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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6 - 구부의 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고구려 6을 읽으려 고구려 1-5권까지 다 읽었다. 1-5권을 안읽어도 크게 문제 되진 않지만 6권에 나오는 인물들이 다 아는 인물들이니 훨씬 재미가 있었다. 살아 있는 동안 백성들에게 외면을 당했던 착한 왕 사유의 아들 구부. 소수림왕 이야기이다. 구부는 과연 어릴적부터 엉뚱하기로 소문 난 아들이었다. 해가 몇개인지 알아보기 위해 집을 나갔던....... 어릴적부터 비범했던 태자였는데 역시나 ! 전쟁을 하지 않고도 이기는 그런 왕이다.
신이 아닌가 할 정도인데 그래서 관리들은 본인들이 생각은 안하고 구부에게만 기대게 된다. 구부는 전쟁으로 백제를, 진을, 나라 하나를 정복하는 것 같은 작은 꿈을 가진 것이 아니다. 공자, 예를 널리 알린 한의 민족, 그 공자의 예가 잘못되었으며 그것이 백성들을 불행하게 한다고 예를 뒤집으려는 큰 그림을 그린다.
다행히 그의 큰 뜻을 알아주는 백제의 왕 부여구가 있어 큰 그림을 함께 그리기로 약조 했다. 그러나.. 어이없게 부여구가 죽고 부여구의 아들 부여수는 그러지 못하였으니 고구려의 백성들 또한 구부의 지혜에 한참을 못 미쳐 진을 쳐 부여와 나라릍 통합하겠다는 구부의 꿈은 무너지게 된다.
구부는 왕위를 동생 이련에게 넘겨주고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떠나면서 6권은 끝이 난다.
나는 1-6권 중에 6권이 제일 재미가 있었다. 1-4권까지 전쟁내용에서는 고구려의 기상, 용맹함, 전쟁의 기술 등 다 너무 멋지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고 5권에서는 피하려고만 하는 사유왕이 조금 답답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6권에서 엉뚱하지만 천재인 구부를 보면서 재미가 있었고 역시나 엉뚱한 구부는 비구니에게 마음을 비추고 청혼을 하는데 그것을 보니 또 흐뭇해지고.. 왕이 저렇게 꼬신다면(?) 안넘어갈 처자가 있을까 하며 ㅋㅋ
시대에 너무 앞선 천재는 외롭다더니 구부가 딱 그꼴이 아닐까 싶다.
김진명작가소설은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6권 덮자마자 7권이 기대되는 건.. 구부가 좋아서는 아닐꺼야,,
"삶이란 무서운 것이다. 가야 할 길을 평생 모른 채, 가지 말아야 할 길만을 한평생 배우며 사는 것이 삶이다. 무거운 멍에를 어깨에 메고, 갈 곳을 모른 채 한숨만 쉬는 것이 우리네 모두의 삶이니라." -58p
"말의 눈가리개란 제가 어떻게 부림당하는지,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세상에는 어떤 다른 것이 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만드오. 이끄는 대로 달리는 일, 제 본분으로 지워진 일에 가장 충실하게 될 뿐이오. 나는 그 눈가리개를 벗기고 백성이 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들 것이오."-140p
"우앙, 나의 꿈은 전쟁이 아니다. 고구려라는 나라와 맞지 않아. 더군다나 나는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도 않다. 공론이라는 투박하고 귀찮은 담론에 얽히고 싶지 않아. 대중이란 눈앞의 일만 보는 짧은 식견, 선동당한 가짜 신념, 순간순간의 감정, 그런 것들로 점철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왕이란 그런 대중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며 함께 걸어가는 그릇이다. 나는 대중과 함께 걸을 수 없어. 내 싸움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니까. 수백, 수천 년 후에야 드러날 싸움, 나 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싸움. 거기에 내 자리가 있어." -24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