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펀딩 마지막날 신청했다.
어제 수령했고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완독했다.

그리고.

응? 내가 방금 뭘 읽은거지?
분명 짧은 분량인데.

리뷰하기가 어렵다는 세평이 맞다.
이걸 어떻게 리뷰하냐고.

이슬아 작가님이 쓰신 ‘추천의 말‘ 중 일부를 발췌한 이 책의 뒷표지에 실린 문장이 전체적인 감상을 대변한다.

˝사랑은 사실 세 사람이 하는 것 아닐까. 당신과 나. 그리고 이 둘을 지켜보는 또 다른 나. 아니 에르노는 이 응시에 관한 대가다. 아니 에르노로부터 시선의 권위를 배운다.˝

그녀는 내밀한 기억을 다시 한번 꺼내놓는다. <여자아이 기억>에서의 서툴고 애잔한 소녀가 아니라 시간의 권위를 빌려 어린 연인과의 부족한 생활도 여유있게 즐길 줄 아는 성숙한 여인의 관점에서.

감탄하면서 읽었던 문장이 있다.
˝그는 나를 내 세대에서 빼내주었지만, 나는 그와 같은 세대에 속할 수는 없었다.˝ 19쪽

서른 살 가까이 차이나는 연인이 길에서 지인들을 만났을 때 그와 거리를 두고 있던 아니 에르노가 연인과 지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액자 속 그림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듯한 표현이다.

번역본 30여 페이지, 원문 수록,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추천의 말.
적은 분량이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아니 에르노의 전작들을 건널 징검다리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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