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코교쿠 이즈키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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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히 정리된 책장위로 드리워진 그림자에서도 느껴지는 초록잎사귀들의 청량함과 단정하게 정리된 앞머리와 목주변에서 하나로 묶어 아래로 흐르는 긴 머리로 차분한 느낌을 주며 책을 안고서 슬며시 미소짓고 있는 인물의 모습이 도서관이라는 장소와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

사에즈리 도서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일지 궁금해집니다

아침부터 이어지는 크고 작은 불운에 스트레스를 받은 채 퇴근하던중 낯선 건물에 주차를 하게 된 카미오는 결국 접촉사고를 내게 되고 건물안으로 들어가 차주를 찾게 되는데요

그 건물은 사에즈리 도서관으로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종이책이 사치품이자 문화재가 되어버린 상황에서도 용케 운영이 되고있는 사립도서관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얼마든지 소장도서를 빌려갈수있지만 책에 대한 훼손이나 미반납은 용납되지않는 사에즈리 도서관의 대표이자 특별 보호 사서관인 와루츠 씨는 어딘가 묘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데요

책과는 인연이 없던 카미오, 자신의 일을 사랑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코토, 할아버지가 기증한 책들을 찾아온 모리야, 몰래 그림책을 훔쳐간 이누즈카등 저마다의 이유로 도서관을 찾게되고 저마다의 사연속에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들을 만날수있습니다

전자책과 파일로 된 문서가 일상이 된 세상에서도 종이책이 가지는 의미를 되짚어보며 책이 그저 어떤 정보나 이야기를 담고있는 물건으로서의 존재로 그치지는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게하는 이책은 달라져가는 세상속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자 추억에대해 이야기하며 살아있고 소통하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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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유시헌 책이 좋아 3단계
최은영 지음, 메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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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닮은 얼굴이지만 짧게 자른 머리모양과 귀밑을 찰랑이는 길이의 구불거리는 머리모양을 하고있는 두 아이와 어릴적 한번쯤을 즐겁게 가지고 놀았을 종이인형들의 여러 형태의 옷들이 그려진 이책은 고정관념앞에 고민하고 상처받으며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열두살 시헌이는 분홍색을 비롯해 화사하고 밝은 색을 좋아하고 걸그룹의 춤을 곧잘 따라하며 귀를 덮는 길이로 찰랑이는 자신의 곱슬머리를 좋아합니다

나른한 봄날의 교실에서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춤을 추고나면 한껏 들뜨고 즐거운 기분이 되기도 하는데요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장례식장에 다녀오게되고 그곳에서 만난 어른들은 하나같이 시헌이의 차림새를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시헌이는 남자아이거든요

그리고 시헌이와 쌍둥이 누나인 시아에게는 여자답지못하다는 말도 하고요

시헌이와 시아 그리고 부모님은 아이들이 스스로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라 크게 개의치않아 했지만 할머니는 그런 주변의 반응에 결국 시골에서 시헌이의 집으로 찾아오고 시헌이의 취향을 바꾸려고 하는데요

할머니와 부모님이 자신때문에 다투는 것 같아 할머니의 말을 따르기로 한 시헌은 바뀐 자신의 모습이 어색한 것을 넘어 낯설고 속상하고 슬프기도합니다

그렇게 며칠간의 소동아닌 소동을 보내며 시헌이는 나다운 것이 중요하며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임을 깨닫게 되는데요

시헌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의 무의식속에 깊숙하게 자리잡고있는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 이전에 나답게 그리고 나의 성격과 취향을 존중받을수있게 세상이 더 많이 변화해가기를 바라며 나의 생각과 습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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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의 아류 네오픽션 ON시리즈 22
최윤석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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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차지하는 커다란 대저택의 창문들을 통해 보이는 방마다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않는 풍경이 그려진 이책은 열 편이 넘는 인기 드라마를 연출한 저자가 쓴 8편의 단편 소설을 만나볼수있는데요

드라마 PD로서의 감각이 지면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궁금함과 기대감을 줍니다

어릴때는 천재라고 불리던 현식이 평범한 어른이 되어버린후 자신의 천재성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셜록과 같은 천재탐정이 되려고하는 '셜록의 아류'

기술의 발전으로 얼굴을 비롯한 신체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바꿀수있는 세상을 그린 '얼굴'

무기징역형의 고물 영감이 40여년만에 모범수로 사면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 '고물 영감 이야기'

데이팅 앱을 통한 현실 비판을 담은 '루돌프에서 만나요'

갑자기 등장한 말하는 커피 열매의 이야기인 '커스트랄로피테쿠스'

중고거래 사기와 후원금 사기를 다룬 '불로소득'

완벽한 데이터와 프로그램으로 지구 상공에서 인간들의 삶을 지켜보며 상벌을 주는 '산타클로스'

헤어진 연인을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인 '하비삼의 왈츠'

이렇게 8편의 이야기는 범죄자를 통한 공포를 보여주도하고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중하지않는 세태를 꼬집기도하며 외모는 물론 좋아요와 구독에 목메는 모습들을 통해 우리가 잊어버린 혹은 잃어가고 있는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데요

생생하게 그려지는 장면의 묘사에 더해 현재와 미래등 적절한 배경과 앞으로 있을 것도 같은 기술의 발전에 대한 상상력이 스산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며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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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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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디맑은 크고 검은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흰색의 소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표지에는 더 작은 크기의 소들도 있고 단단하게 매듭지어진 끈인 듯 보이지만 반대편으로는 뱀의 형상도 있으며 비슷한 패턴의 초승달같은 문양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뒷표지에는 얼굴부분은 흐릿하지만 길게 늘어지는 옷의 질감이 오묘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인물도 보이는데요

오컬트 장르 영화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감독의 추천이라는 띠지가 더해져 이책이 들려주려는 이야기가 인간이 쉽게 평가할수없는 존재와 얽힌 이야기임을 짐작해볼수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인 이원은 철학 동아리부원으로 오랜만에 열린 동아리 회식에서 신입부원인 설을 만나게 됩니다

신입부원을 맞이하며 활기차던 회식은 한달전 사고사한 경우의 이야기가 나오며 급하게 마무리가 되는데요

사고사한 경우에 이어 은호 또한 괴한의 습격으로 사망하며 동아리는 물론 학교가 술렁이게 됩니다

그 둘의 마지막 행적에는 이원이 있었고 둘 다 이원을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었기에 이원은 알수없는 죄책감이 더해져 마음껏 슬퍼하지도 못하는데요

그런 이원의 곁에서 설은 이원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이원이 이 상황을 이겨낼수있도록 도움을 주려고합니다

경우의 죽음 이후 꿈에 나타나는 흰 소에 대해 알게 된 설은 이원과 함께 점을 보러가기도하고 모든 종교의 데이터를 가진 AI 승려를 만나러가기도하며 적극적인데요

신 따위는 믿지 않는다던 이원도 계속해서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행에 점점 혼란함과 두려움을 느끼며 이 상황 혹은 이 저주를 끊어내기위해 고군분투를 합니다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신인지 자신을 해하려는 악신인지 분간할수없는 존재들과의 싸움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쉽게 해결해주지 않으면서도 순식간에 읽히는 이책은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음에도 독자들에게도 스멀스멀 소름돋는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오컬트 분야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만 명확하고 밝은 이야기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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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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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함께 바라보던 밤하늘을 혼자서 바라보는 장면과 무언가가 폭발하거나 수많은 조각들이 흩어지는 장면, 그리고 공간이 어그러지거나 휘어지며 서로 만나게되는 장면등 다양한 장면이 분할되어 표현이 된 이책은 10여년만에 작가가 직접 이야기의 묘사와 표현등을 수정하여 발표한 개정판인데요

청혼이라는 제목과 우주라는 공간이 어떻게 어우러지며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보았습니다

지구로부터 180시간 떨어진 우주공간속 함대에서 근무중인 나는 외계 존재와의 전쟁을 대비중인 상태로 지구에 있는 연인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들이 누구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면서도 수많은 아군을 침몰시키는 존재와의 전쟁과 지구에서 뒤늦게 찾아온 감찰군과의 마찰등을 전하는 한편으로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는 편지글은 담백하게 마음을 전하면서도 위급한 전쟁상황을 전달하는데요

지구와 우주 함대와의 거리만큼이나 서로가 서로에게 닿기까지 걸리는 긴 시간 혹은 수십광초같은 찰나의 시간에도 자신이 본 것을 그리고 예측한 것을 확신할수없는 광할한 우주의 이야기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만큼이나 연인사이는 물론 인간과 인간사이에서의 보이지않는 벽을 생각하게합니다

박진감넘치는 우주에서의 전쟁장면과 군대내에서의 정치적인 대립이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도 이책인 사랑이야기인 이유는 계속해서 표현되는 연인에 대한 마음과 글의 마지막 문장때문인데요

우주로 나아가는 인류에게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현실적인 이야기라 더 아련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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