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밥상머리 교육의 비밀, 개정판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밥상머리 교육은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인성, 예절 등에 대한 교육을 말한다.
(출처.우리말샘)

조선시대에서나 쓸 법한 이 케케묵은 말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sbs스페셜에서 했다는 방송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찾아서 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의 밥상을 보면 그저 눈은 동영상을 보고, 먹여주는 것만 겨우 받아먹는 밥상머리 교육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숟가락질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지만 하지 않고 먹여달라 하고, 대화는 커녕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예 먹지 않으려하고 총체적 난국이다.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났으니 다행으로 여기며, 책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려 한다.

하버드 연구진이 밝힌 밥상머리의 힘

아이들의 학습능력의 차이는
가족 식사의 횟수와 식탁에서의
의견 개진이 활발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렸다.
P.29

3세 아동이 있는 가정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 모두 같은 조건의 책과 장난감을 제공하고 홈스쿨을 진행 하도록 하고, 모든 대화를 녹음하도록 하여 연구한 결과 아이들의 학습능력, 특히 언어능력은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냐에 따라 나뉘지않았다. 또한 장난감, 독서 환경으로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의 원인은 바로 가족 식사 시간에 이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이 시간에 나누는 대화의 질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부모가 자녀들에게 어떤 식의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학업 의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미국에서도 소득에 따른 교육의 격차가 너무 커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더욱 교육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문제는 부모가 자녀를 주체적으로 대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나홀로’밥상, 한국의 가족식사

가족 모두가 둘러앉아 ‘대화’라는 것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 그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다.

아니면 내 기억 속의 가족식사는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잔소리 내지는 훈계를 하시는 모습이다.

책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보통 가정의 식사 모습도 우리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로 바쁘게 음식 준비를 해서 아이 먼저 겨우 먹이고 남은 것으로 내가 먹는다.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 티비도 틀어주고, 계속 씹어라, 먹어라, 넘겨라 점검하는 일방적인 말만 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끼리 지키는 식탁에서 가족식사의 마력은 증발되고 만다.
단 몇 분이라도 함께 앉아 식사를 하며
아이와 함께 어떤 대화를 나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P.51

가족식사에서 나오는 옥시토신의 비밀

?행복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자극하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혼자 하는 식사는
가족 식사를 이길 수 없다.
옥시토신은 근육의 움직임 없이도
순수한 심리적인 이유로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즉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느낄 때,
친밀감을 느낄 때, 사랑을 느낄 때,
더 많이 분비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사람,
즉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받을 때 아이의 뇌에서 옥시토신이 배가 될 것이다.
P.129

중요한 내용이었는지 두 번이나 같은 내용이 나와있었다. 책에서는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를 통해서 아이의 문제행동을 해결하고, 사춘기를 원만히 보낼 수 있게도 해준다고 한다. 이러한 말이 사실이라면 만병통치약이 아닌가. 이렇게 중요한 밥상을 너무 신경쓰지 않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심지어 오랜 시간동안 계속 혼자 밥을 먹는 아이에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소화가 안되는 등의 신체적인 문제, 정서직인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아이들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가 아니라도 티비를 보며 말없이 식사하는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책에서 나온 가정의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도 그저 화기애애하게 일상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 가족의 모습이 누가 보아도 올바른 것이다.

지금까지 밥상머리에 대한 이론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이다. 한 번도 밥상머리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가정이 대부분일텐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어 주고 있다.

성공적인 가족식사의 7가지 열쇠

우리 가족의 식사 의식 만들기
밥상 대화를 이어가는 3단계 기술
아이를 밥상으로 유혹
바쁜 일상에서 식탁을 사수하는 법
완벽한 밥상머리 교육은 없다
바쁜 것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
아빠가 함께하는 밥상은 이렇게 다르다

그 중에서 특히 대화의 기술이 아직 가족 대화가 어색한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밥상 대화를 이어가는 3단계 기술
1단계:대답을 기대하지 말고 질문던지기
2단계:공감과 경청을 통한 방향제시
3단게:관심사를 토론으로 연결시키기

사실 그 어떤 말보다도 아이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다.
아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려고
노력한다면 가족 식탁의 화제는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을 것이다.
P.185

아주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밥상에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 아이들이 밥상에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할 것을 조언한다. 밥상 준비, 음식 준비에 참여시켜 그저 차려놓은 것을 억지로 먹이는 것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또한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아이가 밥상에 앉는 것을 즐거워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에게 밥상머리 예절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어렵다고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족건 먹게 하기 위해 티비를 틀 것이 아니라 좀 더 노력해서 아이가 진정으로 즐겁게 밥상에 앉도록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잃어버린 밥상머리 되찾기 4주프로젝트 편으로 성공적인 가족식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 목표를 정하고 실천을 하는 것이다.

1주 스스로 식탁을 지키게 하라
과제1 일정한 자리 고수
과제2 가족의 서열을 분명히 정함
과제3 어떤 이유가 있어도 다투지 말 것

2주 자기조절을 강화하라
과제1 차례를 지켜 말하게 함
과제2 표현은 도와주고 잘못된 말투는 바로잡음
과제3 하루 일과를 순서대로 표현

3주 가족 대화 방법을 익혀라
과제1 오픈형 질문
과제2 단어 연결 훈련

4주 밥상교육의 효과를 확장하라
과제1 적절한 보상으로 독려
과제2 집 밖 생활 점검
과제3 상대의 감정을 살피게 함

문제가 있는 특별한 가정을 상대로 이러한 과정의 가족식사를 시작한 것이지만, 다른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기준으로 시작해 보면 좋을 것이다.

책에서는 11명의 각계각층의 명사의 밥상을 통하여 밥상머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성공한 사람들이 왜 기를 쓰고 가족식사를 하려고 하는가. 가족식사 중에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부모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냥 흘려보냈을 수많은 아이의 밥상을 생각하며, 이제는 아이만 먹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밥상도 따로 챙겨서 단 둘이라도 아이와 함께 대화하며 밥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의 아빠와도 최대한 하루 한끼는 서로 대화하며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냐 보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이야 말로 훌륭한 유산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을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