런 말을 들으면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았는데, 요즘엔 이 단어가 좀 부정적으로 사용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누군가의 가방이 지퍼가 열려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빨리 알려주곤 했는데, 요즘엔 선뜻 나서게 되지 않더라고요. 이 밖에도 여러가지 예가 있겠지만 제가 베풀었던 작은 선행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불필요하거나 쓸데없는 것, 방해한다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게 요즘 사회적 분위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뭔가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 싶으면 바로 움직이는 태도로 한 평생 살다보니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태도를 제 아이도 자연스럽게 학습되었나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있던 일들을 얘기하다보면 종종 '나처럼 행동했구나'싶은 일들이 있더라고요. 이전엔 너무 나서는 것 같아 적당히 상황을 살피며 무시하기도 해보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젠 그러지 않으려고요. 오지랖 부리는 행동은 언젠가 타인에게 정 많은 아이, 남을 잘 챙겨줄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 할 것 이란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이것이 제 아이만의 장점이 될 것이라는 강한 긍정의 믿음을 갖고 앞으로 아낌없이 칭찬해주기로 했습니다.
상대방을 생각하고, 챙겨주는 관심이 바탕이 되어야 저런 오지랖이 작동합니다. 행동이 될 수도 있고, 작은 말 한마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이고, 행동으로 표현함으로써 삭막하지만 아직은 살만한 따뜻한 세상이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만큼에겐 끊임없이 애정과 사랑을 소소하게 계속해서 표현해야겠습니다. 나는 정 많은 사람이니까요..^^
◆말이 잘 통하는 사람 p.127

PART 2에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표현법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저는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스 푸는 것을 즐겨하는데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선 말을 유창하게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청하는 자세도 중요하단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더라고요. 가족, 친구 혹은 직장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타인의 말을 끊고 제 이야기를 마구 늘어놓는 때를 순간 알아차리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럼 빠르게 머릿속으로 스스로의 태도를 반성하고, 빨리 이야기를 끝내기도 했는데요. 위의 본문의 내용 중에 가슴에 새기고 싶은 문장이 있어 필사해봤습니다.

[본문 P.131]
여기서 필요한 건 이해받고자 하는 욕심을 제거하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순서에 변화를 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해받은 후에 이해해 주기보다, 이해해 준 후에 이해받는 것으로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즉, 말하기 전에 듣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순서 하나 바꾼 것뿐인데 대화할수록 기분 좋은 사람이 된다.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제대로 들을 줄 안다.

대화의 이유는 관계와 상황에 따라 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것의 목적은 무엇일까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해결책이나 나의 의견을 제시하는 대화 습관을 갖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면 상대방의 말을 끊게 될 때가 있는데 타인의 기분을 고려하지 못한 태도라는 것을 떠올렸습니다.이 책의 내용을 통해 앞으로 대화에 임하는 자세, 태도의 목표를 . '제대로 듣기'로 바꿨습니다. 빨리 내 생각을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고,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겠지만 빠르게 솟구치는 비트를 멈추고 호수와 같은 고요함으로 먼저 상대방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순서를 바꿔보는 것이지요. 이런 태도는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했던 저에겐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에 윤설 작가님 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될까'. 내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면 타인에게도 내 마음이 와닿을까, 나의 따뜻함이 전해질까 늘 고민하고 막막했던 머릿속을 맑게 정리해주는 내용의 글들이 가득했습니다.
친하다고 해서 잘못된 내 행동들을 타인이 이해해 줄 것이란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하며, 가족이라고 해서 나의 부정적인 감정까지 다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거나 일부러 내색하지 말아야겠단 반성도 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 어떤 말을 해야 현명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다시 여러번 읽어가며 저뿐만 아니라 제 아이에게도 이 책의 내용을 꼭 실천하여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