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제3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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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 머리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원판이 떠오른다’가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만질 수도 없고 과학으로도 검증할 수 없는 원판, 즉 ‘수레바퀴’는 인간의 정수리에서 50센티가량 떠올라 있으며, 정의를 상징하는 청색과 부덕을 상징하는 적색 영역으로 이분된다.


개개인의 청색 영역 비율은 어느 나라에서든 평균적으로 65퍼센트 전후고, 주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사람조차 70퍼센트를 넘기 어렵다. 두 영역의 비율은 삶의 행적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일전에 읽다가 덮었던 책이다. 독서모임 선정도서이기에 다시 읽기 시작했지만, 저자가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집중이 안 된다. 이유를 생각해봤더니 공감이 어려운 문장이 나열되어 있어서이다. 예를 들면, '덕분에 수레바퀴 출현은 진짜 바퀴의 발명만큼이나 세계를 바꾸어 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옥에 갈 확률을 낮추기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고….' 같은 문장이다.


전반부에서 공감이 안 되는 몇 문장을 만나다 보니 집중이 되지 않았고,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소설이라고 나를 설득하면서 책장을 넘기다가 나중에는 과감히 책장을 덮었다. 책을 샀다고 해서 억지로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독서모임 전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다시 책을 펴서 꾸역꾸역 끝까지 읽었으나, 특별한 느낌은 없었고, 과대평가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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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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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간이 이전에 비해 산만해진 것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인의 실패가 아닌 현대 사회의 비만율의 증가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식품 공급 체계와 생활 방식의 변화가 비만율 증가를 만든 것처럼, 집중력 위기의 광범위한 증가도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과 같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는 단순히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테크기업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라고 본다. 집중력 위기에는 수면의 부족, 독서의 붕괴, 테크 기업들의 주의력 조종과 약탈 등 12가지 원인이 작용하고, 집중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한다.


공감이 가는 부분으로 이대로 손을 놓고 있다가 인류는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IT기기의 화면을 볼 때 거대 테크기업은 돈을 번다. 오래 머물면 머물 수록 기업의 수익은 증가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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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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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소년


청각질환을 앓고 있는 성제성은 청각과 관련된 질환을 세 개나 가지고 있어, 모든 소리도 듣고,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 공간이 좁아지는 환상을 겪는다. 제성은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고, 이들은 쉽게 부서지는 속성이 있기에 '비스킷'이라 부른다. 


주인공 성제는 동네 친구들과 비밀기지 '아지트'에 모여 놀기도 하면서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비스킷'이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그러다 이모집에서 우연히 듣게 된 "배, 고, 파"라는 소리로 인해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던 한 소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친구들과 힘을 합하여 소녀를 구해낸다.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


저자 자신의 고뇌에서 출발한 소설로, 대학교 1학년 때 존재감이 없다는 말을 처음 듣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존재감이 없어도 나쁘지만은 않고, 고민을 잊을 만큼 재미를 느끼는 소설이면 좋겠으며, 고민 해결 실마리를 이 책에서 찾으면 더 좋겠다고 한다.


부모의 학대, 친구들의 무시 등으로 자존감을 잃게 되면, 존재감이 사라져서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그리고 왕따, 학폭, 아동학대, 신경전문정신치료센터 같은 단어가 등장하여 '차별'과 '소외된 사람' 그리고 '존재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주변을 둘러보면 있는 듯 마는 듯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 서투르며, 가능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몸을 웅크리는 사람들도 있다. 건드리면 비스킷처럼 바스러질 것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소설로,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읽어도 괜찮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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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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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존재하는 빌런


나와 번번히 부딪히는 사람이 직장에 있고, 그 사람이 내 업무와 관련이 깊다면 직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피하기는 어렵다. 시시 때때 심리적 방어선을 무시하는 오피스 빌런은 어느 회사에도 한 명 이상은 있다. 그리고 이런 타입의 빌런은 회사 뿐만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존재한다. 


이 책은 내 마음을 돌보면서 빌런과 심리 대화를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유형별로 빌런을 분류하고 각각에 효과적인 대처 방법을 소개하면서 평소에 진료를 보는 환자에게서 효과를 봤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10가지 행동 습관


1.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애초에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2. 만만하게 보이지 마라. 호시탐탐 먹잇감을 찾는 빌런들의 표적이 된다.

3. 나의 직감을 믿어라. 뭔지 모르게 불편한 사람은 일단 거리를 둬라.

4.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내가 상처받지 않는 것이다.

5. 내 탓을 하지 마라. 내가 예민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이상한 것이다.

6.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하라.

7. 애써 싹싹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

8. 말로 하는 대화보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활용한다.

9. 지적하거나 조언하지 마라. 오히려 반발하기 쉽다.

10.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지 않아도 된다. 맞지 않는 사람과 친하게 지낼 필요 없다.



덜 상처받고 살려면 뭐든 해보자


'나'를 힘들게 하는 '성가신 사람'의 심리적 배경을 파악하고, 내 생각과 행동을 조금만 바꾸라고 권하지만, 사실 '나'를 바꾸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나'를 지키려면,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려면, 내 마음을 보살피려면 그냥 감내하기보다는 뭐든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이 책에 나와있는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10가지 행동 습관'을 처음부터 전부 시도하기 어려워도 하나씩 적용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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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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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계에서 허용된 시간 만큼만 머물 수 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마르코 폴로처럼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여행하는 것에 가깝다. 우선은 그들이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 처음 방문하는 그 낯선 세계에서 나는 허용된 시간 만큼만 머물 수 있다. 그들이 '때가 되었다'고 말하면 나는 떠나야 한다. 더 머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또 다시 낯선 인물들로 가득한 세계를 찾아 방랑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p.62~63, <상처를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여행은 떠날 때부터 장소와 기간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거주와는 다른 개념이다. 물론 형편이 허락한다면 장소가 추가 되거나 줄어들거나 바뀔 수도 있다. 기간 또한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출발점으로 언젠가는 돌아오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 기간 동안은 화려한 도시 또는 작은 동네를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며 즐길 수 있지만, 언젠가는 떠나온 장소로 돌아와야 한다. 즉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 여행이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허용된 시간 만큼 살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이 첫사랑만큼 애틋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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