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이번엔 과학 분야의 책이 한 권 되었으면 하는데... 가능하려나 모르겠네요.
1. 데리다 평전.
데리다의 사상의 핵심인 해체에 대해서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 또한 해체가 서구이성중심의 사회의 해체를 의미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그 이상 심도있게 생각해보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철학은 들어본 적이 많아도 인간으로서의 데리다는 사실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의 철학적 토양이 되는 그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그의 철학에 더욱 쉽게 다가가게 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해제.
과학철학자의 거의 사조에 가까운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대한 해설서입니다. 요즘 철학적 사상의 큰 주류는 쿤, 칼 포퍼, 그리고 바슐라르로 이어지는 과학철학과 샤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이 양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사상의 주류 중 한 부분의 근원을 맛본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사실 과학혁명의 구조는 원서가 더 쉬운 책이라고들 하지요. 번역본은 정말 어려웠고 그건 저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끝까지 읽어내지를 못하였습니다만 이 책이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코끼리는 아프다.
책 소개에 코끼리의 이야기는 우리의 과거이며 동시에 안타깝게도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라고 적혀있는데, 사실 이는 코끼리 뿐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어느 생명체도 가능한 이야기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인간이 다른 자연과 얼마나 관련을 맺고 있는가, 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우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존재도 그들 자신들만의 욕망을 가지고 행동하며 상처를 받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동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도 해당이 되는 이야기이지요.
4. 불안의 시대
지난번 신간 추천도서였던 '인지자본주의'에서는 우리의 자본주의 양식이 인지자본주의로 넘어갔다고 주장합니다. 인지자본주의의 저자 조정환은 2008년 이후의 위기는 자본주의의 순환적 위기의 한 국면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 기디언 래치먼도 똑같이 2008년 이후를 불안의 시대로 규정합니다. 같은 국면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 한 쪽은 자본주의에 대해서 논하고 한 쪽은 세계사적인 흐름에 따라서 논하고 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 여겨지기에 추천합니다.
5. 언어들의 죽음에 맞서라.
사실 이건 저 개인적인 관심에서 이렇게 적어두는 책입니다. 이렇게 페이퍼를 작성하는 것은 일차적인 목표는 책의 추천이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 라는 다짐을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언어제국주의를 경계하고 사어나 쓰이지 않는 언어의 소멸을 내버려두지 말자고 주장합니다. 언어가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키운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합니다만 되살린 사어라던가 소멸 직전의 언어가 얼마나 쓰이게 될지는 또 의문입니다. 물론 책의 논지는 모든 언어가 소중하고 영어로 대표되는 커다란 언어의 압제를 막아내어야 한다는 것이겠습니다만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볼때 과연 그렇게 함으로써 얻고 잃는 것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인문 신간들 중에서 읽고 싶은 책들이 많네요.. 이번에도 과학 분야의 책은 멀리 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