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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김창완 지음 / 박하 / 2016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책을 쓴 김창완의 음성이 나직이 들려 오는 것만 같다.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 뿐만 아니라 너의 그 한 마디 말도.. 라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사춘기 적 나의 마음에 자리잡고, 예쁜 편지지에 그 노랫말을
마치 시를 옮겨 적듯이, 마음 속에만 남겨 두기 싫어서 종이 위에 남겨 놓고 싶어 했던
그 글귀들의 발원지였던 그였다. 노래하는 사람의 음성은 가지각색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낭랑한 듯 청아한 듯 그 아름다운 노랫말에 입혀지는 그 음성 또한
노랫말에 못지 않게 좋았다. 그래, 좋았다 모든 것이.
그러던 그가 이 책에서 그 이상의 아름다운 하루를 찬미하고 있다.
처음엔 이 책이 가벼운 긁적거림같이 느껴졌었다. 하루, 일상, 늘 보며 지나다니던 그 길
위에서 펼쳐지는 평범하고 사소한 일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니,
책장을 넘겨가면서는 읽을 수 있는 책장이 줄어감을 아쉬워 할 정도였다.
나직이 들려오며 사람의 깊은 곳에 차지하는 것 처럼 그렇게 그 수 많은 사소한 것들이
하나하나 큰 의미로 남는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 조차도 예사롭지 않고
학교가는 아침에 고개 숙여 걸어가는 어린이의 모습도 오늘 이라는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 속에 예쁘게 채색되어 간다.
지금 힘들고 괴로워도 어느 다른 하늘 아래에서 태어났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이 거지같은 나라, 불만스러운 아침, 조금도 달라질 것 같지 않은 하루하루가
그렇게 좋아보이고 뭔가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나라들, 미국이나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 같은
예쁜 나라들 중 하나에 태어났다면, 북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나 라면
그 날 하루의 일상이 반짝반짝 빛만 났을까?
일상 속에 쫓기듯 달려가는 대도시 생활일지도 모르고 그 곳의 작은 마을에서 자연 속에
파묻혀 느슨한 듯 멈춘 듯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가 될 지도 모른다.
그 곳에서는 그 곳대로의 삶이 있는 것이듯이 태어난 땅의 나쁜 점만 들춰 내는 마음은
세계 어느 곳을 가서 살더라도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시 태어났다,라고 생각하고 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고 내가 늘 다니던 그 길에서
비슷비슷한 사람들 속에 또 다른 모습들이 존재하고 있었구나, 그것이 아름답지 않다고 할지라도
다른 면에서 더 곱고 좋은 면을 발견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되어간다면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이미 시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슬며시 생겨날 것 같다는 바람도 든다.
그렇게 저자는 오늘에게 안녕, 인사를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