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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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 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 로, 잘못된 항생제 처방 관행,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가축 사육의 영향으로 확산되고 있다.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한국의 항생제 오남용은 세계적으로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저자 #맷매카시 는 2014년 FDA로부터 복합성 피부 및 연조직 감염증 치료제로 승인 받은 항생제 신약, #달바반신 의 임상시험을 담당했던 의사이다.

달바반신는 인도의 흙에서 발견한 박테리아에서 추출하여 만들었는데, 박테리아의 세포벽 생성을 막아 감염이 번지지 않게 한다. 제약사는 엘러간으로 보톡스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달바반신은 기존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MRSA 치료제인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고, 치료를 위해 병원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달바반신 임상시험은 사전과 사후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되었다. 2017년 6개월간의 사전 연구 단계에서는 심각한 슈퍼버그 피부 감염 환자들이 표준 치료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고, 2018년 6개월간의 사후 단계에서는 동일한 감염 질환을 앓는 다른 환자들에게 달바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달바반신 임상시험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규제의 장애물을 통과하고, 적합한 환자를 찾아 임상시험 동의를 얻고, 약을 투여한 후 후속조사를 하는 과정들이 담겨있다.

또한 그 과정들 사이사이에 경험하거나 상기했던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놀라운 사건들도 담고 있다.

우연히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 최초로 장티푸스 예방 백신을 대량 생산한 앰로스 라이트, 연쇄상 구균치료제 설파닐아마이드를 발견한 도마크 연구팀, 최초의 항진균제인 니스타틴을 만든 헤이즌과 브라운 등 역사상 중요한 항생제 개발 선구자들과 최신의 연구동향, 그리고 신약 사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자행되었던 생체실험, 미국 정부 주관 아래 터스키기 흑인 남성들에게 행해졌던 매독균 임상시험 등 지금의 임상 연구 원칙이 수립되기 전의 비윤리적이고 터무니 없는 생체 실험 실태들.

전염병 병원균을 이용한 범죄와 전염병으로 죽어 매장된 동물의 사체에서 유래한 병원균이 수십년 후 인간에게 전염된 사례.

홀로코스트 생존자,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후 마약중독자가 된 컴퓨터 프로그래머, 911 테러 때 현장 출동하여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 된 후 백혈병 진단을 받은 소방관, 남편으로부터 이메일로 이혼통보를 받은 하지궤양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 이야기.


저자는 그의 멘토이며 감염병 권위자인 존 월시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애정을 보이면서, 의사로 겪는 좌절과 고뇌도 말하고 있는데,

그가 힘들때면 반복해서 듣는다는 이글스의 <Take it to the Limit> 를 들으며, #전염병 최전선에서 치료를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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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조의 말 - 영어로 만나는 조의 명문장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보경 옮김 / 윌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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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씨들 에서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분신이자 또 하나의 자아로 작품 전체를 이끌면서 작가의 목소리를 가장 잘 전하고 있는 인물은 조 마치이다.
이 책은 그녀의 인상 깊은 말들을 모은 것으로 영어원문과 한글번역을 같이 싣고 있다.


p.59
“그렇게 멍하게 지내는 건 나한테 안 맞아. 읽고 싶은 책이 잔뜩 있거든. 쉬는 동안 오래된 사과나무에 올라가 책을 읽으면서 멋진 시간을 보낼 거야."
"that dozy way wouldn't suit me. I've laid in a heap of books, and I'm going to improve my shining hours reading on my perch in the old apple-tree."

p.136
"난 개혁가가 좋은데,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되고 싶어. 세상은 개혁가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개혁가가 없으면 세상은 굴러가지 않아. 넌 구세대고 난 신세대인 셈이네. 넌 세상에 맞춰 살아. 난 세상의 모욕과 야유를 즐기면서 내 뜻대로 신나게 살 거니까.''
"I do like reformers, and I shall be one if I can; for in spite of the laughing, the world would never get on without them. We can't agree about that, for you belong to the old set, and I to the new; you will get on the best, but I shall have the liveliest time of it. I should rather enjoy the brickbats and hooting, I think."


옆집 사는 외로운 로리에게 먼저 친구가 되자고 손을 내밀고, 가족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놓으며 힘을 보태고자 하며, '여자답게'라는 말에 저항하고, 남들 눈을 의식하기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며, 모든 걸 혼자 힘으로 독립적으로 해내고 싶어하고, 자신의 단점과 과오을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며,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조.


p.66
난 나중에 천상 도시에 들어가기 전에 멋진 일을 하고 싶어. 영웅적이고 놀라운 일. 내가 죽은 후에도 사람들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일.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잘 찾아봐야지. 언젠가는 모두를 놀라게 해줄 거야.
I want to do something splendid before I go into my castle,ㅡsomething heroic, or wonderful,ㅡ that won't be forgotten after I'm dead. I don't know what, but I'm on the watch for it, and mean to astonish you all, some day.


조가 소녀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10개의 장으로 주제를 나누어 조의 말을 엮었다.

작은 아씨들을 영어원문으로 읽어보고 싶은 독자들, 마치가의 네 자매 중 특히 조와 친구가 되고 싶었던 독자들에게 원작을 읽는 기쁨과 함께 조와 한층 더 친밀해질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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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영화 원작 소설) - 완역, 1·2권 통합 걸 클래식 컬렉션 1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보경 옮김 / 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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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북 의 걸클래식 컬렉션으로 나온 소녀소녀한 이쁜 책이다.

생김새도 성격도 각기 다른 마치가 네 자매의 성장 이야기로 너무나 유명한 고전 동화라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루이자메이올컷 의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는데,
작가도 네 자매의 둘째로 동생이 이른 나이에 사망했으며 소설의 조 마치가 작가의 분신이라 할 수 있겠다.

잡지에 연재된 후 1868년에 단행본으로 나와 성인과 아이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소설이 쓰여진 시대는 미국 남북전쟁 후 여전히 노예제도가 있었고 여성의 참정권이 없었던 시절로 약150년 전이었다.

어린 시절 TV만화로도 만화책으로도 동화책으로도 봤는데 968쪽의 두툼한 책으로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아카데미 의상상에 빛나는 영화로도 최근에 개봉했기에 책으로 다시 읽어보니 예전의 아련한 추억들에도 젖어들게 되고, 또 그때와는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들을 읽게 되는 부분들도 있어 새롭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선 자매들의 나이가 열두 살에서 열여섯 살인 크리스마스부터 다음해 크리스마스무렵까지, 2부에선 그로부터 삼 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들이다.

가난하지만 화목하고, 존경과 사랑과 우애가 넘치는 마치 집안에는 남북전쟁에 참전한 목사로 본인이 설교하는 대로 실천하며 사는 아버지와 가난한 살림을 꾸려나면서도 더 가난한 이웃을 돕는 어머니 아래 네 딸 예쁜 맏언니 메그, 글 잘쓰는 말괄량이 조, 피아노 잘치는 천사같은 베스, 그림 잘 그리는 새침한 막내 에이미가 자란다.


p. 731 (베스)
"난 갈매기보다는 저런 조그만 새들이 좋아. 강하지도 멋지지도 않지만 작은 일에 기뻐하는 행복한 새 같아. (...) 조 언니는 거칠고 강한 갈매기야. 언니는 폭풍과 바람을 좋아하고 저 멀리 바다로 혼자 즐겁게 날아갈 수 있으니까. 메그 언니는 멧비둘기야. 그리고 에이미는 자기 편지에 쓴 것처럼 종달새 같아."


어릴 때는 솔직하고 시원시원하며 자립심 강하고 선머슴 같은 조가 제일 좋았다. 조와 로리가 이루어 지길 바라면서 에이미가 살짝 얄미운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지금 읽어보니 에이미가 조숙하고 참을성 있고 배려심도 깊다는 생각이 든다.


p.603 (에이미)
"난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를 대접한 것뿐이야. 숙녀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언니들은 비웃겠지만 난 마음과 태도 모두 훌륭한 숙녀가 되고 싶어. 그래서 내가 아는 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거야.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일에 치사하게 굴면서 어리석은 잘못을 저지르잖아. 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아직 더 노력해야 하지만 언젠가는 어머니 같은 숙녀가 되고 싶어."


어머니의 교훈적이고 모범적인 언행들에 존경의 눈길이 가고, 마지막의 동화적인 행복이 그저 부럽기만 하고, 가난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가진 행복의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결국 대고모의 유산과 흥청망청해도 별 표나지 않는 재력을 가진 남편 덕분에 더욱 행복해보이는 아이러니에 슬쩍 내 나이 탓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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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내
A.S.A. 해리슨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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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한 #ASA해리슨 의 #심리스릴러 소설로 불륜으로 인한 가정파탄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며 전개되는데, 두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동상이몽으로 다른지 알 수 있다.
또한 그 남자와 그 여자의 내면을 성장배경에서부터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흥미롭다.

p. 415
사람들은 너무 어려서 사물의 함의를 이해하지 못할 때 선택을 하게 되고, 각각의 선택으로 인해 가능성의 영역은 좁아진다.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면 다른 직업은 사라진다. 하나의 배우자를 선택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심리상담사 조디(45세)와 부동산사업가 토드(46세)는 겉으로는 평화로운 이십 년된 부부다.

둘은 교통사고 당사자로 만나 인연이 되었으며,
토드는 조디의 침착함, 평정심, 고상하고 위엄있는 품위에 반했었다.
조디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름다우며 헌신적인 아내이다. 하지만 토드는 늘 바람피는 상대가 있다.
토드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조디도 알며, 조디가 안다는 사실을 토드도 안다.
가식을 유지한 채 모든 일이 매끄럽게 돌아가는 듯 겉으로는 평온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토드의 불장난들은 스포츠와 같아서 삶의 행로도 자세도 이탈하지 않는 유흥의 한 형태였지만 이번엔 다르다.

토드가 이번에 빠진 상대는 가족 같고 형제나 다름없는 가장 오랜 친구인 딘의 딸, 스물한 살 나타샤이다.

토드는 나타샤와 결혼하고 싶다.
(하지만 그 와중에 욕정을 해결하는 가벼운 관계의 몇 명이 따로 있다.)

토드는 딘이 나타샤와의 일을 안다면 처음에는 동요는 하겠지만, 의리있는 인간이고 토드의 가장 오랜 친구니까 차차 괜찮아질 것이고 그냥 웃어버릴 수도 있다고 믿으며 결국에는 모든 일은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한다.

또한 나타샤와의 일은 조디와는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조디와의 편안하고 평온한 삶, 나타샤와의 열정과 욕망의 바다에 빠진 삶을 별개로 유지하고 싶어한다.
결국 조디가 자신을 순순히 놓아줄 것이고 둘은 가끔 외로울 때 위로해주는 친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토드는 조디와 살 때는 나타샤를, 나타샤와 살 때는 조디를 그리워한다. 그와는 별개로 제3의 새로운 여자에게도 수작을 건다.

토드는 책임을 회피하고 문제를 축소하며, 비난 받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남 탓하고, 잘못해놓고 핑계대며 자기합리화하고, 다른 사람 생각도 내 생각과 같을 꺼라는 자기중심성 사고로, 열등감으로 인해 끝없는 외도를 하는 인물이다

p. 373
토드는 여러 면에서 어린애였다. 프로이트 용어로 말하자면 심리 성적 발달 지체의 경우랄까. 성적 지배력에 사로잡힌 남근 고착형 다섯 살배기. 아직도 어머니를 사랑하고 자신의 욕망을 모든 여자에게 투영하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전형이었다.


이런 토드에 조디는 소리내어 분노하지도, 격렬히 항의하지도, 눈물로 호소하지도 않는다.
조용하고 단호하고 무서운 응징만 있을 뿐이다.

심리상담사인 조디는 예전에 심리상담 훈련의 일환으로 아들러학파 심리치료사 제러드에게 심리치료를 받았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자신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고, 어린시절 벌어졌지만 무의식 저편, 침묵과 망각 속에 묻어두었던 사건을 기억해냄으로써 자신 중요한 능력을 깨닫게 되었다.

그 능력이 이번에도 발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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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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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쓰우라야타로 는 매일 아침 자명종 없이 5시 전에 일어나 따뜻한 물 한잔 마신 후 10킬로미터를 조깅하고, 직접 아침 식사를 만들어 먹은 후 네이비, 흰색 또는 그레이 계열의 옷을 입고 출근한다.
퇴근 후 저녁 식사는 반드시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하고 10시 무렵부터 잠자리에 드는 일상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이는 일상과 일을 소중히 생각하고, 더 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컨디션을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한 정돈된 생활태도 속에서 일상 안에서 스며 나오는 소중한 생각들, 일상을 온전히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쓴 글이다.


p.33
나는 늘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잘 살펴보자고. 잘 살펴보는 것은 들여다보는 것이다. 들여다보는 것은 숨어있는 좋은 점을 발견하는것이다.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직시해 타인과 나누고 싶은 일상에서의 이야기들을 천천히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진솔하고 다정하게 마음을 듬뿍 담아서 말을 건넨다.

내가 처음으로 만들었던 종이 사슬? 그래, 나도 그땐 그것이 정말 멋져보였지!
맛에 담긴 나만의 추억이 무엇이 있었지?
나만의 best ten은 무엇이 있을까?
나다워질 수 있는, 나를 리셋할 수 있는, 나약해져버린 나를 잠시 놓아줄 수 있는 장소는 어딜까?
책속에서 작가의 생각과 고민들을 읽다보면 나는 어땠지 하고 나와 나의 일상을 들여다 보게 된다.


p.152
나 이외의 사람은 모두 내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그 사람이 어떤 분야의 스승인지는 내가 발견해야 한다. 스승을 발견하는것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처럼 보물찾기하는 마음으로, 누구도 깨닫지 못하는 근사함을 발견하는 시선으로 오늘의 내 일상도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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