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말기에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결국 우리가 생애 전체에 걸쳐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모든 것을 다 고려해야 하고, 모든 것이 곧바로 결정되어야 했다. - P30

의료 조력 사망은 새로운 선택지지만, 
다른 선택지 없이 단 하나 남은 선택지가 
아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나는 의료 조력 사망을 시행하기 시작하면 
죽을 준비가 완벽히 된 사람들 옆을 지키며 
하프를 연주하는 천사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상상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환자가 더 살 수 있도록 도움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확성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배우게 됐다. - P40

내가 어떤 느낌으로 사는지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웬디가 복도로 나를 따라나왔다. 
"괜찮으세요?" 그녀가 물었다. 
그제서야 나는 울기 시작했다. 
내가 깨닫지 못하고 있던 사실, 조의 죽음이 
방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만큼이나 
내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웬디가 알아차렸다는 것에 나는 놀랐다. 
나는 의사다. 
죽음을 목격한 게 처음이 아니다. 
웬디는 사촌이자, 평생의 친구를 잃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살아있게 한다는 명목으로 
해를 끼치고 고통을 지속시킬 때가 많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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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시 변두리에는 
황니가泥街라는 거리가 있었다.
나는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그런 거리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찾아가 보았다. 
누런 먼지를 뚫고, 
누런 먼지를 뿌옇게 뒤집어쓴 
사람들의 그림자를 뚫고
황니가를 찾아가 보았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가 황니가아닌가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게 죽은 물고기의 눈빛을 보였다. 
질문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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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혹 행위와 방치동물
2. 자연의 사다리
3. 공리주의자들 - 쾌락과 고통
4. 크리스틴 코스가드의 칸트주의 접근법
5. 역량 접근법
- 삶의 형태 그리고 함께 사는 생물에 대한 존중
6. 쾌고감수능력과 목적 추구
7. 죽음의 해악
8. 비극적 충돌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방법
9.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
10. ˝야생˝ 그리고 인간의 책임
11. 우정의 역량
12. 법의 역할


불교로 개종한 인도의 아쇼카ashoka(기원전304~232) 대왕은 육식을 중단하고 동물에게 해를 입히는 모든 관행을 포기하고자 하는 자신의 노력을 글로 남겼다. 그리스의 플라톤주의 철학자 플루타르코스Plutarch(46~119)와 포르피리오스Parphyry(234~305)는 인간의 동물 학대를 한탄하면서 동물의 명민함과 사회생활 능력을 설명하고 인간들에게 식습관과 생활 방식을 바꾸라고 촉구하는 논문을 썼다. - P13

고통이 없는 삶이 사랑, 우정, 활동, 우리가 관심을 둘 이유가 있는 다른 것들을 빼앗는 것을 의미할 때라면 우리는 그런 삶을 택하지 않을것이다. 동물도 그와 마찬가지로 다원적인 관심사를 갖고 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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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날이었다. 밤이 아직 오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문간에 앉아 보랏빛으로 서서히 물들어 가는 산을 마주 보며 밤을 기다렸다. 밤이 오기를, 다른 누구도 아닌 밤이 다다르기를 기다리며 나는 생각했다. - P11

그리그는 원하는 만큼 주름이 생길 것이며, 내 눈에는언제까지나 다루기 힘든 늙은 소년으로, 응석받이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모든 싸움, 어떤 약속에든 전권을 가진 반항아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는 종종 말하곤 했다. 어떤 생각, 흐름, 집단, 물결에 자신을 내맡겨선 안돼! 바로 내빼야 한다고! 아무도 못 쫓아오게!
어느새 그는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식사를 해치우고 내빼는 것, 그것이 그가 필요로 하는 전부였다. - P34

오랫동안 자신을 하나의 종으로 제대로 태어나지 못한 비정상적인 존재로 느꼈기에 나는 스스로 이렇게 되뇌어야 했다. 그럴 리 없어. 너는 비정상이 아니야. 네가 느끼는 감정은 너 혼자만 느끼는 게 아니야. 분명 다른 어딘가에 너와 같은 생각을 하는 자매가 있을 거야. 실제로 그런 존재가 한명 있었다. 재닛 프레임이 [또 다른 여름을 향해]에 자신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니며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철새라고 쓰지 않았던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충격과 나를 압도한 놀라움과 기쁨이 내 존재 깊은 곳에 있던 소외감을 설명해 주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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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슨 선생이 타운을 떠난 그 여름은 
몹시 무더웠고 강물은 한동안 죽은 듯 보였다. 강은 타운의 중심을 관통하며 죽은 뱀처럼 납작하게 드러누워 있었고, 그 언저리에는 더러운 거품이 싯누렇게 부글거렸다. - P11

이 세상 어떤 사랑도 끔찍한 진실을 미리 막을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 그대로를 물려준다는 진실을. - P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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