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칵테일, 러브, 좀비 안전가옥 쇼-트 2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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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네편의 단편은 피가 튀고 살점이 뜯기고 목에는 칼이 꽂히고. . . . 어질어질한데...

오랜만에 쫄깃한 몰입감!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마지막에 실린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그 옛날 일반판과 감독판 버전의 결말이 달라 충격을 선사했던 영화 <나비효과>가 떠올랐다.

과거를 바꾸기 위해 수차례 시간여행을 하고,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행동들이 미래의 자신이 과거로 돌아갔을 때 했었던 행동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기억에 없던 아버지를 정신병원에 가서 만났을 때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고 시도한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시간여행자는 나만이 아니었다, 아버지 역시).

결국 과거를 수정하는 것만으로 미래가 자신이 원하는 결대로 바뀌지 않음을 깨닫게 된 그가 결국 연인과 친구를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가 인연의 끈을 자르는 것을 선택했던 것.

일반판의 결말은 순한 맛이었으나, 감독판의 결말은 매운 맛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수작.

그 수작을 떠올리게 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읽으면서 영상을 보는 듯 했다.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가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된 순간.

어머니를 살리고자 했던 행동들이 안겨준 트라우마.

세번의 시간여행 기회. 어머니와 아들. 엇갈린 선택.

그리고 악마의 속삭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른 세 개의 단편 모두 주제를 담고 있다.

가스라이팅, 귀신들의 자아 찾기, 가부장제 벗어나기 등

짧은 이야기임에도 읽고나면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던 소설.

그런데

도대체 ‘러브‘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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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펀딩 마지막날 신청했다.
어제 수령했고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완독했다.

그리고.

응? 내가 방금 뭘 읽은거지?
분명 짧은 분량인데.

리뷰하기가 어렵다는 세평이 맞다.
이걸 어떻게 리뷰하냐고.

이슬아 작가님이 쓰신 ‘추천의 말‘ 중 일부를 발췌한 이 책의 뒷표지에 실린 문장이 전체적인 감상을 대변한다.

˝사랑은 사실 세 사람이 하는 것 아닐까. 당신과 나. 그리고 이 둘을 지켜보는 또 다른 나. 아니 에르노는 이 응시에 관한 대가다. 아니 에르노로부터 시선의 권위를 배운다.˝

그녀는 내밀한 기억을 다시 한번 꺼내놓는다. <여자아이 기억>에서의 서툴고 애잔한 소녀가 아니라 시간의 권위를 빌려 어린 연인과의 부족한 생활도 여유있게 즐길 줄 아는 성숙한 여인의 관점에서.

감탄하면서 읽었던 문장이 있다.
˝그는 나를 내 세대에서 빼내주었지만, 나는 그와 같은 세대에 속할 수는 없었다.˝ 19쪽

서른 살 가까이 차이나는 연인이 길에서 지인들을 만났을 때 그와 거리를 두고 있던 아니 에르노가 연인과 지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액자 속 그림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듯한 표현이다.

번역본 30여 페이지, 원문 수록,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추천의 말.
적은 분량이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아니 에르노의 전작들을 건널 징검다리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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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 러시아 전쟁으로 도래할 뜻밖의 미래와 한국의 생존 전략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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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미중패권전쟁과세계경제시나리오 #최윤식 #김영사 #김영사서포터즈16기 #사회과학 #미래예측 #세계경제 #미중러 #도서협찬 #책스타그램

냉전 종식 이후 더 이상 전면전은 없다고 여겨져왔으나, 그 믿음은 뿌리 없는 허상임이 밝혀졌다.
전면전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물리력을 동원한 전쟁 없이도 세계는 상시적인 무역전쟁 속에 있었다. 군사력에서 경제력으로 우위를 정하는 척도가 옮겨간 것이다.
자원 전쟁이란 말도 사용되는 듯 하다.
전쟁은 수면 아래에서 보이지 않던 문제들을 물 밖으로 끌어내었다.

미중 양강에 러시아가 끼어들 가능성.
걍대국 사이에 끼어있어 노련한 정책운용이 필요한 우리나라이기에 미중패권 전쟁과 후속 전개과정에 대한 시나리오 마련이 필요하다.

전에 읽었던 일본의 시나리오는 통일한국에 대해서도 가정하고 전망한 내용이 있어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옛 소련의 실패 경험을 갖고 있는 러시아의 가세로 시나리오의 한 축이 추가되었다. 필자의 말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에 있을지 모르지만 불가능의 정도를 줄이는 것은 대응하기에 따라서 가능할 수 있으니 주변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 현재 주요국들은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 행위보다는 자국의 생존을 가장 우선에 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러시아, 유럽,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한국, 일본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국가의 이익과 생존이 일류 전체의 공존과 총합의 극대화보다 우선한다. 심지어 자신들의 이념이나 가치보다 더 중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절대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다. 수시로 변한다. 동맹과 배신의 관계도 수시로 바뀐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그 결과를 예측하는 데는 진화게임 모델이 유용하다.

- 어느때보다 실리적인 외교의 중요성이 크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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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 - 장애, 세상을 재설계하다
사라 헨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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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이 말한 '희망의 이유'가 여기 있었다.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사람들의 선의를 확인할 때.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
상대방의 웃음을 확인할 때.
대가를 바라지 않은 도움.

감히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해하는 시늉은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능력 중 하나가 아닐까?
의사전달과 협력. 그리고 공감.

장애 연구 중 사회적 모델에 주목한다.
"장애의 사회적 모델에서는 시나리오가 몸에서 주변으로 확장된다. 거기에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든 몸이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가능 또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도구, 시설물, 교실, 보도 그리고 인간의 번영을 이루는 제도와 경제라는 더 큰 구조가 포함된다. 사회적 모델에서 장애를 살아 있는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몸의 조건과 세상의 형태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장애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의 문제이다."
31쪽

그리고 이어지는 각 챕터 - 팔과 다리, 의자, 방, 거리, 시계- 를 읽다보면 디자인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을 보게 된다.

거리, 시계를 다룬 부분은 예상치 못한 개념에 당황하게 된다.

창의성.
아직 AI에게 따라잡히지 않은 분야는 바로 공감능력에서 출발하는 창의성이 아닐까.

뭔가 어울리지 않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좋았던 책.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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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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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렇게 묻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그림같은 표지 속 그녀를 계속 쳐다보게 됩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묻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아요.

막상 기회가 주어졌을 때 훌륭하게 질문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대신할게요.

■ 나는 인간들이 타고난 공격성과 폭력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그때도 결론 내렸고, 지금도 여전히 믿고 있다.
183쪽

■ 그러나 그것은 인간들이 영원히 악마적 유전인자에 속박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분명히 아니다.

확실히 우리는 원하기만 한다면 다른 어떤 생물들보다 생물학적 본성을 조절할 능력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인간 본성에서 배려하는 측면, 이타적인 측면들 역시 영장류적 유산의 한 부분이 아닌가?

침팬지에 관한 우리의 연구가 사랑의 근원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지 나는 궁금했다. 199쪽

: 나 역시 궁금해졌다. 그녀가 찾는 사랑의 근원이 무엇인지.

■ 나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사랑과 연민과 자기희생의 자질을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종종 정말 잔인하고 악해질 수 있다. 누구도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행동뿐만 아니라 말을 통해서도 서로를 고문하고 싸우고 죽인다.

하지만 또한 가장 고결하고 관대하며 영웅적인 행동들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216쪽

■ 인간이 성품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덜 오만해질 수 있다. 313쪽

■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가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잔인함을 사랑과 연민으로 넘어설 수만 있다면, 인간 도덕과 영적인 발전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가장 독특한 특성, 인간성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318쪽

물음에 대한 답이 되었을까?
놀랍게도 그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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