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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 ㅣ 도넛문고 8
이재문 지음 / 다른 / 2024년 2월
평점 :
마녀 아틀리에를 읽고
내가 저주의 마법을 부리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면?
아빠와 둘이 살고 있는 은서는 백반증으로 인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자신감을 잃고 있다. 우연히 자신에게 불쾌함을 초래한 친구들이 곤경에 처하는 사건들을 겪으면서 자신이 저주를 내리는 힘이 있다고 믿게 된다.
학교 앞에서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마녀할머니가 아틀리에에 낙서한 범인을 찾으러 온 날 지각을 하여 선생님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그로 인해 마녀할머니의 심부름을 하게 된다.
은서는 저주를 풀기 위해 마녀 할머니의 제자가 되기로 한다. 마녀 수업을 한다지만, 어쩌면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삶을 존재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하람은 허언증이 있어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다. 하람이 허언증을 갖게 된 것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일진 가까이 있으면 힘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형편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힘 있는 자에게 굴복하고 마는 모습을 보였다.
일진 일당이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세탁소를 부수러 가자고 했을 때에도,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세탁소임에도 일진 무리에서 쫓겨날까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일진의 무리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하람을 놀리자 그제야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인식하게 된다. 그 뒤로 일진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틀리에를 찾아가며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아 간다.
숨기고 싶은 비밀을 들추어 내다.
서윤은 호기심이 강하고, 특별한 편견을 지니고 있지 않다. 일진의 우두머리였던 도준은 서윤네 가족과 가까이 지내던 사이였다. 서윤과 도준도 가까이 지냈지만, 도준은 어느날부터 변해가기 시작했다. 도준은 부모의 기대를 일부러 저버리기 위해 엉망인 생활을 하고, 도준의 부모는 권력으로 도준의 잘못을 무마한다. 그런 도준을 꼼짝 못하게 하는 건 서윤이다. 서윤은 백반증으로 친구가 없는 은서에게도 거리낌 없이 다가가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유전병이 있던 쌍둥이 오빠의 존재를 은서에게 들킨 뒤로 은서에게 한없이 냉랭하기만 하다. 서윤에게 오빠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 서윤은 오빠의 병으로 인해 가족을 잃어간다. 가족과 어떤 교류도 이루지 못하는 서윤 또한 하루하루의 삶이 무채색으로 변해간다.
서윤이 도준 무리와 함께 있다가 아틀리에의 문고리를 잡았다가 피부병에 걸리게 되고, 그것을 알게 된 은서는 서윤을 돕고자 한다. 물론 마녀 할머니의 심부름이었지만, 은서는 서윤의 이름 모를 피부병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그러는 사이 은서, 하람, 서윤은 아틀리에에 모이게 된다. 아틀리에는 이들 셋이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삶의 문제와 직면하게 한다. 자신감의 부족이든, 과시의 허세든, 감추고 싶은 비밀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든.
어쩌면 마녀 할머니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꿰뚫어보고 해결해주는 마법사가 아닐까.
민희 선생님은 아이들 곁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존재다. 마음의 병을 지닌 아이들을 찾아 어리숙한 척 다가가 문제를 직면하도록 돕는다.
소설 속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민희 선생님이 발굴해 내는 아이들의 문제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이런 어른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전학을 가게 된 도준은 제대로 된 어른의 우산없이 어디선가 비를 맞으며 방황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