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생각놀이 -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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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종종 하는 놀이는 스무고개이다. 어릴 적 스무고개 놀이를 하며 언니와 집에 있는 사물에 대해 힌트를 주고 맞추며 상상의 날개를 폈었다.

수업에 활용하는 여러 방법들은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배워서 바로 적용하지 않으면 곧 잊혀지게 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다보면 좀 더 진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토론 자료로 활용하는 것 외에는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수업 방법들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다. 6개의 장에서 6~8권의 그림책과 수업 적용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책을 바꾸어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

특히 인상 깊은 활동은 줄무늬가 생겼어요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삶, 나아가 나에게 힘이 되는 말을 연결 지으며 관계 속에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가장 모르는 게 나인지도 모른다. 관계 안에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징검다리를 건너라라는 놀이로 풀어냈다.

단지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활동을 바로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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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둘로 갈라진 날 책고래마을 45
이은선 지음 / 책고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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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해 헤어진 동물이 처해진 환경에 적응해 살다가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에 무슨 이야기일지 궁금해졌다.

자연에서 적응해서 살아가는 생명체는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닌다.

더운 지역에서는 체구를 작게 하여 열을 잘 방출할 수 있도록 하고, 추운 지역에서는 몸을 추위에 보호할 수 있도록 털이 더 많이 자라게 변화한다.

같은 동물일지라도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을 지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던 미꾸라지가 열대 지역에 가서 덩치가 너무 커져서 그 지역에 어려움을 겪게 한다는 이야기, 우리나라에 들여온 황소개구리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

세계화가 보편화되며 우리는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 뿐 아니라 여러 동식물이 보다 쉽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기후에 대한 환경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는 책 소개를 보면서 조금은 다른 생각이 들었다.

각자가 달리 처한 상황에서 다르게 변화한 모습, 성격들을 우리는 얼마나 수용하고 있는가.

인간이라는 종이 고원에서, 사막에서, 바닷가에서, 숲에서 살아가는 동안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생활 습관을 갖추어간다.

달라진존재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언어와 종교, 문화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다름이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되짚어 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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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 2022년 볼로냐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그림책향 34
서선정 지음 / 향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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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의 강렬한 어느 날’.

이빨이 달린 파리지옥, 눈알이 튀어나온 식물, 뾰족뾰족 가시 돋은 사마귀. 흰 선과 검은 선의 교차는 여느 날과 다른 날이 될 것이라는 걸 짐작케 한다.

흰 선과 검은 선은 횡단보도.

횡단보도 건너 친구와 마주한 파란 헬맷을 쓴 아이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짐작이라도 한 듯 친구에게 말을 건넨다.

구불구불하게 혹은 물을 떨쳐내는 빨래처럼, 혹은 뾰족한 가시를 감싸는 빨판......

상상의 세계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아니 풍선을 타고 날아간다.

드디어 친구와 마주한 곳에서 우리의 세계는 여러 시간과 공간 속의 하나임을 알게 된다.

친구와 나란히 서서 여러 세계를 보며 그럼 이제 신나게 놀아볼까?” 하는 말은

마치 세계를 향한 첫 걸음에 선 듯한다.

다시 횡단보도.

흰 선과 검은 선의 교차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길인 것 같다. 몽글몽글 피어나는 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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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 시민의식과 민주적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그림책 수업의 힘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맘에드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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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존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지 의문이 들었다. 

일상에서 민주적인 문제 해결보다 큰 담론으로서 민주시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는데, 저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이 학교 일상에서 민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가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이 서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며 자발적으로 깊이 있게 탐구하는 동안 어느새 스스로 깨닫는, 즉 퍼실리테이션이 역동적으로 일어나게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P.7

커다란 주제인 '인권, 자유, 평등, 평화, 다양성, 사회적소수자, 연대, 사회참여, 환경, 윤리적 소비, 미디어 리터러시, 민주주의와 선거'는 당위적으로 허구적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로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계기교육의 구호는 무엇을 남겼는가? 아이들에게 행복할 권리와 안전, 사회적 정의를 남겼는가? 오히려 거센 담론 속에서 '배 타기 무서워. 가라앉을지도 모르잖아.' 라는 거부감을 남겼는지도 모른다. 

소소하게 일상으로 스미는 교육, 부드럽고도 다정하게 다가가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더 힘있는 교육임에도, 급한 마음에 서두르고 구호를 남기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이 책의 힘은 다양한 방식의 수업 방법을 통해 일상 속에서 부드럽게 다가간다는 점이다. 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 가까운 곳의 이야기라는 것을 통해 '나'의 이야기가 되어 생각의 고리를 이어가게 한다. 

어쩌면 민주시민교육이라기 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아주 작은 걸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그 걸음이 결코 작지 않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옆에 한 사람씩 손을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작기에 함께할 힘을 모을 수 있고, 그 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다가간다. 

거대한 구호가 아니라 삶의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야기 나눠봄직한 주제들을 편안하게 풀어내 주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일상에서 민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가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이 서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며 자발적으로 깊이 있게 탐구하는 동안 어느새 스스로 깨닫는, 즉 퍼실리테이션이 역동적으로 일어나게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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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리에게 변혁의 길을 묻다 - 파울루 프레이리 교육학의 사상적 뿌리,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심성보 지음 / 살림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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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리에게 변혁의 길을 묻다

심성보

 

바람이 서늘해지는 11월 초, 제천 간디학교에 갔다. 이병곤 교장선생님은 심성보교수님 북콘서트에 토론자로 참여해야 한다며 서둘러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이병곤선생님에게 인사를 건네고 심성보 교수님의 근저를 검색했다. <프레이리에게 변혁의 길을 묻다>. 초록 바탕 위에 프레이리변혁이 눈에 들어왔다. 페다고지를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진보 교육이니 보수 교육이니 죽은 교육이니 살아있는 교육이니 하는 말들이 나에게서 모두 튕겨 나가기만 했다. 너무나 행복한 학교생활이었다고, 그래서 입시 블랙홀에 빠진, 경쟁이라는 말로 교육을 말해 버리면 나의 행복한 학창시절이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로 거슬러 올라가 루소와 페스탈로치, 부버, 로저스, 프롬, 라캉, 푸코, 듀이, 프레네, 하버마스, 코르차크, 비고츠키, 랑시에르, 일리치, 그람시, 게바라에 이르는 교육자와 철학자를 프레이리와 연결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프레이리 교육학의 사상적 뿌리는 저 멀리 고대 아테네까지 갔지만, 관통하는 한 가지는 앎을 실천하고, 배움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머물러있지 않고,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각자가 지닌 배움의 의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배움을 조직하고 앎과 행이 일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었다.

 

학교에 교사로 섰을 때, 약간의 자만심과 우쭐함 그리고 아이들도 나와 같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며 학교라는 공간은 견디기 싫은 그래서 자꾸 도망가고픈 곳이 되어버렸다. 그제야 학교 안의 아이들이, 학교를 지배하는 시스템이, 학교 안의 교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진보 교육, 학습자 중심 교육을 읊조리던 기억을 떠올리며 어렴풋이 답답함의 근원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대학 시절, 일주일의 고단을 녹여내 주었던 건 무한도전이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던 구성원들의 행동이 연출된 것이기에 안타까워하면서도 흔쾌히 웃었다. 그 잔인함이 학교에, 교실에서 아이들이 연출이 아닌 실제의 삶에 투영되어 가는 것을 보며 씁쓸해하던 기억이 난다. “얘들아, 저건 연출이야. 쟤네가 카메라 밖에선 얼마나 돈독한지 알아?” 하며 함께 잘 사는 삶을 말로 내뱉는 순간 싸늘하게 식어버린 교실의 공기를 느꼈다. 지루하게 박제되어 버린 말은 교과서 안에 갇혀버린 글자처럼 책장에 갇혀서 더 단단하게 굳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삶과 멀어지는 배움, 지금 우리의 배움에는 무엇이 있는가? 아이들도 사라지고, 교사도 소멸되어 가는 공간에서 배움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너무 멀리 와 버려 닿을 듯 닿지 않는 배움 앞에서 무엇을 교육이라 할 수 있을까?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금은 가까이 닿을 수 있는 배움이 무엇인지, 배움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주는 힘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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