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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 사계절 1318 문고 143
캐럴 마타스 지음, 김다봄 옮김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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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는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들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마타스는 미래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복잡성과 미스터리를 탐구하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과학과 윤리, 인간 본성에 대한 복잡한 문제를 생각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캐럴 마타스의 "미란다 복제하기"는 윤리적인 고뇌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담은 작품이다.아이를 뇌 종양으로 잃은 부모가 유전자 복제를 통해 새로운 아이, 미란다를 얻게 된다. 미란다가 고등학생이 되어 뇌종양이 발발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란다는 자신이 복제된 존재임을 깨닫게 되면서 고뇌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정말 이기적인 짓이었어. 제시카의 죽음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았어야 해. 그건 제시카와 제시카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었어. 두 분 자신을 위해서지. 두 분이 미워. 398쪽

이 소설은 인간 복제라는 과학적 혁명과 함께 인간 본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란다는 자신이 복제된 존재임을 깨닫게 되면서 인간의 정체성과 자아에 대해 질문을 제기한다. 자신도 대체된 어떠한 존재이며, 자신을 위해 대체될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혼란은 더욱 깊어진다. 그러나 성격은 모두가 다르다. 어떠한 환경에서 성장하는가에 따라 인간은 달리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어른이 된 후에도 인생이 그렇게 쉽지는 않단다. ----- 두 사람이 모든 면에서 똑같았는데도 말이야. 같은 방식으로 자라고, 같은 걸 먹고, 같은 활동을 했는데도. 지금까지도 왜 한 사람만 암에 걸렸는지 설명할 수 없어. 인생은 곧게 뻗은 길이 아니야. 만약 그랬다면, 글쎄, 우리 모두 어디로 향해 가는지 다 알 수 있겠지.     323쪽


마타스는 이야기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내면 간의 갈등을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은 고찰을 유도한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정의하고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관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 너희를 대체할 자식은 없어. 앞으로도 그럴거야. 460쪽 


더불어 자유 의지를 통해 ‘선택’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어떠한 삶을 살아갈 지에 대해 우리는 ‘선택’하는 존재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예정된 운명을 벗어나도록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의지이자 선택이었다. 

우리 선택의 50%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환경의 영향은 10%다. 그런 남은 40%는? 우리의 자유 의지가 결정한다. 나 자신이 그저 멀린 박사가 만들어 낸 꼭두각시처럼 느껴지던 당시에는 별로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글쎄. 지금은 믿는 수밖에 새악ㄱ지도 않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아니면 우리가 박사가 예상하지 못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309쪽
미란다 언니는 좋은 언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언니가 복제인간이라고 그렇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언니가 제 목숨을 구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언니는 영웅이에요.  -462쪽


과학의 혁명적 발전 속에서도 결국, 인간은  ‘선택’하는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으며, 자유의지는 인간적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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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울다 - 제주 4·3,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 근현대사 100년 동화
윤소희 지음, 배중열 그림 / 풀빛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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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을 만난 건 2018년 평화연수 기행에서였다. 여행지로만 기억되었던 아름다운 제주의 속살을 만난 날 하염없이 울었다. 비극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된 날이었다. 무지가 만들어 낸 철없음을 반성하며 울고 또 울었다. 이유도 모른 채 삶을 마감해야 했던 많은 이들의 삶 앞에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억울함을 알리고 이제라도 올바른 길을 찾아가야 겠다고 말이다. 


그러나 학생들 앞에서 4.3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세월호, 이태원 사건, 채상병의 사건을 마주하며 학생들에게 슬픔과 비극이 아닌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세월호 이후 수많은 계기 교육을 통해 배를 타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했으니까. 


제주의 4.3은 해방 이후 외로운 섬 제주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정치적인 사건을 통해 국가의 역할에 대한 조명과 이해가 앞섰다면 ‘동백꽃, 울다’에서는 4.3을 겪은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센터에서 그림 그리기 수업을 통해 옛 기억을 그려내는 왕할망의 이야기는 색을 잃어버린 사람이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고, 옛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스스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제주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역사적 비극이자,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왕할망에게 그림을 권하는 손주와 왕할망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아픔을 어루만지는 손주는 어쩌면 너무나 빠른 세대의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과거의 성찰 어딘가에서 붉은 동백꽃 한 송이가 빼꼼 봉오리를 맺고 있다. 언젠가는 피어날, 또다시 언젠가는 지게 될 동백이 올바른 순간들을 만나게 되길 희망하는 동화. 동백꽃,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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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을 만난 건 2018년 평화연수 기행에서였다. 여행지로만 기억되었던 아름다운 제주의 속살을 만난 날 하염없이 울었다. 비극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된 날이었다. 무지가 만들어 낸 철없음을 반성하며 울고 또 울었다. 이유도 모른 채 삶을 마감해야 했던 많은 이들의 삶 앞에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억울함을 알리고 이제라도 올바른 길을 찾아가야 겠다고 말이다. 


그러나 학생들 앞에서 4.3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세월호, 이태원 사건, 채상병의 사건을 마주하며 학생들에게 슬픔과 비극이 아닌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세월호 이후 수많은 계기 교육을 통해 배를 타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했으니까. 


제주의 4.3은 해방 이후 외로운 섬 제주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정치적인 사건을 통해 국가의 역할에 대한 조명과 이해가 앞섰다면 ‘동백꽃, 울다’에서는 4.3을 겪은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센터에서 그림 그리기 수업을 통해 옛 기억을 그려내는 왕할망의 이야기는 색을 잃어버린 사람이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고, 옛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스스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제주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역사적 비극이자,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왕할망에게 그림을 권하는 손주와 왕할망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아픔을 어루만지는 손주는 어쩌면 너무나 빠른 세대의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과거의 성찰 어딘가에서 붉은 동백꽃 한 송이가 빼꼼 봉오리를 맺고 있다. 언젠가는 피어날, 또다시 언젠가는 지게 될 동백이 올바른 순간들을 만나게 되길 희망하는 동화. 동백꽃,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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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의 은유 - 윤슬빛 소설집 꿈꾸는돌 38
윤슬빛 지음 / 돌베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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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승섭은 '장애의 역사'에서 살아가면서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면 사회적 권력을 지니는 것이라고 말한다. 낯선 타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불편한 시선, 불편한 환경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우리'라는 말로 결집력이 강한 사회이다. '우리'에 소속될 때에는 몰랐던 이야기들은 '우리'의 틀을 벗어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배제의 힘이 작동한다.

윤슬빛 작가의 '플랜 B의 은유'는 사회적 소수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섬세한 심리를 다루고 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도 전에 사회적 편견과 개인들의 편견과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마냥 낙관적이지도 마냥 어둡지도 않게 그려내면서 한 존재로서 단단하게 살아갈 힘을 길러주고 있다.

어쩌면 개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는 소수자성을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존재로서의 귀중함을 알려주는 듯 하다.

인간의 존재함은 차이를 통해 드러난다. 그러나 전체성에 익숙해있던 우리의 사회에서 차이는 차별의 다른 이름으로 발현된다. 인간의 존재함은 차이를 다름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들을 고립되거나 차별로 느끼지 않도록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케 한다.

삶이라는 근본적인 의미와 존재로써 살아감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여자친구가 생긴 건 내가 아니라 우리 엄마라고 말해 주려다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긴장이 풀려서일까. 나도 모르게 거르지 않은 말이 툭 튀어나왔다.

"야, 넌 내가 남자 좋아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

"헉, 설마 나냐?"

"너겠냐?"

.........

"네 맘이 중요하지 내 맘이 왜 중요한데." 하고 덧붙였다.

18쪽 플랜B의 은유 중

그 모든 계획들이 실패하더라도 일상은 또 다른 반짝이는 순간들로 채워진다는 것. 은유는 이미 오래 전에 그걸 배운 것 같았다.

29쪽

여기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집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아님 다른 곳으로 또 떠나거나, 다들 뭔가를 잊기 위해 떠나는 걸까?

어떤 건 잊고 어떤 건 잊지 않으려고 떠나는 게 아닐가? 다 잊어버리면 좀 슬프니까.



너는 무엇을 잊고 싶었어? 무엇을 잊지 않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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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날 메모리 도넛문고 9
민경혜 지음 / 다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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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은 인간이 살아갈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핍이 오래 지속되거나 극단적이면 몸과 마음은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만난 메모리에서 교복 입은 두 소녀의 묘한 눈빛의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수줍은 듯 주변을 살피는 단발의 소녀에게서 느껴지는 단단한 온화함, 머리띠 소녀의 앙 다문 입과 부러운 듯 힘을 준 눈빛이 손을 통해 거울 속의 자신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체린과 아라는 어릴 때부터 친했지만 아빠의 부재를 경험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부재를 서로 달리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두 인물은 관계 맺는 다는 것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결국 오해와 상황으로 인해 멀어진 관계는 체린이 유명 연예인이 되면서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아라는 체린의 존재만으로도 힘겨워 하는 시간을 보내고, 체린은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인한 심리적 허기 속에서 진정한 화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어른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아라의 엄마는 아라에게 관심을 갖고 있지만, 온전한 가족 관계를 이루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아라의 눈치를 보며 아라에게 해야할 말들을 하지 못한다. 수많은 사회적 압박 속에서 때에 맞는 말과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건 어른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라는 이름을 지워갈 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외계 생명체를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이 만들어낸 외계 생명체는 어쩌면 우리 안에 존재하는 관계 맺음의 욕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4쪽

다만 한 선생은 최근 아라에게서 극심한 불안과 분노의 파동을 느꼈다. 한 선생이 직접 아라를 스캐닝해 문제점을 알아내고 해결책을 강구할 수도 있었지만 지구인의 생활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었다. 한 선생은 고민 끝에 은경에게 아라의 상태를 에둘러 전하기로 한 것이었다 .지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차마 못 본척 눈감을 수 없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지구의 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들의 부몽조차도 자녀에게 무심한 경우가 많았다. 한 선생의 눈에는 이 어린 학생들이 늘 위태로워 보였다. - P14

한 번 떼굴떼굴 굴러간 버스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체린은 그 커다란 버스가 무서웠다. 그래서 버스를 탈 수 없었다. 그저 그럿게 자신의 앞에서 멈췄다가 또다시 돌아가는 커다란 버스 바퀴의 숫자를 세고 또 세었을 뿐이었다. 어스름이 깔릴 무렵 엄마가 자신을 찾았을 때 체린은 또다시 엄마가 잡아끄는 그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렇게 기억 속에서 할머니를 지워 버렸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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