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하는 대로 / As I Imagine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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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겁이 많습니다.
왜이리도 무서워하는 것이 많은건지요.
깜깜한 것, 그림자, 갑자기 나는 소리.
산책길의 파리, 개미 한 마리에도 놀라서 소스라칩니다.

밤마다 잠자리에 들 때면 수면등은 필수 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부엉이 새 수면등을 밤새도록 켜놓고 잡니다.
아기 때부터 너무 예민하게 키웠던건지, 원래 기질이 그런건지, 아이가 나이가 먹어가며 조금씩 고민이 되기 시작하네요.

처음 겁이 많은 아이를 위한 이 책 “내가 상상하는대로”가 집에 왔을 때도, 아이는 표지의 핑크 몬스터가 무섭다며 한 동안 책을 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아이에게 파란 공룡과 핑크 몬스터를 함께 그려보며 조금 친해진 뒤에야 겨우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그리신 윤금정 작가님은 그림책을 전혀 쓰신 적이 없다고 해요. 힘든 난임의 시기를 이겨내고 만난 쌍둥이 딸을 위해 직접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셨다고 합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딸들을 위해 책까지 만들었다니 그 사랑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책 속의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D와 M이 나옵니다.D는 아마 다이노소어이고, M은 몬스터가 아닐까 싶은데 정확히는 안나오네요.

D는 덩치가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지만 마음이 착한 공룡입니다.

M은 몸을 자유자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개구장이 핑크 괴물입니다.

얼마 전 아이와 본 디즈니 만화 몬스터주식회사도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몬스터들이 나중에는 아이들을 웃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D와 M도 사실은 그런 친구들이 아닐까요?

밤마다 나타나는 무시무시한 파란공룡이 있습니다.

무서움에 불을 끌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어요.

엄마는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 공룡이 예쁘고, 때로는 다정하게 변하는 상상을 해보도록 합니다.

눈을 감고 상상하면 아무리 무서운 것도 아이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번에는 더욱 무시무시한 핑크 몬스터도 나타납니다.

아이들은 더 무서워서 아빠에게 불을 끄면 무서운 것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상상해 볼 수 있단다.

이번에도 상상력으로 예쁜 핑크 몬스터를 만들어보자고 하네요.

그러자 어둠 속에 무시무시한 몬스터는 사라지고, 따뜻한 봄 날의 예쁜 몬스터가 꽃을 들고 있네요.

아이들은 언제 무서워했냐는듯 몬스터가 예쁘다고 합니다.

정말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작가님은 아이들의 이런 능력을 잘 활용하여 아이들 스스로 무서움과 두려움을 떨처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둠 속의 일렁거리는 검은 그림자도 모두 친구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전, 아이가 무서워했던 핑크 몬스터를 그려주었습니다.

안녕, 우리 같이 놀자~ 했더니 그래도 무섭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 눈을 감고 핑크 몬스터를 다른 것으로 변신 시켜볼까? 했더니,

역시 가장 좋아하는 새인 부엉이로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핑크몬스터를 예쁜 부엉이로 만들어 주고 있네요.

무서운 몬스터를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겁이 좀 줄어든 듯 했습니다.

이번엔 파란 공룡과 만났습니다.

표정도 얼마나 무시무시 한지, 아이는 냉큼 도망가기 바쁩니다.

아이의 상상 속에서 파란 공룡은 펭귄으로 바뀝니다.

몸통은 아이가 좋아하는 핑크로 색칠했지만, 아직 얼굴은 파란색이네요.

엄마 펭귄으로 변했다며, 아기 펭귄을 꼭 안아주고 있다고 하네요.

서로 꼭 안고 있는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입니다.

이렇게 책을 읽기 전에 공룡과 몬스터와 미리 친해지고 나니, 책 속에 무서운 것이 나와도 도망가지 않고, 잘 읽었습니다.

겁이 많은 아이에게 무조건 아무 것도 아니다, 용기를 내라하기보다는 이렇게 아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상상력이라는 멋진 능력을 이용해서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지만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하라고 하니 눈을 감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아이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밤이 되면 무섭다고 우는 아이들, 저희 집처럼 수면등이 없으면 안되고, 수면등을 켜도 그림자 때문에 꼼짝달싹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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