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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졌다가 다시 따뜻해졌다가, 어제는 비가 내렸네요.

 

그리고 지금도.

 

어쨌든 시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의 발견.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과학부분을 추천해봅니다, 풋. 과학자가 지은 에세이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책은 하이젠베르크가 지은 '부분과 전체'겠지요. 물론 전반적인 교양과학부분에서라면, 리처드 도킨스 등이 펴낸 '이기적 유전자' 등등과 같은 진화론이 득세를 하고 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진화론 관련 서적이 널리 알려지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사회진화론때문에, 그러니깐 진화론과 사회과학의 연계가 다른 분야에 비하여 수월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진화론과는 동떨어진, 물리학자의 에세이인 '부분과 전체'가 그나마 어느 정도 알려진 것은 정말 기적이나 다름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런데 그 '부분과 전체'에 맞먹을 만한 에세이가 여기 출간되었으니, 유카와 히데키가 지은 바로 이 책입니다. 유카와 히데키는 중간자의 존재를 예견하고, QCD(강력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일본의 물리학자이지요. 일본 최초로 노벨물리학상을 탔다는 점이 많은 일본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아직도 일본에서는 필명을 '유카와'로 쓰는 과학저술가도 많으며, 여러 매체에서 이름을 빌려 쓰고 있는데, 그 중 친숙한 예를 하나 들자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중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는 이 유카와 히데키의 오마주이기도 합니다. 물론..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가 나치에 부역했다는 점에 대한 해명을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것 처럼, 유카와 히데키의 저서에서도 눈을 부릅뜨고 읽어야 할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을 통하여, 부분과 전체처럼 진리에 대한 탐구와 겸손함을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여덟마리 새끼 돼지.

사실 얼굴이야 라이벌인 절대 동안 리처드 도킨스에게 좀 뒤쳐지지만, 그 외에 다른 면에서 스티븐 제이 굴드가 리처드 도킨스에게 뒤쳐지는 부분은 없지요. 도리어 더 뛰어난 부분도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특히 제 개인적으로 여기는 바로는 글을 풀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은 읽다가 중간에 멈추어 쉰 적이 많지만,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은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놓을 수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스티븐 제이 굴들의 사후 10주년을 맞아, 그가 연재한 글들 중 엄선해서 에세이를 묶은 책인데, 사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또다른 책인 '판다의 엄지'와 같은 책들과 내용이 약간은 겹칠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판다의 엄지도 잡지에 연재한 글들을 묶어서 낸 책이라서) 하지만 설령 조금 겹치더라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동일한 말을 반복하더라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을 이 책의 저자는 가졌기에, 여기에 주저없이 추천합니다.

 

 

 

멀티 유니버스.

 벌써 폭풍이 몰아치듯 한 번 알라딘 서재를 휩쓸고 간 책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시 추천하는 이유는 그만큼 기대되기때문이겠지요. 브라이언 그린은 그의 저서 '앨러건트 유니버스' 로 이름을 알린 초끈이론 학자이며, 이 책도 분명 끈 이론에 바탕을 두고 다중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리라고 여겨집니다. 사실 초끈 이론은 불완전합니다. 아직 실험적 증거는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았고, 초끈 이론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들 중에는 정말 터무니없다고만 여겨질 정도의 현상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끈 이론의 지지자들은 말합니다. 중력자(중력을 매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가상의 입자)를 스스로 예측해낼수 있는 이론이 어디있겠느냐, 무엇보다도 이보다 더 간결하고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과학 이론이 어디 있는가, 라고 말입니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사람은 대칭되고 조화로운 모습을 보면 아름다움을 느끼고, 논리적으로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만족감을 느낍니다. 아름다움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존재하는 궁극의 이론들 중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바로 초끈 이론이며, 그 아름다움에 끌려서 많은 물리학자들이 그들의 인생을 바치며 연구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 아름다움의 전도사 브라이언 그린이 이 책에서는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할 지 기대가 안될 수 없네요.

 

 

 

미셸 푸코.

언제나 다른 사람의 평전을 읽는 것은 저를 들뜨게 만듭니다. 평전은 역사책과 인문책의 그 중간에 위치하여, 그 평전의 대상이 된 인물의 인문학적인 업적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만들며 동시에 역사책처럼 딱딱하지 않게 옛날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일전에 읽었던, '데리다 평전'과 같은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경우에 평전은 저처럼 '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약이 되지요. 이 책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보자면, 미셸 푸코의 개별 인문학적 성과를 흡수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나, 그의 생애를 따라가면서 그의 성과가 이런 때 나왔구나, 그의 심리가 이랬었구나, 라는 것을 생각하며 발자취를 쫓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물론 다른 평전들과 마찬가지로 '객관성의 문제' 와 '신뢰의 문제' 가 여전히 남아있겠습니다만, 그런 어려움을 뒤로 하더라도 푸코의 생애와 생각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는 싫네요.

 

 

고백록.

개인적으로 매우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고백록' 입니다. 생각같아서는 1, 2를 모조리 추천하고 싶었지만, 둘 중 한 권만 추천하게 된다면 그의 유년기가 담겨있는 1권을 추천하고 싶군요. 사실 이 1권을 추천한 것에는 제 스스로 생각할때에 나름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루소는 이 유년기에 대한 고백을 통하여, 대부분의 성격 형성과 자아의 발달은 어린 시절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사람입니다. 이후 이 책은 프로이트에게까지도 영향을 주어, 자아의 형성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됩니다. 또한 고백록은 적어도 제가 생각할때에는 흔히 루소하면 떠오르게 되는 '사회계약론' 보다 훨씬 더 가치가 높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한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얼마만큼이나 진솔할 수 있을까요? 루소는 고백록의 서두에서 이야기합니다. '다른 어느 누구라도, 나 자신만큼 '장 자크 루소' 라는 인물에 대해서 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글을 쓴다' 라고 말이지요. 물론 실제로 자기고백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고백을 하다보면 저절로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으로 내용이 각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루소도 그 영향에서 아주 벗어낫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루소와 같은 흥미로운 인물이 과연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느끼고 있었는지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리라 여겨집니다.

 

 

 

10기 마지막 신간 추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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