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겨울 에디션)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참 나답지 않게 많은 것에 여유로워하고 감사하며 만족하는 습관이 생겼다.

늘 불만이 가득하고 늘 비교하고 혼자서 복닥복닥 속 끓이는 일도 많았는데...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제는 조금씩 인간관계의 숲이 보이는 듯도 하다.

그 중에서 유독 이런 나의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을 고르라면

요즘 내가 읽는 책들에 있는 것 같다.


늘 육아서, 자녀교육서, 자기개발서를 읽으며 나를 채찍질하고

왜 책처럼 되지 않는지 계획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나를 참으로 많이도 미워했었나보다.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이런 책들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나를 무단히도 단련시키려고 노력했다.

에세이? 그런건 시간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읽는 책이라고 단정지어 놓고

그쪽으로는 대형서점에가서도 눈 길 한 번 준 적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들고 다니는 가방에 늘 에세이가 들어있다.

에세이를 읽는 순간 만큼은 누군가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고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위로해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에 대해 눈 높이를 낮추고 순간순간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요즘은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로 유명한 조유미 작가의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를 읽고 있다.

 

 

 

 

살다보면 사람마다 비슷한 경험의 순간이 있고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할텐데...

어쩜 사람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지...

콕 찍어낸 내 감정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된다.

 

 

 

 

주로 내가 책을 읽는 시간대는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인데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주기도 한다.

" 빨리 일어나야 하는데 더 자고 싶은 나, 그만 먹어야 하는 나와 더 먹고 싶은 나,

공부해야 하는 나와 쉬고 싶은 나, 화를 내고 싶은 나와 참아야 하는 나,

그만두고 싶은 나와 버텨야 하는 나....

내가 싸워야 하는 상대는 남이 아니라 매 순간의 나였다."


그냥 이 문장을 보자 마자 큰 녀석이 떠올랐고

내 옆에서 나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아이에게 이 부분의 내용을 끝까지 읽어주었다.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으려나??


예전에는 악착같이 앞만 보며 뛰라고 옆과 뒤는 쳐다보지 말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기계처럼 습관적으로 앞만 보며 안간힘을 쓰는 아이가 안쓰럽다.

자꾸 쉬어가라고 뒤에서 걸어가도 된다고 아이를 붙잡는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든 걸까? 맨 앞에 서서 달려도 아마 너는 불안하겠지....

내가 지금의 내 모습과 타협하고 만족하는것처럼 너도 지금의 너를 사랑하길~~


 

 

 

 

글도 참 좋지만 책 속에 담겨진 그림도 참 좋다.

화보집 하나 장만해서 두고 두고 들쳐보고 싶을만큼....

때로는 풍경속의 뒷모습이 내 모습인양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인간관계인데

그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서운해하고 속상해한다.

내가 그렇듯 상대도 나에게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을까?

기대했던 인간관계가 어긋날때마다 상대를 원망하는 맘이 컸던 나는

이제서야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상대도 좋은 사람으로 남는다는 생각을

왜 그동안은 하지 못했을까?

 

 

 

살다보면 노력한다고 모든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그러면 늘 포기가 쉬웠던 나는 늘 지름길만 찾아다녔던 것 같다.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멀다고 가기도 전에 포기했겠지...

하지만 한계가 실패가 아니라는 말~

열심히 미로 출구를 향해 가고 있으니 나는 지금 열심이 노력중이고

매일매일 잘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때 마냥 그사 람의 편이 되어서

무턱대로 위로를 하려한다.

그냥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한다는 눈빛만으로도 충분했을텐데...

투명문장카드로 구분짓고 보니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를 참 잘 모르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내 자신이라는 말은 거짓.

나도  모르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해주고 다독여준다.


머리가 복잡할 때 뭔가를 정리하고 싶을때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고 싶을때

이 책을 꺼내서 읽어본다.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지만 내 마음에 담고 싶은 구절이 바닥날때까지

아마 열심히 읽고 또 읽을 것 같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재주가 있지만 이렇게 글로 마음을 위로해주는 그 재주가 무척이나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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