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최인호 지음 / 씨스케이프(이맛돌)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이 시끄럽다. 귀로 눈으로 들려오는 소식들은 마음을 허탈하게까지 만드는 나쁜 것들이 차지한다.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시점이다.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었다. 항상 이념이라는 부분이 도사리고 있는 색깔의 나라, 그것이 어느 순간에는  빨강, 파랑으로 나뉘어져 있다. 게다가 양극화, 자본이 많고 적음의 나뉨과 이에 따라 저절로 분리될 수 밖에 없는 사회 계층, 세상이 점점 건조해 가다 못해 바스락 소리를 내며 부서져 가 버릴 것 만큼 삭막하기 그지 없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변화가 필요하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마음만 어수선하다. 심지어는 이 나라를 뜨고 싶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누가 문제이고 무엇이 문제일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이 바로 정치이다. 잘 먹고 잘 살아가는 일이 관건이다. 조용하고 기분좋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어느 누구에게 나의 이 바람을 성사 시키도록 할 것인가를 골똘히 고려해 봐야 한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대표가 될 만한 그 한 사람을 뽑는 일에 표 하나 무심하게 던지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오늘 날 이 시끄러운 세상을 겪으면서 저마다 스스로의 생각들이 있으리라.


이재명 본인이 쓴 책도 아닌, 제 3자가 바라 본 이재명을 읽었다. 촛불 집회 현장에서의 연설에서부터 인터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로 이재명을 설명한다.


" 오른쪽이 아니라 더 옳은 쪽으로 가야 합니다.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 보다 상식과 정의가 관철되는 정상적인 사회를 갈망하는 저는

그래서 진보가 아닌 <정상적인 의미의 보수> 입니다."


가끔씩 사람들 입에 회자되어 올 때 마다, 그의 말 한 마디 튀어 오를 때 마다 고개 돌려 누구지?, 이 통쾌한 발언의 주인은?, 관심이 갔었다. 청년 수당 지급이 정책으로 올라가기 무섭게 실행에 옮긴 속도가 눈에 띄었었다. 퍼 주기 라느니, 인기몰이 라느니, 하는 말도 동시에 들려왔었고, 결과가 어떨지에 관심이 갔었다. 성남시에서 일어난 정책과 실시는 그만큼 신선했었다. 세상에는 진보와 보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 3의 가치가 얼마든지 있다는 그의 기본 자세를 바탕으로 정의와 상식을 더 중요하게,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구현한다는 말, 입에 발린 헛된 이상이 아니기를 바랐다. 


새로운 생각을 가진 자가 우리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응당 그랬었어야 하는 상식과 원칙을 가진 자가 앞에 서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재명의 언어 속에서 합리성을 보았다. 공감과 위로도 있음을 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려한다. 우리 사회에 합리적인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정권의 탄생과 보수라고 껍질을 덮어 쓴 것 같은 비정상의 집단을 지지한 비율을 보더라도, 이만큼 막장으로 가 있는 상황에서도 두 편으로 갈라서 주장하는 단체들이 있는 것을 보더라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이재명의 말 한 마디, 그가 내딛는 걸음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봐야 한다. 우리나라를 위한 보배가 될 지 실망의 근원이 될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보배가 될 지 모를 분을 진작에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관심가지는 것을 게을리 하고 파악하지도 않은 채 그 소중한 한 표를 던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왜 인기에 영합하는가?, 성남시 재산으로 개인 선거 운동을 하는가?, 와 같은, 곤란하게 치고 들어오는 질문에도 이재명은 조목조목 법과 원칙에 맞게 답을 한다. 이유가 있는 행동을 끝까지 책임있게 처리하는 모습에서, 한 입 가지고 두 말 않는 태도에서, 어쩔 수 없이 매력이 느껴진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현명한 대중으로 부터 배워서 그들의 현명한 지시를 충직하게 이행해서 예쁨을 받겠다>는

생각을 유지하는 한, 그는 앞으로도 -그가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유력한 <머슴>으로 남을 것이다.."     55-56쪽


저자는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개혁의 방법이 보수적이어서 현재까지는 이재명을 좋게 보고 있다.

나의 이 시선은 언제든 회수 될 수 있다."   114쪽


날카로운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