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싸울까? 그러고 보니 전쟁중이 아니어도 원시시대부터 사람들의 머릿속 한켠에 싸움이란 호전적이며 거친 생각이 늘 자리하고 있었던듯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우고 싶은 (그것이 자신의 생각이든 외적인 것이든) 욕구를 잠재울 수 있으며 어떨때 이런 잠재의식이 밖으로 분출될까? 불구경과 싸음 구경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다지만 싸움은 우리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한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제1차세계대전 당시 평화주의자로 활동했고 반전 운동을 펼쳤던 러셀의 사회와 정치철학이 담겨있는 이 책은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와 그것을 예방하는 방법을 지성인 답게 제시하고 있다. '사회 재건의 원칙'이란 러셀의 강연내용을 묶어 출판한 것을 미국에서 <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란 제목으로 출간 하었다.
인간의 충동과 욕구는 창조적인 것과 소유에 집착하는 것으로 나뉘며 이전에 존재하지 않는던 것을 창조하려는 활동과 이미 존재하는 것을 확보하거나 계속 보유하려는 활동이 있다. 러셀은 인간의 행동은 욕구보다는 충동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국가, 전쟁, 빈곤 등 소유욕이 강한 충동을 억제하고 창조적인 충동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왜 우리는 국가에 순종하는가? 왜 교육은 희망 찾기를 못하고 두려움을 벗어나기에 바쁜 것인가? 돈은 인간 본성을 어떻게 왜곡하였으며 돈의 숭배가 어떻게 해서 생명력 감소의 결과인 동시에 원인이 되는지 등 자유와 평화, 종교와 정의, 교육과 분배, 결혼 등의 기본 주제를 하나 하나 짚어가며 분석한다. 이를 통해 충동이 발생하는 원인과 그것을 변화 시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교육과 사회제도는 사람들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충동은 강화하고 갈등을 야기시키는 충동은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와 사유재산은 소유욕의 구체적인 표현물로 생명에 반하는 것이며 전쟁을 초래한다고 러셀은 말한다. 정치나 개인 생활에 있어서도 창조가 소유보다 가치가 있음은 자명한 일이며 결혼과 교육, 종교 역시 본질적으로 창조적이지만 소유욕이 개입함으로 인해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기에 이르렀다. 러셀이 추구하는 것은 개인과 공동체가 활력을 유지하며 창조적인 생활을 하는 이상적인 사회다. 그는 전쟁을 이야기하기보단 인간의 행복에 관심을 지니고 삶의 기쁭을 맛보고 공동체의 발전에 이바지할 젊은 이들이 전쟁터에 나가 파괴와 죽음을 맞이하게 됨에 가슴아파하는 노 지식인의 모습에서 이시대의 지식인들의 지향해야 할 바를 발견하게 된다.
문명인들 대다수가 현대 전쟁이 야기하는 야만 행위와 무익한 파괴 행위에 반대하고 나서기까지 세계는 더 많은 전쟁과 파괴에 시달리려야 할지도 오른다. 그러나 러셀은 문명에 대한 우리의 기준과 건설적인 사고능력이 영원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이성은 그리멀지 않은 미래에 국가들을 전쟁으로 몰고가는 맹목적인 충동을 제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00년이 지난 그의 주장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끊임없는 전쟁과 권력의 남용, 정치적 부정부패가 만연한 오늘날에 그의 메시지가 한 가닥 희망을 주고 살아갈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