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오감발달 즐거운 새소리 사운드북 우리 아기 오감발달 사운드북
샘 태플린 지음, 페데리카 아이오사 그림 / 어스본코리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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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유독 새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사운드북이라고 하면 좀 더 어린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정말 새 덕후에게 필수책이네요.

책이 오자마자 팔짝팔짝 뛰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매번 새 도감같은 어려운 책만 보여주다가 실제로 바로바로 새소리가 나오니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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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창 밖의 나무가 있는 풍경과 더욱 잘 어울리는 책인 것 같아요.

동네를 산책하면 까치, 까마귀 같은 새들만 만나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다양한 새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집중해서 하나하나 들여다 봅니다. 이건 무슨 새냐며, 무슨 글자가 적혀있냐며 빨리 알려달라고 난리네요.

역시 사운드북으로 유명한 어스본 책이라 소리도 짱짱해서 아이도 계속해서 정신없이 들어보고 있습니다.

맨 첫번째 새인 찌르레기는 둥지 속 아기 새도 나오는데요. 다른 책에서 본 찌르레기 군무가 생각났는지, 이 새가 진짜 그 다함께 춤추는 새 맞냐고 계속 물어봅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백조와 오리 소리를 듣고 처음엔 백조 소리가 진짜 새소리가 맞냐고 합니다.

백조가 우아하지만 소리는 꾸웩꾸웩하는 것 같아 다른 새소리보다 예쁘게 들리지는 않네요.

역시 어스본은 그림도 한 폭의 풍경화같네요.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자꾸 눌러보고 싶게 만드는 예쁜 소리까지.

꼭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도 이런 사운드북은 가끔 어른들도 보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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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새와 뻐꾸기는 정말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의 다른 새들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역시 이 책은 그래도 그림보다는 직접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 동영상으로도 올려봅니다.

짧지만 새소리 들으며 기분전환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어스본의 즐거운 새소리 사운드북을 아이와 즐겁게 감상해보았습니다.

매일매일 새소리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네요~

사진과 영상, 더 자세한 서평은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ktk0917/22196495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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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왕 미스터 펭귄 - 엉덩이가 끼어도 추리는 시작된다 탐정왕 미스터 펭귄 1
알렉스 T. 스미스 지음, 최정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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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챕터북이라는 것을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펭귄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잠자리에서 그냥 들려주기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책이오자 표지와 중간중간 나오는 그림이 아이도 너무 재미있는데 혼자서 두꺼운 책을 계속 들여다 봅니다.

그러더니 궁금하다며 바로 읽어달라고 하네요.

미스터펭귄은 펭귄이다.
...
미스터 펭귄은 딱 펭귄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
미스터펭귄은 바로 탐정왕이다.
...
그리고 이제 진짜 추리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

주인공 미스터 펭귄의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멋진 탐정이 되고 싶지만 일이 들어오지 않고, 계속해서 돈을 벌지 못하면 추운 남극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신세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지요.

무엇을 하던 실수연발이고, 겁도 많지만 정의로운 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미스터펭귄 외에도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개성이 뛰어납니다.

아주 작지만 쿵후 발차기를 날리는 콜린과 위기에서 이들을 구해주는 아주 특이한 에디스 해지까지.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있는 캐릭터가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해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미스터 퓅귄은 추리할 때만큼은 정말 남달랐다. 미스터 펭귄은 그냥 펭귄이 아니었다.엉덩이를 실룩거려도 추리에는 천재였다!

첫 의뢰 전화를 받자마자 쓰레기통에 엉덩이가 끼이고 마는데요. 빠진 엉덩이를 빼느라, 의뢰 전화를 받는라 낑낑대는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는 자세한 설명도 재미있었네요.

첫 의뢰는 오래된 박물관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박물관 지하에 정글이 있다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정말 모험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이 책을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저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끝까지 다 읽어버렸습니다.

결과가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을 읽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껴보았네요.

2, 3권까지 시리지도 있다고 하니 계속 연달아 찾아보아야겠습니다.

또 이 책은 언젠가 영화로 나오지 않을까합니다.

애니매이션으로 나오면 인디아나 존스에 버금가는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흥행할 것 같은 예감이네요.

오랜만에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서 실룩거리는 미스터 펭귄과 함께 신나는 모험을 함께 한 느낌입니다.

매일 육아서 아니면 그림책만 보다가 조금 더 호흡이 긴 챕터북을 읽으니 기분도 새롭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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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는 대로 / As I Imagine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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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겁이 많습니다.
왜이리도 무서워하는 것이 많은건지요.
깜깜한 것, 그림자, 갑자기 나는 소리.
산책길의 파리, 개미 한 마리에도 놀라서 소스라칩니다.

밤마다 잠자리에 들 때면 수면등은 필수 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부엉이 새 수면등을 밤새도록 켜놓고 잡니다.
아기 때부터 너무 예민하게 키웠던건지, 원래 기질이 그런건지, 아이가 나이가 먹어가며 조금씩 고민이 되기 시작하네요.

처음 겁이 많은 아이를 위한 이 책 “내가 상상하는대로”가 집에 왔을 때도, 아이는 표지의 핑크 몬스터가 무섭다며 한 동안 책을 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아이에게 파란 공룡과 핑크 몬스터를 함께 그려보며 조금 친해진 뒤에야 겨우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그리신 윤금정 작가님은 그림책을 전혀 쓰신 적이 없다고 해요. 힘든 난임의 시기를 이겨내고 만난 쌍둥이 딸을 위해 직접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셨다고 합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딸들을 위해 책까지 만들었다니 그 사랑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책 속의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D와 M이 나옵니다.D는 아마 다이노소어이고, M은 몬스터가 아닐까 싶은데 정확히는 안나오네요.

D는 덩치가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지만 마음이 착한 공룡입니다.

M은 몸을 자유자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개구장이 핑크 괴물입니다.

얼마 전 아이와 본 디즈니 만화 몬스터주식회사도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몬스터들이 나중에는 아이들을 웃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D와 M도 사실은 그런 친구들이 아닐까요?

밤마다 나타나는 무시무시한 파란공룡이 있습니다.

무서움에 불을 끌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어요.

엄마는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 공룡이 예쁘고, 때로는 다정하게 변하는 상상을 해보도록 합니다.

눈을 감고 상상하면 아무리 무서운 것도 아이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번에는 더욱 무시무시한 핑크 몬스터도 나타납니다.

아이들은 더 무서워서 아빠에게 불을 끄면 무서운 것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상상해 볼 수 있단다.

이번에도 상상력으로 예쁜 핑크 몬스터를 만들어보자고 하네요.

그러자 어둠 속에 무시무시한 몬스터는 사라지고, 따뜻한 봄 날의 예쁜 몬스터가 꽃을 들고 있네요.

아이들은 언제 무서워했냐는듯 몬스터가 예쁘다고 합니다.

정말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작가님은 아이들의 이런 능력을 잘 활용하여 아이들 스스로 무서움과 두려움을 떨처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둠 속의 일렁거리는 검은 그림자도 모두 친구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전, 아이가 무서워했던 핑크 몬스터를 그려주었습니다.

안녕, 우리 같이 놀자~ 했더니 그래도 무섭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 눈을 감고 핑크 몬스터를 다른 것으로 변신 시켜볼까? 했더니,

역시 가장 좋아하는 새인 부엉이로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핑크몬스터를 예쁜 부엉이로 만들어 주고 있네요.

무서운 몬스터를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겁이 좀 줄어든 듯 했습니다.

이번엔 파란 공룡과 만났습니다.

표정도 얼마나 무시무시 한지, 아이는 냉큼 도망가기 바쁩니다.

아이의 상상 속에서 파란 공룡은 펭귄으로 바뀝니다.

몸통은 아이가 좋아하는 핑크로 색칠했지만, 아직 얼굴은 파란색이네요.

엄마 펭귄으로 변했다며, 아기 펭귄을 꼭 안아주고 있다고 하네요.

서로 꼭 안고 있는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입니다.

이렇게 책을 읽기 전에 공룡과 몬스터와 미리 친해지고 나니, 책 속에 무서운 것이 나와도 도망가지 않고, 잘 읽었습니다.

겁이 많은 아이에게 무조건 아무 것도 아니다, 용기를 내라하기보다는 이렇게 아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상상력이라는 멋진 능력을 이용해서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지만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하라고 하니 눈을 감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아이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밤이 되면 무섭다고 우는 아이들, 저희 집처럼 수면등이 없으면 안되고, 수면등을 켜도 그림자 때문에 꼼짝달싹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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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있다면 현실엔 이 책이 있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한 줄의 글로 충분하다고 한다.

엄마로 태어난 여자는 없다

제목 한 줄에 내 마음이 덜컹했다. 엄마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겁부터 났다. 임신, 출산, 육아 이 모든 과정이 내가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엄마라도 무조건 내 일을 가져야 한다고 여겼던 가치관도 무너진 지 오래다. 하지만 또 언제까지나 누구의 엄마로만 살 수도 없다. 흔들리는 나를 이 책이 잡아줄 것 같은 희망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차례를 빌리자면 한 명의 인간, 여자로서의 삶이 엄마로 바뀌는 과정, 그리고 오직 엄마에서 엄마이면서도 한 명의 사람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실-분열-깨달음-변화-통합으로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마치 종교인이 해탈해나가는 과정같기도 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정한 행복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기도 한 것 같다.

상실 - 엄마가 되고 잃은 것

뿌리깊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온 나는 자동으로 이런 모성을 내면화했다. ‘이건 힘든 게 아니야. 임신했는데 행복해야지. 힘들어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내 자신을 다그쳤다. 임신을 힘들어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아마도 이때부터 나는 나 자신의 감정들을 스스로 부인하며, 나를 ‘상실’해가고 있었던 것 같다.(22)

모성을 강요하는 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아이를 가졌으면 무조건 아이 위주로 맞추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모든 행위는 모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져 비난을 받는다. 그렇다고 아이가 어찌되던 너만 생각하라고 말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엄마도 힘들 수 있고, 그것이 정상임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가치관,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의 힘듦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으면 더욱 좋고 말이다.

결혼한 여성이면 남편에게 맞추는 것이 당연하며, 엄마가 되었으니 개인의 욕구쯤은 내려놓는 게 ‘정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화낼 수 없었다.(44)

남편의 이직으로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하게 된 작가는 완전한 독박육아로 우울증이 생겨 온 가족이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는 불안이 높은 상태였고, 엄마는 우울증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지극히 정상인 건강한 상태였다. 일반적인 가정의 경우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밖에 나가서 일하느라 고생하고 나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지만 일단 집을 나가면 육아에 대한 스위치는 꺼지는 것이다. 그리고 집에서 하루종일 육아하느라 힘들다고 하면 나도 똑같이 힘들다고 하겠지. 책을 읽으며 왠지 감정이 격해진다.

휴~ 다시 감정을 추스리고 처방전을 살펴보자.
정신과 의사가 내린 처방전은 일을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분열 - 내가 아닌 나로 산다는 것

엄마가 된 한 여성의 희생과 헌신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이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은 그 여성의 성장 가능성으로 짓밟는 일이된다. 한 사람이 자심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일은 자기 자신의 성취는 물론, 가정과 사회에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이기적인 일이 될 수 있겠는가. (91)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이 엄마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나처럼 살지마라. 너는 집안일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는 말일 것이다. 비단 내 또래 뿐 아니라 모든 엄마들이 딸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살림에 육아에 자신은 모든 것을 희생하며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딸은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그 딸이 결혼하는 순간 대부분 다시 그 가부장적인 굴레에 빠져 다시 엄마처럼 사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진정으로 엄마처럼 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일을 위해 산다면 이기적인 엄마, 아내로 손가락질 받는 것이다. 정말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같은 일이아닌가.

그렇게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되면서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 점차 분열되어 간다고 한다.

깨달음 - 시야를 넓히면 보이는 것

이곳에서는 나처럼 가족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돌봄 행위를 대신해주는 사람을 ‘인에이블러’라고 표현했다. 인에이블러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조력자’나 ‘도와주는 사람’ 정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개념 안에는 상대방을 도와준다고 생각 하지만 실은 망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포함된다. 인에이블러는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하고 결국엔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행동에는 상대방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의도가 담겨있다.(137)

그런것 같다. 우리네 아버지들도 처음부터 딱히 어머니에게 이렇게 해달라 요구한 적은 없
었을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들이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본인이 해야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까지도 고통을 감내하며 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까지도 몸이 부서저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 가족 모임을 해도 늘 힘들게 갈비찜이니 잡채니, 김치 담그는 것까지도 엄마들이 혼자서 낑낑대고 하신다. 뻔히 몸이 아프신 것이 보이는데도, 자식들이 필요없다, 대충 먹자, 간단히 하자 하는데도 이제는 그리 안하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음식에 매달리신다. 어쩔 때는 답답하기도 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짜증이 앞서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누군가의 강요 때문이라고 하기도 힘들 것이다.

“사람이 자기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살면 나답게 살 수가 없대. 워크숍에서 알게 됐는데 내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평등’이야. 이게 우리 관계에서 실현되지 않으면 난 이 결혼 생활을 계속할 자신이 없어질 것 같아.”(148)

작가는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겪으며 결국 중요한 것은 가장 나 다운 것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의 부수적인 존재가 아닌 오로지 진짜 나를 찾기 위해 평등을 회복하려 한다. 나의 경우에도 결혼을 하고 나서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굳이 나다운 것을 찾지 않아도 나의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났던 것 같다. 누군가의 아내이지만, 직장의 구성원으로서 나의 몫을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정말 미친듯이 찾아야 한다. 마치 사춘기 아이들이 자아정체성을 찾아 미친듯이 방황하는 것처럼. 도대체 나는 누구이고, 내가 중요하기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가정에서, 이 사회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밤 늦도록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변화 - 갈등을 마주해서 얻게 된 것

‘고맙다’는 한 단어는 백 마디의 지시와 잔소리보다 우리를 더욱 변화시켰다. 긍정적인 피드백에 남편은 더 적극적으로 가사에 임했다. 나는 남편의 노력을 진심으로 ‘고맙게’여기게 됐다. 나 역시 더욱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이 내가 제공하는 돌봄노동에 대해 고맙다고 말해주자 주부로써의 가치를 인정받는듯해 집안일을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됐다.(168)

흔히 남편을 조종하는 것은 백 번의 잔소리가 아니라 한 번의 칭찬이라고 한다. 특히 남자들이 칭찬에 약하다고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칭찬을 더 좋아할 것이다. 나 역시 남편에게 음식을 정말 잘한다. 맛있다. 내가 하면 밥맛이 없게 된다. 자기가 밥을 하면 유난히 찰지고 맛있네. 등등 각종 칭찬을 자주 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래서 출근 전에도 밥과 국을 다 해놓으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 글을 읽으니 더욱 자주 여러 분야에 칭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맙다는 말 뿐 아니라 일상적인 언어 습관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허락을 구하는 식이었고, 남편은 통보하는 식이었다. 가사나 육아에 있어서는 남편은 수동적인 언어로 도와줄께, 해줄께라고 했다고 한다. 이러한 언어습관이 사고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에 의식적으로 주체적인 말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남편 역시 가사에 있어서 도와준다는 것이 아닌 그냥 할게식으로 변화하면서 가부장적인 사고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통합 - ‘나 답게’ 산다는 것

남편의 ‘노는 사람’이란 표현에 이제야 반박할 말을 찾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내고 있는 우리 중에 ‘노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바꿔가야 할 것은 ‘일’에 대한 편협한 생각이다!”(215)

꼭 직장에 소속되어 있어야 일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대부분이 완전 자동화가 되고, 알파고가 대신해주는 사회에서 앞으로는 집에서 혼자 일하는 것을 더 우선시 하게 될 것이다. 그런 사회가 이미 와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시키는 일만 하던 내가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엄마, 이젠 그만 좀 희생하세요. 엄마가 그렇게 희생만 하고 살면 그런 모습을 마음에 담은 자식들은 미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린다고요. (226)

책을 읽기 전부터도 82년생 김지영이 떠올랐는데 작가도 이 책과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한다. 자신의 친정 엄마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글이 있는데 어쩌면 위의 말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엄마가 희생하는 것은 싫으면서도 나의 꿈을 위해서는 또 그 엄마를 희생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 분노와 죄책감의 모순된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삶은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몇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다.

첫째, 어떤 순간에도 ‘자기 존중’을 내려놓지 말 것
둘째,동등한 돌봄과 솔직함에서 시작할 것
셋째, 부당한 죄책감에 저항할 것

이 책에는 그 동안 그냥 이 사회에게 그래, 가부장적이 사회 시스템이 다 그렇지하며 넘겼던 모든 것을 여러 다른 책이나 이론을 통해 명확하게 원인을 파악해 주고 있다. 그래서 더욱 모든 내용이 분명하게 와닿았다. 처음 단순히 임신이 힘들어, 출산, 육아, 집안일까지 너무 힘들다는 투정인 줄만 알았던 모든 것이 다 너무나 분명한 사회적인 이유가 있었고, 또 그것인 가정 안에서 충분히 해결해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나에게 큰 결실이었다.

책을 덮고 중간중간 메모한 내용을 보니 이전에 읽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이 있다. 아마 지금 나의 상황과 비슷해서 더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다만 나는 아직까지 아이를 맡기고 일하러 나갈 용기가 없어 아직 여기 머물러 있는 것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다시 크게뛰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시기라고.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일 위해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여자, 엄마가 온전한 자신을 찾고,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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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밥상머리 교육의 비밀, 개정판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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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은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인성, 예절 등에 대한 교육을 말한다.
(출처.우리말샘)

조선시대에서나 쓸 법한 이 케케묵은 말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sbs스페셜에서 했다는 방송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찾아서 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의 밥상을 보면 그저 눈은 동영상을 보고, 먹여주는 것만 겨우 받아먹는 밥상머리 교육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숟가락질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지만 하지 않고 먹여달라 하고, 대화는 커녕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예 먹지 않으려하고 총체적 난국이다.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났으니 다행으로 여기며, 책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려 한다.

하버드 연구진이 밝힌 밥상머리의 힘

아이들의 학습능력의 차이는
가족 식사의 횟수와 식탁에서의
의견 개진이 활발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렸다.
P.29

3세 아동이 있는 가정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 모두 같은 조건의 책과 장난감을 제공하고 홈스쿨을 진행 하도록 하고, 모든 대화를 녹음하도록 하여 연구한 결과 아이들의 학습능력, 특히 언어능력은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냐에 따라 나뉘지않았다. 또한 장난감, 독서 환경으로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의 원인은 바로 가족 식사 시간에 이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이 시간에 나누는 대화의 질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부모가 자녀들에게 어떤 식의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학업 의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미국에서도 소득에 따른 교육의 격차가 너무 커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더욱 교육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문제는 부모가 자녀를 주체적으로 대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나홀로’밥상, 한국의 가족식사

가족 모두가 둘러앉아 ‘대화’라는 것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 그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다.

아니면 내 기억 속의 가족식사는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잔소리 내지는 훈계를 하시는 모습이다.

책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보통 가정의 식사 모습도 우리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로 바쁘게 음식 준비를 해서 아이 먼저 겨우 먹이고 남은 것으로 내가 먹는다.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 티비도 틀어주고, 계속 씹어라, 먹어라, 넘겨라 점검하는 일방적인 말만 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끼리 지키는 식탁에서 가족식사의 마력은 증발되고 만다.
단 몇 분이라도 함께 앉아 식사를 하며
아이와 함께 어떤 대화를 나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P.51

가족식사에서 나오는 옥시토신의 비밀

?행복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자극하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혼자 하는 식사는
가족 식사를 이길 수 없다.
옥시토신은 근육의 움직임 없이도
순수한 심리적인 이유로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즉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느낄 때,
친밀감을 느낄 때, 사랑을 느낄 때,
더 많이 분비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사람,
즉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받을 때 아이의 뇌에서 옥시토신이 배가 될 것이다.
P.129

중요한 내용이었는지 두 번이나 같은 내용이 나와있었다. 책에서는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를 통해서 아이의 문제행동을 해결하고, 사춘기를 원만히 보낼 수 있게도 해준다고 한다. 이러한 말이 사실이라면 만병통치약이 아닌가. 이렇게 중요한 밥상을 너무 신경쓰지 않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심지어 오랜 시간동안 계속 혼자 밥을 먹는 아이에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소화가 안되는 등의 신체적인 문제, 정서직인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아이들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가 아니라도 티비를 보며 말없이 식사하는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책에서 나온 가정의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도 그저 화기애애하게 일상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 가족의 모습이 누가 보아도 올바른 것이다.

지금까지 밥상머리에 대한 이론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이다. 한 번도 밥상머리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가정이 대부분일텐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어 주고 있다.

성공적인 가족식사의 7가지 열쇠

우리 가족의 식사 의식 만들기
밥상 대화를 이어가는 3단계 기술
아이를 밥상으로 유혹
바쁜 일상에서 식탁을 사수하는 법
완벽한 밥상머리 교육은 없다
바쁜 것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
아빠가 함께하는 밥상은 이렇게 다르다

그 중에서 특히 대화의 기술이 아직 가족 대화가 어색한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밥상 대화를 이어가는 3단계 기술
1단계:대답을 기대하지 말고 질문던지기
2단계:공감과 경청을 통한 방향제시
3단게:관심사를 토론으로 연결시키기

사실 그 어떤 말보다도 아이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다.
아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려고
노력한다면 가족 식탁의 화제는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을 것이다.
P.185

아주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밥상에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 아이들이 밥상에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할 것을 조언한다. 밥상 준비, 음식 준비에 참여시켜 그저 차려놓은 것을 억지로 먹이는 것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또한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아이가 밥상에 앉는 것을 즐거워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에게 밥상머리 예절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어렵다고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족건 먹게 하기 위해 티비를 틀 것이 아니라 좀 더 노력해서 아이가 진정으로 즐겁게 밥상에 앉도록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잃어버린 밥상머리 되찾기 4주프로젝트 편으로 성공적인 가족식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 목표를 정하고 실천을 하는 것이다.

1주 스스로 식탁을 지키게 하라
과제1 일정한 자리 고수
과제2 가족의 서열을 분명히 정함
과제3 어떤 이유가 있어도 다투지 말 것

2주 자기조절을 강화하라
과제1 차례를 지켜 말하게 함
과제2 표현은 도와주고 잘못된 말투는 바로잡음
과제3 하루 일과를 순서대로 표현

3주 가족 대화 방법을 익혀라
과제1 오픈형 질문
과제2 단어 연결 훈련

4주 밥상교육의 효과를 확장하라
과제1 적절한 보상으로 독려
과제2 집 밖 생활 점검
과제3 상대의 감정을 살피게 함

문제가 있는 특별한 가정을 상대로 이러한 과정의 가족식사를 시작한 것이지만, 다른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기준으로 시작해 보면 좋을 것이다.

책에서는 11명의 각계각층의 명사의 밥상을 통하여 밥상머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성공한 사람들이 왜 기를 쓰고 가족식사를 하려고 하는가. 가족식사 중에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부모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냥 흘려보냈을 수많은 아이의 밥상을 생각하며, 이제는 아이만 먹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밥상도 따로 챙겨서 단 둘이라도 아이와 함께 대화하며 밥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의 아빠와도 최대한 하루 한끼는 서로 대화하며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냐 보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이야 말로 훌륭한 유산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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