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쪽으로
이저벨라 트리 지음, 박우정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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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 쪽으로

▷ 이저벨라 트리

▷ 글항아리

 

 

 

노스페이스에 이어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2위인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쉬나드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회사지분 100%(약 4조원)를 지구에 소유권을 양도했다주요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결정 배경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소수의 부자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난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형성에 도움 되길 바란다우리는 지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위해 최대한의 자본을 투자할 것이다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가 되었다.” 옷을 만드는 회사이기에 환경에 반하는 농업이나 공장생산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다기업의 이윤 창출은 필연적으로 자연을 훼손하게 된다그래서 그는 예전부터 지구세(Earth Tax)’를 만들어 파타고니아 매출의 1%를 환경보존을 위해 사용해왔다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 환경을 최소한으로 훼손하는 방법들에 집중했고실제 유기농 목화로 경쟁상품보다 몇 배나 비싼 제품을 판매해 부도 위기까지 간 적도 있다고 한다.

 

 

 

“17년 전 이곳에 야생을 복원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과학이나 보존과 관련된 논문에 관해 문외한이었다찰리와 내가 이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은 야생생물에 대한 비전문적인 사랑에서 비롯되었고 또한 계속 농사를 짓는다면 막대한 손해를 볼 것이기 때문이었다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영향력 있고 다면적인 활동이 되어 영국과 해외의 정책 입안자농민토지 소유자환경보호 단체그 외의 토지관리 NGO들을 끌어 들일 것이라곤 짐작도 하지 못했다.”

 

 

책은 저자와 환경보호론자인 남편이 물려받은 농지를 어쩔 수 없이 야생화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겪은 이야기이다부부도 처음에는 환경보호라는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물려받은 농지를 개간하고제초제와 비료를 뿌리고씨앗을 뿌려 경작을 시도했다막대한 대출을 받고 노동했지만농사를 지을수록 재정 상태는 악화하였고 땅도 변질되기 시작했다위기감을 느낀 부부는 2001년 아무런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땅을 자연에 맡기는 야생화 프로젝트를 결심하게 된다. 20년의 야생화 과정은 자연이나 환경보호 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일이 아니었다수없이 자라나는 잡초들로 인해 주민들의 분노를 초래했고버려진 농지는 성실하게 일하는 농부들의 자긍심에 불쾌감을 주었다이외에도 수많은 문제를 맞닥뜨리면서 타협과 해결책을 찾으며 부부는 야생화를 해왔다농지의 목적은 식량 공급에 있다. 20년의 야생화는 그저 농지를 버려두는 것이 아니었고환경식량 공급휴양고용 등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46억 년 지구 역사에서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폭발지각변동소행성 충돌 등 급격한 자연변화에 의한 것들이다대멸종 때마다 생물의 80~95%가 사라졌다고 한다지난 100년간 상승한 지구의 온도는 지구 전체기간 동안 상승한 것보다 높다고 한다지금보다 2도가 더 상승하면 30억 명 이상이 물 부족열 환경 노출생물의 54%가 멸종에 이른다먹이 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인류를 결국 최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인류의 이러한 환경 오염으로 발생하는 기후 위기를 여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5000년 역사 동안 위기의 순간마다 인류를 구한 것은 시대의 사상이었다불교와 기독교 같은 종교제자백가민주주의계몽주의인본주의자본주의 같은 수많은 사상이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안내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21세기는 자본주의가 중심이 되어 민주주의나 공산주의를 병행하는 시대이다자본주의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세상을 지배하는 경제체제이다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인류발전의 핵심 사상인지 모르지만기후 위기를 초래했고 대멸종의 원인이 되었다파타고니아 설립자의 말대로 새로운 형태의 사상이 필요하고야생 쪽으로의 실험은 환경이라는 새로운 사상적 대안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부와 명예도 건강하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마찬가지로 인류의 발전도 생존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기후 위기라는 종말론적 재앙 앞에서 인류는 환경보호라는 구호가 아닌책의 내용처럼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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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찾아서
박산호 지음 / 더라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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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너를 찾아서

▷ 박산호

▷ 더라인북스

▷ 2022년 08월 24

▷ 396쪽 ∥ 408g ∥ 128*188*20mm

▷ 스릴러/한국소설

 

 

◆ 후기

내용》 편집》 추천

 

 

 

 

 

2016년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영화다톰 포드 감독의 싱글맨이후 7년 만의 발표작이며오스틴 라이트의 토니와 수잔을 원작으로 한다톰 포드 익숙한 이름인데그렇다 미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인 그 TOM FORD가 맞다. 20세기 구찌 최고의 수석 디자이너이자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한 뒤로도 큰 성공을 거둔 입지적인 인물이다패션 디자이너가 영화를 감독하는 것도 신선하지만그의 영화는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하다평화의 패션 및 소품도 직접 선정하지만연출하는 방식에도 미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거장 리들리 스콧의 아름다운 연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한 감독이자 영화이다.

 

 

 

 

 

에이미 애덤스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녹터널 애니멀스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행복하지 않은 수잔이 헤어진 연인 에드워드로부터 소설을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두 가지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소설을 읽는 수잔의 삶과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수잔의 삶이다소설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곡된 기억혼란심리일상적인 삶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영화의 구성은 직소 퍼즐을 맞추는 듯한 기분이 들고보는 내내 뭔가 저 빈 곳에 맞는 퍼즐을 찾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퍼즐을 맞춰 본 사람은 알겠지만퍼즐을 완성해서 오는 재미보다맞는 퍼즐을 찾는 그 과정이 재미가 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영미 풍의 풍성한 서술은 신인의 데뷔작이라고 믿기 힘든 수준이다그가 번역한 토니와 수잔을 떠올리게 한다.” 조영주】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녹터널 애니멀스를 시청하였기에 어느 정도 추천평에 공감한다소설 너를 찾아서는 15년 전 연기처럼 사라진 아랑이라는 여자를 찾는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액자처럼 구성했다아랑을 사랑했던 소년 선우아랑의 이란성쌍둥이 아란아랑의 딸 선우가 소설의 핵심 인물들이다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3명의 인물이 각 장의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인물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퍼즐이 되어 사건에 궁금증을 유발하고마지막 4장에서 모두가 화자가 되어 퍼즐을 완성하는 방식이다전건우 소설가의 기막힌 반전이 있다는 평은 공감할 수 없다소설은 사건 중심이 아니기에획기적인 반전 같은 것은 없다오히려 어떤 사건이 어떻게 남겨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는가가 더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너를 찾아서의 너는 아랑이지만소설에서 아랑의 비중은 크지 않고솔직히 아랑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느낄 수 없다. 15년 전 5살 딸을 두고 연기처럼 사라진 아랑의 사건 또한 소설의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다이야기를 시작하는 발사 장치일 뿐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은 남겨진 자들의 사고기억상실공황장애사이코메트리음모와 오해이다사건 해결 중심의 미스터리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꽤 낯선 장르일 것이다굳이 분류하자면 소설은 심리 스릴러로 작중 인물이 왜 이런 말과 행동을 하는가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미처 끝내지 못한 이별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슬픔과 고통에 충실한 부분인 1, 2, 3장은 재미가 있고사건을 마무리 짓는 4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상황과 심리적인 묘사대사 처리 등은 괜찮았지만사건을 구성하고 마무리하는 부분은 아쉽기 때문이다제로로부터 창작은 불가능하고모방이야말로 가장 좋은 창작의 형태라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소설은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하고 있다녹터널 애니멀스의 지키지 못한 사랑에는 대가가 따른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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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의 커리어 코칭 - 커리어 코칭의 탁월한 설계와 완벽한 실행
오정근 지음 / 북소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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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오정근의 커리어 코칭

▷ 오정근

▷ 거북이북스(북소울)

▷ 2022년 07월 30

▷ 320쪽 ∥ 506g ∥ 152*225*21mm

▷ 자기계발

 

 

◆ 후기 

내용》 편집》 추천

 

 

 

 

 

커리어 코칭의 이해에 앞서 개별적인 단어의 이해가 필요하다커리어(career)는 어떤 분야에서 겪어 온 일이나 쌓아 온 경험이라고 사전에서 정의한다대학을 졸업하거나 석·박사를 받을 만큼 지식을 쌓았어도 현장에서 새로 배우거나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현장에선 흔히 일머리가 없다고 표현하며 단순 노동을 요구하는 일부터운동선수고학력을 요구하는 직업에서도 지식과 다르게 커리어는 적용된다커리어를 많이 쌓았다는 것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양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일머리가 없는 사람들은 주어진 과제에만 충실할 뿐생산성 향상이나 문제의 개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코칭(coaching)은 정해진 기술을 단순히 전달하는 트레이닝(training)과 의미가 다르다사람마다 잠재능력강점성격 등이 다르기에 내면의 의식에 집중해서 재능을 끌어내는 것을 돕는 것을 코칭이라고 한다비슷한 말로 컨설팅상담멘토링 등이 있지만 전자들이 주로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코칭은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책을 찾게 하는 부분이 다르다.

 

 

 

 

 

커리어 코칭이란직업인으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성찰 지능이 높다자기성찰 지능이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사고 능력이다예컨대 나는 이 분야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내가 이걸 왜 하지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이다코칭 대화는 질문이 많다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에서 참가자의 에너지를 높여준다커리어 코칭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도록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챙겨가는 과정이다.”

 

 

직업이란 ()’과 ()의 합성어다업이 직보다 더 큰 개념이다의사가 의술을 베풀면 환자가 혜택을 받고그 대가로 의사는 보수 획득을 한다고 소크라테스가 명쾌히 말해주었다이렇듯 모든 직업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직업이건 사업이건 개인이나 조직이 만들어내는 그 가치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직업이나 사업은 지속 가능하다.”

 

 

 

 

 

저자 오정근은 대학에서 강의와 한국코치협회에서 학술 포럼을 주관하고 여러 저술 활동을 해온 코칭 전문가이다대학생 커리어 코칭 봉사 단체인 해피포럼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청년세대의 성장을 돕고 있다매일 감사일기를 쓴다는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이슈를 크게 뭐 해 먹고 살지?”, “어떻게 좋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지?”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책에서도 인간관계의 자세에 관해서 어느 정도 할애하고 있으나그러한 부분은 다른 자기계발서를 참고하는 게 유용하다책의 핵심은 삶의 연속성을 보장해주는 직업의 탐색과 코치에 있다, “뭐 해 먹고 살지?”라는 질문을 하는 니즈의 감정강점관계 등 내면의 전반적인 부분에 어떻게 코치해야 할지 개념과 방법을 자세히 다루는 책이다책의 전문성에 비해 오렌지색 표지는 대학교재처럼 느껴졌다독자의 첫 시선을 잡는 부분이 표지인 만큼 2쇄에서는 좀 더 캐주얼하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칭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저의 가치관에 맞는 직업을 찾는 것입니다다른 누군가로 대체되기 힘든내가 잘하는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돈이 최우선은 아니지만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작고 싶어요.”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가장 어울리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기업이 청년을 구인할 때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보다 인문학적 통찰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원한다기대 수명이 80세를 훌쩍 넘어 정년퇴직 후에도 새로운 직업을 가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이러한 사회적 변화 분위기에 커리어 코칭은 좋은 타이밍에 나온 책이라 생각한다코칭 입문자에게 맞춰진 책이지만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평소 접할 기회가 없는 분야의 책이라 꽤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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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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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우아한 연인

▷ 에이모 토울스

▷ 현대문학

▷ 2019년 09월 06일 (2011)

▷ 460쪽 ∥ 818g ∥ 150*220*30mm

▷ Rules of Civility

 

 

◆ 후기 

내용》 편집》 추천

 

 

 

 

 

에이모 토울스(1964~) 미국 보스턴 태생으로 어릴 적에 읽기를 배운 순간부터 소설을 써왔다고 한다고등학교 때 소설로 예일대학교를 진학했고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스물다섯 살에는 기쁨의 유혹으로 파리리뷰에 실릴 만큼 촉망받았다졸업 후에 뉴욕시로 이주해서 글쓰기를 하였지만문학적 기술 능력과 창의적인 구상이 한계에 부딪혔고첫 장편 소설 쓰기는 크게 실패하여 경제적인 생활도 할 수 없었고밀실 공포증에 불안증세에 시달렸다고 한다그의 아버지 스토클리 토올스는 미국의 유명한 은행가이며집안 대부분이 금융업에 종사했다고 한다아들의 이런 궁핍한 소설 쓰기를 달가워하지 않아 금융적인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에이모도 정신적 성취감과 육체적 회복의 필요성을 느끼고금융업에서 투자전문가로 20년 동안 일했다고 한다그 기간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여러 매체에 꾸준하게 기고하였다고 한다테니스 실력도 프로급이라고 하는데자신도 이 정도 실력이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에이모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단계마다 똑같이 중요하지만똑같이 즐거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창작의 과정은 재미있고흥분되고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은 즐겁지만편집은 육체노동에 가깝다고 말한다경험이나 상상이 정신적인 일이라면글로 옮기는 편집은 육체적인 것을 의미한다. 20년 동안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경험한 것은 그가 소설을 쓸 수 있는 창작의 기반이 되었고프로급의 테니스 실력은 꾸준하게 쓰기를 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냈다글을 쓰기 위해 매일 달리기를 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나는 부분이다글쓰기는 기본 체력이 바탕이 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작품의 무대는 1937년 대공황의 끝날 무렵 친구인 이브와 케이트가 신사 팅커를 만나면서 사랑과 성공에 관한 시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팅커는 조지 워싱턴의 사교와 토론에서 갖추어야 할 자세 품위의 규칙’ 110개를 지키며 성공을 꿈꾸는 남자이다우연한 만남에서 케이트를 사랑하게 되지만이브의 교통사고에 책임감으로 그녀를 지키겠다고 맹세한다사랑도 결혼도 꿈꾸는 성공도 어느 것도 예정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1930년대 미국은 아메리칸드림으로 불리며 계급·인종·민족·종교의 제한이 없이 근면과 선택을 통해 성공할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시대이다자본주의 사상이 정점이었으며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부도덕함보다 가난함이 무능으로 더욱 지탄받던 시대였다사람은 시대의 유행이나 사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소설은 대공황 말기의 이런 사상의 최정점에 있는 뉴욕을 사진처럼 묘사하고 있다위대한 개츠비의 오마주 작품으로도 불리는데그 시대의 모습을 구현한 점과 사랑을 얻기 위해 양심을 팔아 화려한 성공을 한 개츠비의 모습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청춘사랑운명양심우연이런 것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지만 말이다.

 

 

 

 

 

우아한 연인은 에이모가 25살에 고향을 떠나 뉴욕에 머물면서 작가의 꿈을 꾸었지만단편에서 장편으로 글쓰기에 성공하지 못해 작가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던 숙제 같은 책이다. 20~30대 초반 7년간 장편 소설 쓰기를 시도했고다른 여러 실패를 경험하면서 글쓰기의 메커니즘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20대에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소설이 가장 창의적이었으며, 20년간 비슷한 소설을 써왔음을 회상한다실패의 경험과 인생의 경험은 배움이 되고, 47살의 나이에 첫 장편 소설을 출간하고베스트셀러가 되어 전업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단순히 금융업에 종사하던 사람이 운 좋게 대박을 터트린 게 아니다소설의 내용도 에이모의 삶도 마치 재즈 같으며, 3편의 소설 중에서 가장 에이모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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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숲의 노트
시미언 피즈 체니 지음, 남궁서희 옮김 / 프란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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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야생 숲의 노트

▷ 시미언 피즈 체니

▷ 프란츠

▷ 2022년 07월 13

▷ 144쪽 ∥ 294g ∥ 124*195*16mm

▷ 음악/새소리

 

 

◆ 후기 

내용》 편집》 추천

 

 

 

 

 

시미언 피즈 체니(Simeon Pease Cheney, 1818~1890)가 1892년 출간한 Wood Notes Wild: Notations of Bird Music이 이번에 한국에 출간되었다미국 태생으로 미국 북동부 버몬트주에서 성가대 지휘자와 음악가로 활동했다버몬트주는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의 주로써미국 지도 동북 꼭대기로 캐나다에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백인들이 오기 전엔 인디언들의 주요 사냥터로 숲이 많은 지역이다지금도 다른 공업지역에 비하면 시골의 느낌이 강한데책이 출간된 시절과 그 이전에는 더욱 자연에 가까운 지역이었을 것이다체니는 그곳 야생의 숲에서 30년간 생활하면서 자연의 소리그중에서도 새의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주요 저술가도 아닌 체니의 책이 알려진 계기가파스칼 키냐르의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에서 체니의 삶과 음악을 표현했고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새소리는 왜 멜로디로 정의되지 않는 것일까?, 시미언 피즈 체니는 이런 질문과 함께 낯선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그것은 자연의 소리특히 지저귀는 새의 노랫소리를 기보한 일종의 새소리 악보집으로단순하지만 이전까지 누구도 하지 않았던 하나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노래 참새는 신대륙 참새과에 속하는 중간 크기의 새다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참새 중 수가 가장 많고가변적이며적응력이 뛰어나다다 자란 몸의 윗부분은 갈색으로 등에 어두운색의 줄무늬가 있으며아랫부분은 희고가슴 중앙에는 어두운색의 줄무늬와 같은 갈색의 점무늬가 있다특히 떨리는 소리를 낼 때 깊고 풍부한 느낌이 있었는데그것은 숲지빠귀의 황홀한 음색을 연상시켰다.“

 

 

 

 

 

책을 처음 받아서 우선 크지 않은 사이즈에 한 번그리고 책을 펼치면 알 수 없는 콩나물 대가리들을 보며 놀라야 했다피아노 한번 배우지 못한 나에게 수학 공식보다 어려운 것이 악보다책은 대략 40종의 새에 관한 설명과 체니가 야생에서 수십 년간 들은 새소리를그 만의 감성과 해석을 통해 인간의 기호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클래식재즈보사노바올드팝 등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악보에 알레르기가 있는 나와는 심각하게 안 맞는 책이라 생각했다선물은 받았는데 어느 포인트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을 때선물한 친구가 악보를 피아노로 연주하고 미디파일로 들려주었다라는 감탄사가 터지고 아 이 책은 읽는 게 아니라 듣는 것이구나 생각하게 됐다읽는 책이 아니라 듣는 책이라니글자를 읽어주는 책이랑은 전혀 다르다.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은 폭풍 검색하면 어떻게든 대부분 해결책이 나온다문득 떠오른 생각이 글자를 스캔한다면악보도 스캔하는 앱이 없을까 생각했고역시나 그러한 앱은 존재했다앱을 설치하고 책의 악보를 촬영하니 신세계가 펼쳐졌다콩나물 대가리가 노래를 하는 것이었다. ‘PlayScore’를 비롯한 수많은 종이 악보를 스캔 가능한 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들을 시간이었고새들의 악보를 스캔해서 들었다책에 나오는 모든 새소리가 나에게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지빠귀의 악보는 피아노 음으로 듣기엔 너무 날카롭다는 느낌이었다하지만 노래 참새와 노란머리버들솔새의 음은 정말 경쾌하면서 듣기 좋았는데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나무 위에 앉아 지저귀는 새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새소리는 왜 인간의 악보로 표현하지 않았느냐는 체니의 신선한 생각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물론 굳이 야생의 소리를 인간의 기호로 옮겨야 하나 할지 모르겠으나모든 자연을 모방하여 만들어 낸 것이 인간의 예술 아니겠는가새소리를 악보를 옮겼다는 사실보다수십 년간 숲속에서 새의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한 체니의 삶이 마음에 들었다관심은 관찰하게 하고오랜 관찰은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기분 좋게 낯설고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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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씨 2022-09-13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악보 앱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저도 따라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